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인기를 누릴지도?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 기사입력 2022.12.25 18:22
  • 기자명 모터매거진

현대 그랜저가 풀 체인지를 단행하면서 하이브리드도 변했다. 배기량만

보고 약하게 봐서는 안 된다. 생각보다 조용하고 차체를 잘 이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꽤 잘 팔린다. 물론 일반적으로 잘 팔리는 모델은

2.5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겠지만, 플릿(출퇴근을 목적으로 회사에서

지급하는 자동차) 용도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구매하는 것을 고려하면, 하이브리드를

중점에 둘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전에도 잘 팔렸는데, 이번에는

더 잘 팔릴 것 같다. 이전과는 달리 1.6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면서 세금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연비도

좋을 것이고 말이다.

여기까지는 실물을 보지 않고서 스펙만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실물은 과연 어떨까? 이전에 3.5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4륜구동 버전을 시승했을 때, 그 정숙함에 놀라고 차체에서 느껴지는 뜻밖의 단단함에 감탄했다. 하이브리드는

그보다 배기량이 낮고 터보차저도 탑재하고 있으니 조금 더 시끄러운 것이 아닐까? 그러고보니 하이브리드

구조 상 4륜구동도 없다. 추운 겨울에 안정적인 주행 감각이

나올 것인지 궁금해진다.

하이브리드의 명성에 어울리는 조용함

외형과 실내는 일전에 탑승했던 일반 가솔린 엔진 모델과 동일하니 나중에 살펴보기로 하고, 일단 시동부터 걸어봤다. 겨울이라 그런지 잠시 엔진 회전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곧 잠잠해진다. 남아있는 배터리에 따라서는 엔진이

안 깨어날 수도 있다. 배터리가 없는 상태에서는 엔진이 회전하면서 빠르게 배터리를 충전하고, 일정 수준 충전이 되면 바로 엔진을 끄고 잠이 든다. 충전하는 도중에도

엔진음은 그다지 들려오지 않는다.

일부러 하이브리드에게 불리한 곳인 고속도로로 달렸다. 본래 하이브리드는

가속과 정지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연비가 잘 나오는 관계로 엔진을 깨우기 위해서 그리고 모터를 동시에 사용하기 위해서 올라온 것이다. 그럼에도 감탄할 만한 사항이 있는데, 고속도로에서도 엔진보다는 모터에

우선권을 두는 주행 습성이다. 엔진이 깨어나는 것은 가속 페달을 조금 깊게 밟을 때 그리고 모터에 전기가

없을 때 정도이다.

주행모드는 세 가지. 에코와 스포츠 그리고 마이 모드. 평범한 주행을 원했는데 노멀 모드가 없으니 조금 아쉽지만, 마이

모드로 맞추고 달렸다. 제일 놀라운 것은 엔진 소음과 도로에서 올라오는 소음의 억제다. 주행 중 워낙 조용하다 보니, 차체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 정도만

들려온다. 앞보다는 뒤에서 조금 더 들려오는 편인데, 이것도

주행 속도가 90km/h 이상은 되어야 간간이 들려올 정도. 시승

중에는 조금 더 세게 들려왔는데, 이 날 워낙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그럴 것이다.

출력은 넘치는 수준은 아니지만, 5m가 넘는 차체를 끌고가기에는 충분하다고

느껴진다. 웬만한 언덕길에서도 엔진이 깨어나서 굉음을 지르는 일은 이제 없다. 출발하는 감각도 경쾌하지는 않아도 꽤 사뿐한데, 전기 모터가 그만큼

기민하게 보조를 해 주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6단 자동변속기를 쓰지만 변속 시점을 알아채기 힘들다는

것도 칭찬해 줄 부분이다. 스포츠카라면 아쉬움이 남겠지만, 이

차는 충격 같은 건 없어야 하는 그랜저이니 말이다.

스포츠 모드에 맞추고 신나게 달리고 싶은 운전자도 있겠지만, 그랜저는

스포츠 모드로 돌입해도 계기판에 회전계가 뜨지 않는다. 필자에게는 약간 아쉬운 부분으로, 회전계 정도는 만들어줘도 좋지 않을까 한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일을 꽤 하는 것인지, 깜박하고 맨홀 위를 그냥 지나가도 충격조차 잘 전달하지 않는다. 운전하는 동안 가족이 편안하게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거나 잠이 들어도 괜찮을 것이다.

인정하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들

지금의 그랜저가 1세대 모델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에 어떤 이들은

열광하고, 또 어떤 이들은 부정한다. 디자인의 형태와 그

디테일에 집중하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르게 이야기하면 어떨까? 그랜저는 그 때도 지금도 현대의 플래그십 모델로써 그리고 패밀리 세단의 정점으로 같은 결을 갖고 있다고 말이다. 이 부문만큼은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60대가 넘은 분들에게 있어

아직도 그랜저는 플래그십의 상징과도 같으니 말이다.

단 하루라도 좋다. 아니, 몇

시간 만이라도 차분하게 그랜저를 느껴본다면 다른 풍경이 보일 것이다. 조용하고 아늑하면서 거대한 차체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전하기 꽤 좋은 대형 세단 말이다. 그 조용함과 안락함은 큰 무기가 되고, 음악 재생 능력이 좋은 보스의 오디오 그리고 밤에 은은하게 실내를 물들이는 엠비언트 라이트와 어우러진다. 그것을 느끼고 나면, 그랜저를 인정하게 될 지도 모른다. 특히 하이브리드라면 더더욱 말이다.

글, 사진 | 유일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