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았거나, 전기차를 구매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았다면 그런 걱정을 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전기차로 장거리를 주행할 수 없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엔진 자동차를 한 대 더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전기차 구매 후 엔진
자동차를 사용했을까? 영국에서 조사한 결과는 의외의 사실을 보여준다.
영국의 전기차 충전소 매핑 서비스인 잽맵(Zap-Map)이 전기차를
소유한 4,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들 중 약
1/3 이상인 1,300명 정도가 엔진 자동차도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그들은 대부분의 운전에 전기차를 선택했다. 출퇴근
시 71%가 전기차를 선택했고, 일상 생활 영역인 쇼핑 및
등교 보조, 외식 등에 85%가 전기차를 선택했다.
여기서 당연히 의문이 들 수 있다. 쇼핑이나 등교 보조 거리는 생각
외로 짧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퇴근 거리가 왕복 70km를
넘는 경우가 드물다. 충전 시설만 잘 확보된다면 이 정도는 전기차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다. 100마일(약 160km) 이상의 긴 거리를 달려야 하는 여해에서도 67%가 전기차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단시간의 여행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나, 장시간 휴가를
보내고 더 긴 거리를 오래 달려야 하는 여정에서도 55%가 엔진 자동차를 집에 두고 전기차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많은 운전자들이 전기차에 만족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전기차
구매 후 일반 엔진차로 돌아가겠다는 운전자는 전체의 약 2% 정도에 불과했으며, 전기차에 대한 만족도는 89%로 엔진 자동차 만족도인 71%보다 훨씬 높았다. PHEV도 만족도가 83%에 달했다.
그러니까 전기차를 구매하고 나면 충전이나 거리 문제는 의외로 별 것이 아니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엔진차도 잘 안 쓰게 되고 말이다. 전기차를 선택하느냐 아니냐는
의외로 경제성이나 효율이 아니라 감성의 영역이 된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비록 영국의 설문조사이기는
하나, 국내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글 | 유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