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의 DNA를 품은 도심형 SUV, 지프 컴패스

  • 기사입력 2022.11.17 09:45
  • 기자명 모터매거진

지프의 2세대 컴패스가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그랜드 체로키를 그대로 줄여 놓은 듯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촬영장에 놀러 온 컴패스는 파란색 옷을 입었다. 그냥 파란색이 아니라 메탈릭한 느낌이 강해 빛이 나 존재감이 강하다. 얼굴도 잘생겼다. 과거 1세대 컴패스와 비교하면 일취월장했다. 7개의 구멍으로 이루어진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차체 크기에 비해 작은 헤드램프를 이어 붙였다. 주간주행등은 일자로 헤드램프 상단에 매립되어 있고 프런트 범퍼의 공기 흡입구는 최대한으로 키워 공격적으로 보인다. 범퍼 하단에 무광 실버로 포인트를 줬는데 이 작은 하나로 차가 고급스러워 보인다. 이 색상을 사이드미러와 루프랙에도 발랐으면 미적 지수가 더욱 올라갔을 것 같다.

옆에서 바라보면 지상고가 껑충한 SUV지만 둔해 보이지 않는다. 보디 스타일은 매끈하며 앞뒤 펜더가 살짝 근육 잡혀 있다. 휠하우스는 여느 지프 모델처럼 사각형으로 완성했다. 오프로드 DNA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시승차의 휠하우스 테두리는 강화 플라스틱으로 마감되어 있는데 최상위 트림 S로 가면 차체 색상으로 칠해준다. 윈드실드 각도도 제법 누워 있어 스포티한 느낌을 연출한다. A필러부터 해치 리드까지 블랙으로 꾸민 것도 인상적이다. 뒷모습 역시 그랜드 체로키의 향이 진하다. 리어 범퍼 하단 역시 프런트 범퍼와 마찬가지로 무광 실버로 꾸몄고 오른쪽에는 듀얼 머플러 커터가 자리하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
실내로 들어가서 구경해보자. 예전에 알던 지프가 아니다. 대칭형 센터페시아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와 공조기, 그리고 그 외의 기능 버튼들을 잘도 정리 정돈했다. 디스플레이는 10.1인치로 크기도 크지만 터치 반응이 빠르고 처음 만지더라도 다루기가 쉽다. 스티어링 휠은 직경이 다소 큰 편이며 두툼하다. 아무래도 미국 아저씨들을 기준으로 만든 것 같다. 가속 페달은 펜던트 스타일이며 브레이크 페달과의 거리가 적당하니 좋다. 시트는 소파처럼 푹신하며 가죽의 느낌도 부드럽다. 쿨링과 히팅 기능이 마련되어 있으며 뒷좌석에도 히팅 기능을 넣었다. 뒷좌석 공간에 대한 아쉬움도 없다. 그리 큰 차는 아니지만 2열 공간이 넉넉하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앉아도 레그룸과 헤드룸이 여유롭다. 등받이 각도도 적당히 누워 있어 장거리 이동에도 불편하지 않다. 뒷좌석은 6:4로 나눠서 접히며 이때 3600ℓ까지 적재 공간을 확대할 수 있다.
편의장비 역시 가득 담겨 있다. 사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만 되면 된다. 컴패스? 아주 잘 된다. 이 기능을 탑재한 차들이 당연히 작동은 되겠지만 연결이 빠르고 접속이 끊기지 않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컴패스는 함께한 시간 동안에는 완벽한 연결을 보여줬다. 다양한 운전 보조 시스템도 달려 있다. 주차 보조 시스템, 언덕 밀림 방지,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 풀-스피드 전방 충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 그리고 보행자 및 자전거 감지 긴급 브레이킹 시스템 등이 컴패스에 들어있다. 오디오는 알파인 제품이며 베이스가 풍부하고 고음 처리도 나름 깔끔하다. 록과 힙합 장르에 잘 어울리는 음색을 가지고 있다. 역시 오디오는 미국차가 가장 마음에 든다. 기호지만 흥분시키는 사운드다.
그리웠던 이 느낌
