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자동차산업계 최대 이슈, ESG 실사

  • 기사입력 2022.12.31 00:03
  • 최종수정 2023.01.03 14:12
  • 기자명 모터매거진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통칭하는 그야말로 자동차산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용어이다. ESG가 등장하여 급속히 확산된 이유는 바로

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한 고민이 깊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가 코로나 사태를 동시간대에 겪으면서 과연 우리 문명의 방향성이 맞는 것인지 의심하게 되었고, 이러한 움직임은 마침 기후 위기를 계기로 투자업계에서 만들어낸 ESG가

일시적인 의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활동에 적극 반영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흐름은 2022년 산업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네덜란드 연기금(APG)과 같은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국내 기업들에

탄소배출 감축을 촉구하면서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고, 해외 평가기관들

중 MSCI의 경우 심지어 주 단위로 ESG 데이터를 취합하여

평가 결과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국내 평가기관들 중 한국지배구조원은 사명을 한국ESG기준원으로 변경하면서 기업들을 상대로 한 ESG 평가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EU는 사업보고서 내 ESG 정보를

공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채택하였고, IFRS는 기업회계 정보에 ESG 정보를 담는 공시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여 현재 거의 논의가 완성된 단계이다.

그럼 자동차 업계는 어떤 상황일까? 2023년 시행되는 독일 공급망

실사 의무화법 등 날로 강력해지는 입법 동향이 전부가 아니었다(이 부분에 관해서는 12월호에 기고한 바 있다). 이미

BMW그룹은 자체 ESG 기준(BMW Group

Supplier Sustainability)을 충족하지 못한 108개 협력사를 상대로 입찰

기회를 제안하는 조치를 내렸다. 나아가 EU 지역 완성차

기업들인 BMW, 다임러, 폭스바겐 등 기업들은 「Drive Sustainability」라는 이니셔티브를 만들어 공급망 ESG 리스크

평가정보를 거래의 전제조건으로 삼으려는 방침을 공동으로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오랜 역사를 가진

자동차 부품 업계의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AIAG(Automative Industry Action Group)도 ESG 지침과 실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회원사들에 배포하면서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2023년 자동차 업계에 속한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기업들은 개별

기업에 대한 ESG 평가가 아니라 공급망에 대한 ESG 실사(Due Diligence)와 그에 기초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들을 제외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견,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내에 놓여 있음에도 ESG 경영에 대한 의미와 필요성에 대하여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는 12월 7일 「공급망 실사 대응을 위한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위 가이드라인을 활용하여 수출업을 하는 중소, 중견기업 등 약 500개 회사를 상대로 공급망 ESG 리스크를 진단, 개선하는 컨설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3년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어두운 상황에서 공급망 ESG는 우리

산업계에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언제나 현실은 냉혹했고, 이를

극복하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왕도는 없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들도 ESG 경영의 필요성을 인식, 공감하고, 최소한 이번 정부가 발표한 ESG 실사 대응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임직원들을 교육하고, 공급망 내 협력업체들끼리 서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나갈 때 비로소 ESG는 리스크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주도하여 설립한 「산업안전상생재단」도 안전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기는 하나 자동차산업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 하나의 좋은 대응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2023년 우리 자동차 업계에 축적될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민관 ESG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서 우리 자동차 업계 현실에 맞는 실사 대응 매뉴얼도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글 | 오지헌 변호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