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7 하이브리드

  • 기사입력 2017.01.08 17:22
  • 최종수정 2020.09.01 18:44
  • 기자명 모터매거진

Economic Silence

기아차 올 뉴 K7 하이브리드는 정갈한 외모로 운전자의 지갑을 지켜준다. EV모드뿐 아니라 가솔린 엔진이 작동될 때 정숙성은 세계 최정상급이다. 넉넉한 거주공간과 안정감 있는 주행성, 게다가 경제성까지 두루 갖춘 매력적인 패밀리 세단으로 K7 하이브리드가 다시 돌아왔다.

글 | 안진욱

사진 | 임근재

차를 살 때 선택지는 보통 세 가지다.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사양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유지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유비에서 비롯한 갈등이다. 디젤차는 가솔린차보다 연료 효율성이 높고 연료비 자체도 저렴하다. 유럽의 완성도 높은 디젤차가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 놨다.

아무리 효율이 좋은 디젤차라고 하지만 소음과 진동에 예민하면 선택에 주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유지비가 저렴한 하이브리드가 대안일 수 있다. 연료로 가솔린을 넣지만 전기모터의 도움으로 연비가 좋고 게다가 조용하기까지 하다.

현대·기아차는 유럽의 디젤과 일본의 하이브리드를 쫓고 있다. 아직 대등한 수준은 아니지만 디젤과 하이브리드 기술이 기본 수준 이상으로 평가받는다. 디젤 모델의 스펙만 보면 수입차에 부족함이 없다. 지난해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아이오닉과 니로를 선보이면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지치기 모델도 다양하다. 2009년에 선보인 K7에는 애초부터 하이브리드 사양이 포진되어 있었다. 지난해 2세대로 풀 모델체인지되었고 디젤에 이어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의 출시는 K7 라인업의 강점이 되었다.

소포모어 징크스

K7와 K5는 피터 슈라이어가 본격적으로 참여한 특별한 차종이다. K시리즈의 작명까지도 깊게 관여했다는 후문이다. 여하튼 시작이 화려해서 그럴까. 2세대 K5는 전작의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 벽을 넘지 못했다.

K7 역시 마찬가지다. 딱히 흠잡을 곳은 없지만 1세대만큼의 파괴력이 없다.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마찬가지다.

K7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날카로운 직선들이 면을 이룬다. 에지 있는 디자인으로 풍채는 국내에만 존재하는 준대형급이다. 한 눈에 홀딱 반할 디자인은 아니지만 군더더기 없는 심플의 미학이 투영돼 있다. 헤드램프는 Z자 주간주행등을 포함한다.

범퍼 하단에 위치한 4발의 LED 안개등은 공격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굵은 크롬으로 감싸진 8각형의 프런트 그릴은 액티브 에어 플랩이 달렸다. 플랩을 닫으면 공기저항을 줄이고 플랩을 열면 냉각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그릴 중앙에 달린 센서는 빵빵한 편의사양의 징표다.

균형을 깨트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프런트 오버행을 길게 해 앞쪽에 무게감을 덜었다. 크롬 장식을 덧된 사이드 스커트는 시선을 끈다. 헤드램프부터 테일램프까지 굵직한 캐릭터라인을 그어 역동성을 맘껏 살렸다. 사이드미러의 지지대는 윈도라인의 크롬과 이어져 깔끔하다.

큼지막해 시야 확보가 수월하고 사각지대가 거의 없다. 17인치 바람개비 휠은 연비를 위해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이다. 대체로 하이브리드 샤양에서 볼 수 있는 휠이다. 휠 하우스가 커 17인치 휠이 왜소해 보인다. 연비를 생각하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17인치 휠은 연료효율을 높여주는 디자인이다

뒷모습 또한 직선을 과감하게 그어 놨다. 각이 살아있는 두 개의 테일램프는 크롬으로 이어져 있다. 크롬장식 가운데 후방카메라를 붙여 놨다. 카메라 위치가 높은 편이라 주차할 때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트윈 머플러 팁은 리어 범퍼에 깔끔하게 매립해 스포티한 느낌을 연출한다. 그 위로 리플렉터를 달아 큰 덩어리의 범퍼에 포인트를 줬다. 가솔린 사양과 차이점이라면 에코/하이브리드 배지뿐이다.

실내 역시 큰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정리정돈이 잘 된 센터페시아는 운전석 쪽으로 살짝 틀어 놓아 멋과 기능을 더했다. 대시보드 상단은 가죽은 아니지만 우레탄에 스티치를 넣어 저렴해 보이지 않는다. 공조기 컨트롤러 중앙에 박혀 있는 아날로그 시계는 K7이 고급차를 지향하고 있음을 뜻한다.

윈도라인과 이어지는 사이드미러

우드트림을 어둡게 처리한 점도 눈에 띈다. 송풍구와 스피커 주변은 무광 크롬으로 마무리했다. 전자식 기어노브는 아니지만 조작 시에 유격이 느껴지지 않고 잡히는 느낌이 좋다. 기어노브 아래에 주차 브레이크와 시트 온도조절 버튼 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다.

시트 등받이에 K7 레터링을 새겨 놓았고 가장자리를 퀼팅 방식으로 처리해 고급스러움을 연출한다. 승하차 시 마찰로 해지기 쉬운 부분이라 내구성까지 고려한 섬세함이 엿보인다. 나파가죽이라 촉감이 부드럽고 쿠션감이 좋다. 동승석 좌측에 시트 조절 스위치가 있어 운전자의 리더십을 높여준다.

