커진 만큼의 가치, 현대 디 올 뉴 코나

  • 기사입력 2023.01.29 18:41
  • 기자명 모터매거진

세련된 디자인으로 도심을 가로지를 멋진 소형 SUV가 등장했다.

5년 만의 풀체인지다. 최근

모델의 교체 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현대차의 행보를 감안한다고 해도 이례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들의 모델 교체 주기가 약 7년 정도임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그렇게 빨리 바꿔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차는 아마도

기존의 코나 상품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코나와 대비되는 곳에는 기아 셀토스가 있다. 판매량은 적어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신경이 쓰일 수도 있다.

그 두 대의 소형 SUV가 가진 공통점이 있다. 디자인이 신선하다는 것 그리고 실내가 넓다는 것이다. 물론 코나도

처음 등장했던 2017년에는 나름대로 실내 크기에 신경을 썼지만, 그

뒤로 소형 SUV들이 필요에 의해 커져버리고 만 것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차체가 점점 커지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고, 지금의 소형 SUV가

과거의 준중형 SUV 자리를 노리고 있다고 해도 할 말은 없다. 그것이

사실이고 그래서 기아 스토닉도 국내에선 단종된 것이다.

풀 체인지를 단행한 코나는 일단 디자인에서 신선함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의

판단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으나, 새 디자인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실내 공간이 많이 확보됐다.

이 신형 코나를 진짜로 소형 SUV라고 불러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생길 정도로 말이다. 그 코나를 잠시나마 시승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있다 하여 오랜만에 조금 먼 길을 떠났다.

삼각형과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

신형 코나는 트림과 동력에 따라 디자인이 조금씩 다른데, 준비된 것이

일반 모델이니 이를 기준으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이전부터 코나의 정체성과도 같았던, 헤드램프와 범퍼의 전측면, 휠 아치를 단단하게 감싸고 있는 범퍼

가니쉬(아머, Armor)가 그대로 살아있다. 대신 그 위로는 변화의 연속이다. 먼저 사각형에 가까웠던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가 삼각형으로 바뀐 것, 그리고 차체 측면에 삼각형의 라인이 생긴 것을 봐야 한다.

현대가 아반떼를 통해 삼각형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고 그것이 코나까지 이어졌는데,

아무래도 현대의 소형차 라인업은 삼각형을 기반으로 다듬어질 것 같다. 입체적인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그리고 전면과 후면을 길게 장식하는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본격적인 변화의 상징이다. 약간의 기믹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소형차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가늘고 긴 라인이 운전자에게 강하게 다가온다. 도심에서 큰 개성이 될 것 같다.

외형 변화에 이어 실내의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일단 소형 SUV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넓은 공간’이 인상적이다. 12.3인치 화면을 두 개 나란히 이어 붙인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도 인상적이지만, 그보다는 기어 노브가 사라지면서 굉장히 넓게 느껴지는 센터콘솔과 센터페시아가

더 눈에 띈다. 물리 버튼을 눈에 띄는 곳곳에 배치해 조작의 불편함이 없게 하면서도 갑갑한 느낌이 없다는

사실에 점수를 크게 주고 싶다.

실내가 넓어지면서 앞좌석과 뒷좌석에 성인이 편안하게 앉아도 될 정도인데, 그보다는

뒷좌석 헤드룸에 여유가 넘친다는 게 더 좋다. 이것만큼은 이전 코나와 확실히 다른 점으로, 이제 뒷좌석에 부모님이나 몸이 불편한 성인이 탑승한다 해도 괜찮다. 트렁크

자체도 이전보다 커졌지만, 실내 곳곳에 수납 공간이 넉넉하게 마련되었다. 젊은 운전자나 여성의 경우 실내 곳곳에 물품을 놓는 경우가 많은데, 공간

걱정 하나는 크게 덜 것 같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다루기 쉬운

현재까지 신형 코나에 준비된 엔진은 두 가지. 2,0ℓ 가솔린 엔진과 1.6ℓ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이다. 하이브리드와 전기 모터 버전은 후에 추가된다. 시승 모델은 모두 1.6ℓ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으로 준비되었고,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앞바퀴를

굴린다. 네 바퀴를 굴리는 버전도 있는데, 훗날 기회가 된다면

시승해 볼 예정이다. 평소에는 꽤 조용한 엔진인데, -10℃를 넘어 -20℃를 기록하려는 날씨 때문인지 약간의 소음이 있다. 이런 날씨에는 연비 측정도 포기하는 게 좋다.

주행 모드는 노멀로 맞추고 언덕을 올라가보면, 최대한 엔진 회전을

억제하다가 기어를 한 단 자동으로 낮추고 3천 회전을 가리킨다. 오른발에

그다지 힘을 주지 않아서 그런 것이리라. 본격적으로 도로로 나가보면,

생각보다 조용하다는 게 바로 느껴진다. 아마 이전 코나를 오래 운전했다면, 그 차이를 바로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변속기가 엔진 회전을 억제하는

것도 있지만,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기어를 변경해 봐도 회전에 따라 엔진음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는다.

스티어링 휠은 처음에는 굉장히 가볍다고 느꼈는데, 주행하다 보면 적당한

정도의 반발력이 생긴다. 물론 스포츠카 정도로 탄탄한 수준은 아니고,

직선 주행 시 쉽게 흔들리지는 않겠다는 수준 정도이다. 이 점은 달리는 이들에게는 아쉬운

것이지만, 코나를 처음 구입하게 될 청년들이나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 그리고 은퇴 후 큰 차가 필요가

없어진 노년의 운전자에게는 굉장히 좋은 것이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살펴보면, 전체적인 발진 또는 정지 감각이 아주 평범한

것도 이해가 간다. 터보차저를 탑재했다고 해도 코나의 출력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물론 20년 정도 전에는 198마력이

꽤 높은 것이었지만, 지금은 쉽게 끌어내서 쓸 수 있는 정도인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다양한 ADAS 시스템이 운전의 피로를 덜어주고 있지 않은가. 물론 도로에서 눈을 떼거나 판단을 완전히 놓으면 안 되지만 말이다. 아마도

새로 등장할 코나 전기차는 좀 더 운전이 간편하지 않을까 한다.

전체적으로 좋아진 신형 코나에게 있어 가장 걸리는 점은 역시 가격일 것이다. 최상위

트림이 기본적으로 3천만원을 넘어가니 말이다. 그러나 이

점도 넓어진 실내와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고 나면 납득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한다. 그보다

먼저 생각나는 개인적인 불만은 브레이크 램프다. 가로로 긴 띠가 브레이크처럼 작동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양 측면 끝부분과 리어윙 일부에만 브레이크 램프가 있다. 조금

높은 SUV에선 알아보기 힘들 것 같다.

글, 사진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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