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 페르디난트 포르쉐

  • 기사입력 2017.09.08 11:50
  • 최종수정 2020.09.01 21:07
  • 기자명 모터매거진

HINT

전적으로 기자의 추측이다. 페르디난트 포르쉐는 골프를 정말 사랑했다. 그 흔적은 폭스바겐과 포르쉐에 남아있다. 비틀로 신세를 진 폭스바겐은 그에 대한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 명작 골프를 만들었다.

물론 ‘멕시코만의 강한 바람’이란 뜻을 품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이는 골프 마니아 포르쉐에 대한 존경심을 남들 몰래 표현하기 위해서다. 포르쉐 브랜드는 창립자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라인업을 짰다. 캐디백에 꼽혀 있는 골프 클럽들의 특징을 각 모델에 녹여낸 것을 발견했으니….

글 | 안진욱

드라이버

골프 클럽 중에서 가장 커다란 헤드와 긴 샤프트 길이를 자랑하는 드라이버. 골퍼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바로 비거리다. 아이언의 비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1번 홀 티박스 뒤에 대기하고 있는 다른 조 플레이어들에게 호쾌한 샷을 보여줘야 한다.

자동차에 있어 비거리라 할 수 있는 것은 주행가능거리다. 카이엔 디젤 S는 8기통 엔진으로 파워와 효율성을 뽐낸다. 연료통 가득 채우면 1000km도 무리 없이 갈 수 있고 86.7kg·m의 토크로 재빠르게 거구를 이끈다.

우드

베이비 드라이버라고도 불리는 우드다. 때문에 베이비 카이엔, 마칸이 라인업에서 우드 역할을 하고 있다. 탄도와 비거리는 드라이버에 못 미치지만 아이언과 비교하면 훨씬 멀리 공을 보낼 수 있다.

이처럼 마칸 디젤 모델에는 카이엔 8기통 디젤 엔진보다 작은 6기통 디젤 엔진이지만 최대토크가 59.2kg·m에 달해 약골은 아니다. 연료통이 작아서 그렇지 연료효율은 더 높아 주행가능거리도 660km로 장타자다.

하이브리드

우드와 롱아이언은 다루기가 어렵다. 초보자들을 위해 우드와 롱아이언의 장점을 모으고 단점을 배제한 클럽이 있다. 일명 고구마라 불리는 하이브리드 클럽이다. 다재다능한 클럽이다. 누구든지 쉽게 칠 수 있으며 비거리와 탄도도 만족스럽다.

포르쉐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클럽은 바로 파나메라. 생긴 것도 고구마 같기도 하지만 파나메라의 성격은 하이브리드 클럽을 빼닮았다. 911보다 편하면서 카이엔보다 예리하게 움직일 수 있는 모델이 파나메라다.

3번 아이언

필드에서 고수를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캐디백에 롱아이언(4번 이하)이 꼽혀있으면 당신보다 핸디가 훨씬 낮은 플레이어라 볼 수 있다. 헤드가 바짝 서있고 샤프트가 길어 다루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 허나 공이 페어웨이에 살짝 파묻혀있을 때 우드보다 훨씬 용이하다.

포르쉐의 3번 아이언은 단연 911 GT2 RS다. 리어 액슬에만 700마력을 쏟아 부으며 프런트 그립이 점점 없어지는 위험천만한 녀석. 운전 좀 한다는 사나이들은 도전의지가 불탄다.

7번 아이언

연습장에서 처음 골프를 배울 때, 강사가 7번 아이언을 던져 준다. 7번은 아이언 중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 7번을 잘 치면 조금 더 긴 6번도 어렵지 않게 칠 수 있으며 더 짧은 8번은 누워서 떡먹기다. 골프의 시작이자 골프 클럽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포르쉐의 기본은 누가 뭐래도 911 카레라. GT3나 GTS가 더 탐나지만 가장 911다운 것은 노멀 모델이다. GT 성향과 스포츠 성향을 반반 잘 나눴기 때문이다. 포르쉐에 입문하려면 911과 함께….

샌드웨지

벙커탈출은 샌드웨지로, 일상탈출은 박스터다. 오픈에어링을 포르쉐로 즐길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박스터는 예민해 보여도 헤드 각도가 누워있는 샌드웨지처럼 다루기 쉽다. 공이 벙커에 달걀프라이를 만들고 있더라도 두려워 마라.

공에서 1cm 떨어진 뒤쪽을 자신 있게 공략하면 된다. 포르쉐의 로드스터 박스터 역시 두려워할 필요 없다. 가벼운 차체와 균형 잡힌 몸으로 급한 코너를 만나더라도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다.

퍼터

아버지가 늘 필드에서 말씀하셨다. ‘Driver is show, Putter is money.’ 타이거우즈의 우승 장면에는 언제나 그의 손에 퍼터가 쥐어져 있다. 공을 멀리 보낼 필요도 스윙 스피드를 높일 필요도 없다. 예리하고 정확하면 된다.

퍼터처럼 카이맨 GT4는 완벽한 밸런스로 정교한 핸들링을 자랑한다. 911이 물리적 한계에 부딪혔을 때 동생 카이맨은 엔진을 캐빈룸 쪽으로 당겼다. 월등한 레이아웃으로 하극상을 일으킬 수 있기에 출력은 385마력에 맞춰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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