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등장! 폭스바겐 ID.4

  • 기사입력 2022.11.02 09:32
  • 기자명 모터매거진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디자인, 상품성, 가격, 성능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입맛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하다. 폭스바겐이 한국 시장에 내놓는 첫 번째 순수 전기 SUV, ID.4다.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다. 주요 제조사들이 속속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으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한 플랫폼 경쟁에서 주목받는 것은 단연 폭스바겐이다. 뛰어난 설계 확장성을 갖춘 MEB 플랫폼은 해치백부터 세단, SUV, 미니버스 등 다양한 세그먼트로 확장 및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인 ID.4 역시 이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해치백 모델인 ID.3에 이은 ID. 패밀리 모델이며 최초의 전기 SUV다.

ID.4는 브랜드의 중요 모멘텀인 E-모빌리티를 이끄는 전략 모델이다. E-모빌리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폭스바겐의 가속화(Accelerate) 전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21년 3월 발표된 가속화 전략을 통해 폭스바겐이 ‘가장 매력적인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를 추구하며 ‘브랜드 가치’, ‘확장 가능한 플랫폼’, ‘가치 있는 기업’이라는 세 가지 전략 가치를 세웠다. E-모빌리티는 이러한 가속화 전략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럽을 제외한 첫 번째 ID.4 수출국이다. 게다가 다양한 안전 및 편의사양을 기본으로 탑재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전기차 시장에서의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Accessible Premium)’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그만큼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가격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ID.4의 판매가격은 5490만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국고 보조금 최대 651만원이 지원된다. 비슷한 옵션으로 구성한 국산 전기차와 가격을 비교해보면 폭스바겐의 가격 정책이 얼마나 공격적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개성 있는 디자인, 과하지 않아서 좋다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떠올려보자. 소형 세단부터 대형 SUV까지 한결같은 단정함이 먼저 그려질 것이다. 이번 ID.4의 디자인 역시 그러한 아이덴티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동시에 ID.4만의 개성은 확실히 살렸다. 미래적인 요소를 폭스바겐 스타일로 꼼꼼하게 다듬었다고 말하고 싶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둥글둥글한 조약돌이 떠오른다. 차체를 감싸고 있는 유려한 라인을 통해 매끈한 몸매를 완성했다. 이러한 몸매는 0.28의 낮은 공기 저항계수로 뛰어난 에어로다이내믹스를 구현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숄더 라인과 루프 아치, 짧은 오버행 등은 ID.4의 존재감을 한층 강하게 만든다.
디자인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ID.4의 매력을 한층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앞모습부터 천천히 살펴보자. 먼저 헤드라이트의 형상이 새롭다. 내연기관 모델들의 날카로운 눈매보다 부드러운 인상이다. 특히 램프는 사람의 눈동자를 모티브로 만든 디자인이다. 사람의 눈이라고 생각하고 가만히 쳐다보면 차와 눈을 맞추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혹은 만화 캐릭터의 눈에서 한 번쯤 본 것 같은 친숙함도 느껴진다. 여기에 양쪽 헤드램프를 잇는 ‘프런트 LED 라이트 스트립’ 등은 ID.4의 이미지가 미래지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데 큰 몫을 차지한다.

뒷모습은 앞에서 보았던 이미지보다 한층 역동적이다. 트렁크 리드를 가로지르는 램프와 순차점등 방식의 방향 지시등이 탑재된 ‘3D 테일라이트’의 디테일이 섬세하다. 겹겹이 쌓아 올린 사각형의 램프는 바라보기만 해도 감탄이 나올 만큼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뒷모습의 카리스마를 높여주는 스포일러의 역할도 적지 않다. 제법 길게 늘인 스포일러는 척 보기에도 무척 멋스러운 요소다.
문을 열면 나타나는 또 다른 세상
도어 캐치 아래 버튼을 눌러 문을 연다. 외관 디자인에서 ID. 패밀리만의 개성을 살린 만큼 실내에서도 그러한 개성이 단연 돋보인다. 특히 간결하고 세련된 구성과 적절한 컬러 조합, 은은하지만 확실한 라이팅 효과까지 다양한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운전석에 앉으면 비로소 이 차가 폭스바겐의 가족임을 깨닫는다. 비록 디자인에서는 변화가 있을지라도 드라이빙 포지션은 딱 폭스바겐 스타일이다. 군더더기 없이 편안하고 바른 운전 자세가 연출된다. 비결은 에르고 액티브 전동 시트다. 메모리 기능은 물론이고 마사지, 열선, 조절식 허벅지 지지대, 전동식 요추 지지대 등을 제공한다.
실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컬러는 ID.4의 매력을 더한다. 시트의 색상은 ‘블랙 아트벨루어(ArtVelours)’ 및 ‘플로렌스 브라운(Florence Brown)’ 컬러가 조합되었는데 눈으로 볼 때 무척 고급스럽게 느껴져 만족도가 높다. 여기에 앰비언트 라이트는 30가지의 컬러를 지원하며 은은한 밝기는 실내의 분위기를 다양하게 조성할 수 있다.