이제 시동을 걸고 본격적으로 시승을 하기로 한다. 요즘 보기 힘든 자연흡기 엔진이 달려있다. 4기통 2.4ℓ 가솔린 엔진이다.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3.4kg·m의 힘을 생산하고 9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를 굴린다. 스펙이 높아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운전하는 데 있어 출력의 아쉬움은 없다. 일반적인 교통 흐름을 따라가다 추월하려면 엔진 회전수를 꽤 높여야 하지만 이게 마음에 든다. 터보 차들이 흔한 오늘은 이런 토크 밴드가 감성이다. 쥐어짜는 맛이 있다. 변속기만 조금 더 예민하게 반응해준다면 이 엔진의 가지고 있는 힘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텐데···. 변속기가 아쉽다. 예상하지도 못한 배기 사운드는 매력적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엔진과 배기의 합주다. 스포츠카처럼 박력 있는 소리는 아니지만 깔끔한 톤이라 운전자의 귀를 즐겁게 한다.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지상고가 높은 편이지만 고속안정감은 준수하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차체가 붕 뜨지 않아 아주 만족스럽다. 적당히 탄탄하게 조율된 서스펜션의 덕이다. 이 차로 와인딩을 타는 경우는 없겠지만 생각보다 코너를 잘 돈다. 그립이 낮은 타이어로 스키드 음을 들으면 코너를 타는 재미가 있다. 스티어링 기어비가 촘촘하지 않아 조향 명령을 미리, 그리고 더 과하게 내려야 하지만 빨리 적응할 수 있다. 롤링은 있지만 그 한계는 높아 그리 불안하지 않게 라인을 그릴 수 있다. 또한 전륜 기반의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이 들어갔지만 주행에 있어 무거운 느낌은 없다. 모래가 살짝 뿌려진 산길 코너에서도 트랙션을 놓지 않고 안정적이었다.
제동력 역시 부족함 없다. 화려한 4피스톤 모노블록 타입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아니지만 성능은 뛰어나다. 브레이크의 답력은 부드러운 편이며 응답성이 빠르지는 않지만 원하는 만큼 제동하기에는 문제없다. 고속 풀 브레이킹이 들어가면 노즈다이브 현상이 조금은 일어나지만 크게 자세를 흐트러트리지 않는다. ABS의 개입 시점 또한 늦고 운전자가 불안함을 느끼지 못하며 조향이 들어간 상태에서 브레이크가 작동하더라도 차체 거동이 안정적이다. 이만하면 괜찮은 제동 밸런스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과 스트로크는 보통 차 수준이다.
무색무취가 매력시승을 마쳤다. 컴패스의 매력은 무난함에 있다. 자극적인 요소는 없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다. 남녀 관계에 있어 좋은 점이 많은 것 보다 싫어하는 짓을 절대로 하지 않는 게 관계 지속에 유리하다. 차도 이와 같은 공식이 통한다. 화려한 디자인도 아니고 매콤한 성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 디자인에 흠은 없기에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것이며 성능에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요즘에는 슈퍼카를 제외하면 자연흡기 엔진을 거의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좋게 생각할 수 있다. 또한 터빈이 달리지 않아 내구성에 대해 조금 더 기대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장점! 랭글러가 속해 있는 지프의 컴패스다. 셀렉-터레인(Selec-Terrain)으로 겨울철 눈을 낭만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흔한 차가 싫고 겉만 SUV가 아니라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SUV를 찾는다면 컴패스가 괜찮은 선택이다.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SPECIFICATION길이×너비×높이  4420×1820×1650mm휠베이스 2636mm  |  공차중량  1650kg엔진형식 ​​I4, 가솔린  |  배기량  2360cc최고출력  175ps  |  최대토크  23.4kg·m변속기 ​​​9단 자동  |  구동방식  AWD0→시속 100km  ​-  |  최고시속  ​-연비  9.6km/ℓ  |  가격  54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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