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60 B6 AWD, 가족을 위한 매력적인 선택

  • 기사입력 2022.11.07 17:46
  • 기자명 모터매거진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서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뽐내기 위한 가장 큰 물건이 있다. 바로 자동차다. 어떤 자동차를 타느냐는 것으로도 나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독삼사’는 이제 그 개성이 모호해졌다. 이미 너무 많은 차들이 도로를 누비고 있고, 해당 브랜드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보는 아주 좋은 선택지다.

그러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바로 ‘안전’ 이라는 키워드다.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면 ‘인간 중심’이라는 브랜드의 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는 볼보라는 브랜드의 꾸준한 성장에 기여했다. 올해 1~3분기 볼보의 국내 판매량은 8556대다. 순위로는 5위인데, 4위 폭스바겐(8586대)와 큰 차이가 없다. 이토록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를 XC60 B6 AWD를 시승하며 알아보았다.
변함없이 정갈한 디자인, 똑똑한 편의사양
XC60이 지금의 디자인을 입은 것은 지난 2017년이다. 출시 후 약 5년의 시간이 지난 셈이다. 페이스리프트를 한 차례 겪었지만 외모를 바꾸기 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했다. 실질적인 디자인 변화는 거의 없다. 웬만한 눈썰미가 아니라면 초기형 모델과 디자인 차이를 발견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르게 해석하면 현재 디자인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라고도 볼 수 있다.
튀지 않는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 분명히 있다. 브랜드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볼보는 확실히 과한 요소가 없는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동시에 라디에이터 그릴과 프론트 립 등에 크롬을 적당히 두르고 토르의 망치를 빛내며 존재감을 발산한다.
여기에 전륜구동 기반이지만 프론트 오버행을 짧게 잘라 측면에서 보는 균형미가 뛰어나다. A필러는 적당히 누워있고 벨트 라인 위로 그린하우스도 높지 않다. 날렵하고 다부지다. 안정적인 자세를 바탕으로 세련미를 더했다. 뒷모습 역시 변화는 적다. 머플러가 범퍼 아래로 숨은 것을 빼면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두툼한 문을 열고 실내를 들어가면 볼보의 확실한 색을 감상할 수 있다. 베이지 컬러의 시트는 너무 밝거나 어둡지 않은 적당한 색이다. 기어레버는 오레포스의 크리스탈로 장식했다. 손으로 쥐었을 때 단단한 촉감이 무척 매력적이다. 또한 바워스 앤 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은 마치 금속 공예품을 보는 듯 아름답게 빛난다.
 
또한 디스플레이에 대부분의 버튼을 집어넣었다. 덕분에 센터페시아는 한층 깔끔해졌다. 그런데 이렇게 터치 중심의 인테리어는 한 가지 문제를 낳는다. 바로 차에 필요한 조작이 직관적이지 않다는 것. 자칫 잘못하면 안전 운전에 방해가 된다. 하지만 볼보는 음성인식 시스템 ‘NUGU’를 통해 그러한 우려를 지웠다.
수입차에 탑재되는 음성인식 시스템은 유명무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글을 인식하는 난이도가 무척 높기 때문이다. 음성인식 시스템은 결국 많은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스템이 개발된다. 사용하는 인구가 적은 언어일수록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하지만 볼보는 이러한 문제를 한국 시장 자체적으로 개발하며 정면으로 돌파했다. T모빌리티와 공동으로 개발한 NUGU 시스템은 300억이 넘는 돈이 투자됐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내비게이션 길안내는 물론 열선 시트와 통풍 시트, 스티어링 휠 열선, 공조기 조작도 “아리야”를 외치면 가능하다. 나아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FLO와 연동하여 웬만한 외국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똑똑함을 선보인다.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NUGU 시스템은 사용자들이 사용하면 할수록 그 데이터를 모아 더 정확한 시스템으로 만들어진다. 이 시스템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사용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몇 개월만에 음성 인식률이 눈에 띄게 빠르고 정확해졌다.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또한 나파가죽이 적용된 시트는 부드러운 촉감이 일품이다. 쿠션감도 적당하고 운전석과 동승석 모두 마사지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장거리 이동에도 몸이 괴롭지 않다. 실제로 시승 중 5시간이 넘는 이동을 했는데, 신체적인 피로는 놀라울 만큼 적은 편이었다. 뒷좌석 역시 안락하다. 키 183cm의 성인 남성이 타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하다. 등받이 각도 역시 자연스럽게 누워있어 편한 자세가 연출된다.
 