대시보드에는 ID. 라이트라는 재미있는 요소가 숨어있다. 앞 유리와 대시보드 사이에 자리 잡은 라이트는 시각적인 효과를 연출한다. 승차 및 하차, 전화 수신, 충전 상황, 도어 잠금 및 해제, 긴급 제동 등 다양한 상황에서 그에 맞는 색상으로 빛을 낸다.
실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미니멀하다. 잡다한 버튼들이 사라지고, 디스플레이 역시 깔끔하고 세련되게 배치했다. 먼저 5.3인지 디지털 계기판인 ID. 콕핏은 주행속도, 주행가능 거리 및 배터리 충전 현황,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주행에 꼭 필요한 정보만 간단하게 표시한다. 스티어링 칼럼 상단에 붙은 계기판은 크기가 작은 덕분에 더 쾌적한 전방 시야를 누릴 수 있다. 12인치 메인 디스플레이는 디스커버리 맥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CAS)이 탑재된다. 8세대 골프에서 경험한 이 시스템은 빠릿빠릿한 작동성과 함께 깔끔한 UI 구성이 무척 마음에 든다.

또한 계기판의 오른쪽에 시프트 바이 와이어 방식의 기어 셀렉터가 장착되어 있다. 칼럼에 붙은 것이 아닌 계기판에 붙어있어 새롭다. 위로 회전하면 D, 아래로 회전하면 R이 선택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기어 셀렉터의 R/D의 위치와 반대라서 헷갈리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차가 앞뒤로 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 방식이 더 직관적일 수도 있다.
실내 공간이 넉넉한 것 역시 MEB 플랫폼의 장점이다. 2765mm라는 긴 휠베이스에 오버행을 최대한 줄여서 여유 있는 실내 공간을 만들었다. ‘오픈 스페이스’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실내는 마치 라운지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연출한다. 이러한 느낌이 들도록 만드는 요소는 낮은 센터 콘솔을 꼽고 싶다. 기어 셀렉터를 계기판으로 옮긴 덕분에 센터 콘솔의 공간이 한결 자유로워졌고, 이 공간을 드넓은 수납공간으로 활용했다. 인상적인 것은 가변식(?) 컵홀더다. 플라스틱 구조물을 간단히 옮기는 것만으로 상단과 하단의 활용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광활한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도 실내 개방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좋은 장치다. 참고로 트렁크 적재 용량은 543ℓ이며, 뒷좌석 시트를 접을 시 1575ℓ까지 늘어난다.
탄탄한 기본기, 역시 폭스바겐
ID.4는 우리에게 익숙하던 폭스바겐의 구성과는 조금 다르다. 내연기관이 사라진 자리에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얹고, 전륜구동과 사륜구동이 아닌 후륜구동 방식으로 신선함을 더했다. 그렇기에 폭스바겐의 다른 모델들에서 느끼던 감각과 다를 가능성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운전석에 앉아 브레이크를 밟아 전원을 켠다. 요즘 전기차에서 흔하게 쓰이는 방식이다. 단순히 자리에 앉아 기어를 바꾸고 출발하면 된다. 무척 직관적이고 간단하다. 심지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은 각각 재생 버튼과 일시 정지 버튼이 있어 작고 귀여운 웃음 포인트다.
출발하기 전에 ID.4의 제원부터 살펴보자. 최고출력 150kW(201마력), 최대토크 310Nm(31.6kg·m)의 전기모터와 82kWh 용량의 배터리가 조합되며 최대주행가능거리는 405km다. 충전 시스템은 최대 135kW의 급속충전 및 11kW의 완속 충전을 지원하며, 최대 급속 충전 속도로 충전하면 36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160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은 8.5초가 필요하다. 제원으로 보이는 숫자는 우리가 기대하는 지극히 평범한 전기차다.

이제 이 녀석을 움직여볼 차례다. 출력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답게 가뿐한 움직임이다. 물론 높은 출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성능을 가진 차가 아니기에 짜릿한 가속력은 아니다. 하지만 답답함은 없는 점진적인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시속 80km에서 120km까지의 추월 가속 역시 준수하게 해내며 실용적인 구간에서는 모자람 없는 실력을 느낄 수 있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폭스바겐이 가진 뛰어난 무기다. 속력을 높일수록 도로를 단단히 움켜쥐는 감각이 일품이다. 웬만한 요철을 만나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 더욱 믿음직스럽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단단한 편에 속한다. 단단한 승차감을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무척 만족스러울 것이다. 또한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을 때 실내로 전해지는 불쾌한 충격은 깔끔하게 걸러낸다. 참고로 전륜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 후륜 서스펜션은 멀티링크를 사용한다.