공간 넓히기에 탁월한 재주가 있는 현대·기아차가 아니랄까. 뒷좌석의 헤드룸과 레그룸이 넘친다. 180cm가 넘는 성인 남성이 타더라도 여유가 느껴진다. 트렁크 공간은 배터리 때문에 일반형보다 작지만 여전히 광활하다.

편의사양 구성은 알차다. 오디오는 프리미엄 브랜드 크렐(KRELL)이 들어가 있는데 음색이 청아하다. 록과 힙합을 즐기기엔 묵직한 베이스 영역이 조금 부족하다. 고휘도 LED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달렸는데 선명도와 정보 전달력이 높다.

운전자 눈과 영점을 못 맞추는 브랜드가 더러 있는데 K7은 정확하게 맞췄다. 안전사양도 놓치지 않았다.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9개의 에어백이 실내 숨어있다.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과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후측방경보시스템(BSD) 등이 안전을 도모한다.

완숙된 하이브리드 시스템

4기통 2.4ℓ엔진 자체도 정숙하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했다. 4기통 2.4ℓ MPI 엔진은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21.0kg·m, 전기모터는 38kW의 힘을 낸다. 엔진과 전기모터의 연계는 매끄럽다. 전기모터만 작동되는 EV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20.9kg·m의 토크를 느낄 수 있다.

뜸이라고는 아예 느낄 수 없어 지체 없는 원활한 가속이 가능하다. 배터리는 구형 K7 하이브리드의 것과 무게는 같지만 용량을 5.3Ah에서 6.5Ah로 약 23% 향상시켜 EV모드의 주행거리를 늘렸다.

건장한 성인 남성 4명과 촬영 장비를 싣고 주행하더라도 힘이 달리는 기색이 전혀 없다. 전기모터가 가속 페달에 재빨리 응답하고 가솔린 엔진의 파워까지 더해져 가속력은 나무랄 데 없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만들어내는 추월 가속성은 교통흐름에 맞춰 유유히 주행하다 추월할 때 재미를 더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한 인테리어

가솔린과 차이점은 계기판에 있다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의 이질감도 극도로 억제되어 있다. 엔진 회전이 상승하면서 들리는 엔진음은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다.

엔진룸과 언더커버에 흡음재를 넣어 고속도로에 올려도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과 타이어 소음이 적다. 선호하는 음악을 즐기면서 고속도로를 달리면 적막함 속에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고속 안정감은 무난하다. 유럽산 세단처럼 노면에 깔리지는 않지만 붕붕 뜨지는 않아 불안하지 않다. 국내 도로 여건을 고려한 서스펜션은 든든한 쪽으로 튜닝했다. 요철의 충격을 잘 거르고 한쪽으로 쏠리는 하중을 잘 지탱해준다. 친환경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거동이다.

촉감과 쿠션감이 좋은 나파가죽 시트

코너링에서 언더스티어 성향을 띠지만 원을 크게 그리지는 않는다. 진입속도만 적당하게 유지하면 깔끔하게 코너를 돌아나갈 수 있다. 전자식 스티어링은 완성도가 높아졌다. 스티어링 휠을 마구 감더라도 모터의 작동소음이 없다. 저속에서는 쉽게 돌릴 수 있고 고속에서는 묵직해져 안정감이 느껴진다.

하이브리드카는 회생제동 시스템 때문에 제동 시 브레이크 페달에서 이질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K7 하이브리드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브레이크 성능은 엔진과 모터의 출력을 다스리기에 충분하다. 강한 제동이 들어갈 때도 움직임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앞쪽이 무겁지만 노즈다이브 현상이 없고 ABS는 부드럽게 개입한다. 브레이크 열까지 낭비하지 않기에 연비도 높았다. 시승 시 일명 ‘발 컨트롤’을 하지 않고 가속 페달에 자비를 베풀지 않았음에도 12.6km/ℓ를 기록했다. 공인연비 16.2km/ℓ는 무난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6단 자동변속기는 무난한 성능을 보여준다

깔끔한 소리가 매력적인 크렐 오디오

K7 하이브리드는 구매할 때 각종 세금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친환경차 스티커를 붙일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아 공영주차장 주차비의 50% 할인과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특별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솔린 2.4 모델보다 480만원가량 비싸고 3.3 모델과는 비슷한 가격대다.

기름값과 정부 지원금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출퇴근 용도로 쓰일 때는 하이브리드의 진가가 더욱 빛난다. 탁월한 거주공간과 고급스러움, 최고 수준의 정숙함을 갖추고도 모자라 유류비까지 아끼고 싶다면 K7 하이브리드는 괜찮은 선택이다.

SPECIFICATION _ KIA K7 HYBRID

길이×너비×높이 4970×1870×1470mm

휠베이스 2855mm | 무게 1680kg

엔진형식 직렬 4기통 2.4ℓ + 전기모터

배기량 2359cc

최고출력 159ps/3400rpm, 38kW(전기모터)

최대토크 21.0kg·m/1600rpm, 20.9kg·m(전기모터) 변속기 6단 자동 | 구동방식 FWD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타이어(모두) 225/55 R 17

복합연비 16.2km/ℓ | CO₂ 배출량 97g/km

가격 3495만~38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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