앞서 언급한 바워스 앤 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은 차급을 뛰어 넘는 소리를 들려준다. 고음이 날카롭게 찢어지지 않고, 베이스가 풍부하게 울리는데 그 밸런스가 환상적이다. 누군가 XC60에 대해 물어본다면 딱 두 가지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것이 바로 음성인식 시스템과 사운드 시스템이다. 정말 대단한 경쟁력을 갖췄다.
안정적인 주행성능, 무엇이 더 필요해?
이제 달려볼 차례. 앞서 말했듯 시승한 모델은 B6 AWD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은 300마력, 최대토크는 42.8kg·m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을 6.2초에 끝낼 만큼 일상에서 차고 넘치는 출력을 자랑한다.
 
이동에 있어서는 스트레스가 없다. 좋은 차를 판단하는 조건 중에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의 스트레스’도 포함된다. 적어도 볼보는 XC60은 그러한 스트레스를 느낄 곳이 없다. 출력이 넉넉하기에 가속 스트레스가 없다. 추월을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가뿐하게 속력을 올려 앞지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불쾌한 충격, 진동, 파워트레인 소음을 높은 수준으로 억제한 것 역시 마음에 든다. 고속안정감은 흠잡을 곳이 없다. 속력을 올리는 만큼 차체가 바닥으로 자연스럽게 깔리며 네 바퀴가 단단히 노면을 움켜쥔다. 큰 요철을 만나도 자세를 흩뜨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다이내믹 섀시를 사용하는 만큼 승차감은 비교적 단단한 편에 속한다. 쇼크 업소버의 댐핑과 스프링을 단단하게 조이고 안티 롤바의 재질도 강하게 바꾼 덕분이다. 평소 단단한 하체를 좋아한다면 무척 환영할 승차감이지만, 푹신하고 물렁한 쪽을 선호한다면 조금은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볼보는 필요할 때 꽤 호쾌하게 달릴 줄 아는 브랜드다. 이를 위해서는 차의 거동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제법 높은 수준으로 구사한다는 말이다. 가족을 위한 차로 일상을 보내다가 혼자 탔을 때는 운전의 재미를 느끼기 위한 자동차로 손색이 없다.
 
장거리 주행 연비는 무난한 수준이다. 왕복 800km의 고속도로 주행을 하며 트립 상 연비를 살펴보았다. 시속 90km 정속주행은 13km/ℓ, 시속 100km 정속 주행은 12km/ℓ, 시속 110km 정속 주행은 11km/ℓ의 연료 효율을 나타냈다. 연비를 위한 별도의 주행을 하지 않았고 볼보의 반자율주행 기능인 파일럿 어시스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도로의 흐름에 맞춰 가속과 감속, 추월을 적극적으로 했으니 웬만한 운전자라면 이정도 연비는 쉽게 달성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딱 한가지, 바로 하부 소음이다. 타이어가 구르는 소리와 차체 하부의 소음이 예상보다 큰 편이다. 자연스럽게 스피커의 볼륨을 높이거나, 동승자와 대화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서 보여주는 매력이 커서 참을 수 있는 수준이다.
 
900km에 달하는 장거리 시승을 마쳤다. 북유럽 감성을 입은 인테리어와 사용자 친화적인 시스템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가족을 태우기 위한 자동차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다음 변화가 기대된다.
 
글, 사진 | 조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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