전반적으로 주행 소음을 잘 차단한 것도 인상적이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전기차는 외부 소음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 나오는 전기차들은 그러한 소음을 좀처럼 느끼기 어렵다. 전기차용 저소음 타이어를 비롯해 꼼꼼한 방음 처리에 신경 쓴 덕분이다. 다만 시속 110km를 넘어서면 A필러를 따라 약간의 풍절음이 들리는데 귀가 예민한 운전자가 아니라면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주행 모드 구성은 꽤나 독특하다. 우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선택할 수 있는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등이 있으며 기어 셀렉터를 통해 모든 주행 모드에서 D 모드와 B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D 모드와 B 모드는 각각 드라이브(Drive), 브레이크(Brake) 모드를 뜻하며 회생제동의 개입이 다르다.

먼저 D 모드는 코스팅(Coasting), 즉 타력 주행에 집중하는 모드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마치 내연기관에서 중립 기어에 놓고 달리는 듯 자연스럽게 차가 미끄러진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회생 제동이 이루어지며 회생제동의 개입이 적을수록 유리한 고속도로 주행에서 주행거리를 확보하기에 더욱 유리하다. 반대로 B 모드는 적극적인 회생제동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만족스러운 것은 자연스러운 감각이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 과도하게 앞으로 쏠리지 않아 이질감이 적다. 완만한 제동은 전기모터가 담당하며, 완전히 정지하기 위해서는 브레이크가 개입한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모드는 가속 감각에서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 에코 모드의 가속은 제법 답답하게 느껴졌고,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 모드는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느껴지는 날카로움의 차이가 있다. 물론 스포츠 모드가 조금 더 빠른 반응을 보인다.
코너를 만나면 폭스바겐의 DNA를 조금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다. 2.1t의 무게를 지니고 있고 스릴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도심형 SUV답게 과장된 움직임은 없다. 그만큼 조향 응답성도 기대보다는 둔한 편이다. 하지만 코너의 꼭짓점으로 파고드는 능력이 제법이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코너를 탈출할 때 타이어는 비명을 지르지만 네 바퀴 모두 지면을 잘 붙들고 있어 믿음직스럽다. 특히 차체 하단에 자리 잡은 배터리 덕분에 무게 중심을 가운데에 두고 돌아가는 맛이 일품이다.

스티어링 성향은 약한 언더스티어를 띄고 그 농도는 진하지 않다. 앞뒤 모두 20인치 휠을 장착했지만 뒷타이어의 사이즈는 255/45, 앞타이어의 사이즈는 235/50으로 차이를 두었다. 뒷바퀴가 더 넓은 의도적인 언더스티어 세팅이라고 볼 수 있다.

주행거리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질 것 같다. 제원상 최대주행거리인 405km는 경쟁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스펙은 아니다. 하지만 유독 가혹한 국내 기준임을 고려하면 10~20%는 무난하게 더 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장거리 여행을 떠나도 큰 부담은 없을 것이다.
운전자 보조시스템인 IQ. 드라이브는 더욱 편안한 주행을 돕는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이머전시 어시스트(Emergency Assist)’가 인상적이다. 운전자가 일정한 시간 동안 반응이 없다면 먼저 스티어링 휠 조작이 필요하다는 경고 메시지를 띄우고 경고음을 낸다. 이후 차가 스스로 차선 내에 정지하며 비상등 및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키고 경적을 울린다. 동시에 도어 잠금을 스스로 해제하고 실내등을 점등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트래블 어시스트는 앞차와의 간격을 자연스럽게 조절하고, 차선의 중앙 역시 잘 유지하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강력하게 등장한 ID.4는 국내 전기차 시장을 정조준했다. 모난 곳 없는 상품성과 빼어난 외모, 기본에 충실한 주행 성능을 갖췄다. 여기에 매력적인 가격표도 달고 있다. 누구나 운전해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ID.4는 폭스바겐이 강조하는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주는 자동차다.

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585×1850×1620mm
휠베이스 2765mm  |  공차중량  2144kg
엔진형식  전기모터  |  배터리용량  82kWh
최고출력  201ps  |  최대토크  31.6kg·m
구동방식  RWD  |  0→시속 100km  ​8.5초
최고속력  시속 160km  |  주행거리(복합)  405km
가격  54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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