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새로운 자동차 그리고 창원공장의 미래

  • 기사입력 2022.10.25 16:34
  • 기자명 모터매거진

GM의 경차 생산기지로 유명했던 창원공장, 그곳이 변하고 있다. 새로운 자동차 생산에 돌입했고, 그에 맞추어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GM은 한국에 진심인 편이다.

생각해보자. 현재 한국지엠에서 부족한 게 무엇인지 말이다. 다양한 차종을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도 부족한 점은 맞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게 있다. 과연 GM이 한국지엠을 통해 한국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면서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다. 과거 군산공장의 문을 닫으면서

촉발된 불안감이다. 그렇다면 현재 존재하는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은 과연 어떨까? 그러한 의문에 대해 이번에 한국지엠이 답을 내놓았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의외로 역사가 깊다. 다름 아닌 한국지엠 경차

생산의 주요 기지였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마티즈가 생산됐고, 이름을

바꾸어 스파크로 계속 이름을 이어왔다. GM 글로벌로 봐도 스파크는 24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누적 4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그리고 2023년 초까지는 스파크를 계속 판매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후가 문제가 된다. 스파크의 빈자리는 과연 어떤 차로

대체해야 될까? 생산을 못 한다면 공장은 의미가 없다.

9천억원, 총 9조원 이상

한국지엠은 2002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한국에 총 9조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약 2,600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생산했고, 약 2.400만 대를 수출했다. 그 과정에서 약 12,000명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국내 공급업체로부터 약 100조 원

이상의 소재와 부품을 구매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사람들이 잘 알지는 못해도 많은 투자를 했고 국내에서

일거리 창출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수출을 늘린 것은 덤이다.

그러면 이제 창원 공장으로 다시 돌아와보자. GM은 창원공장에 9천억 원을 투자하면서 생산효율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고, 세계적 수준의 GM 생산기지로 바꾸었다. 2021년 3월, 창원에는 8만 평방미터

면적 규모, 3층 높이의 도장공장이 새로 생겼다. 또한 2021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프레스, 차체, 조립공장

집중 투자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GM의 최신 글로벌 표준

기술과 자동화 설비 적용, 시간당 60대 생산 가능, 소형부터 대형차량까지 생산 가능한 역량을 확보했다.

그러면 이 창원공장에서 스파크가 완전히 단종되고 난 뒤 생산할 자동차는 과연 무엇일까? 사실 스파크는 올해 9월, 마지막

자동차가 롤아웃했다. 그래서 지금은 새 차를 만들기 위한 라인을 준비했고 시범적으로 만들어보고 있는

중이다. 본래 자동차 생산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라, 공장에서

신차를 바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몇 달간 시험 생산을 하면서 품질 문제를 수정하거나 좀 더 효율 높은 공정을 찾는 등의 노력이 가해진다.

그래서 필자가 직접 창원 공장을 둘러볼 때는 작동되는 기계가 많지 않았다. 사실

기계가 모두 작동한다 해도 새 자동차가 드문드문 생산되는 모습만 보였을 것이다. 본격적인 생산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으니 당연한 과정이다. 완성된 자동차 자체는 아직 볼 수 없었지만, 패널과 헤드램프의 형상, 범퍼의 모양과 조립되는 중간 과정에서의

모습으로 신차가 무엇인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새 자동차는 이번에 공개된 신형 쉐보레 트랙스다.

쉐보레 트랙스(한국지엠은 트랙스라고 하지 않고 끝까지 C-SUV라고 이야기하지만 어쨌든)는 이전에도 한국지엠의 수출 효자

상품이었다. ‘쉐보레 트랙스’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뷰익 앙코르’ 모두 인천 부평 공장에서 만들어져서 배를 타고 수출길에

올랐다. 그 트랙스가 신형으로 거듭나면서 이제 창원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앞서 10월 초 한국을 방문한 실판 아민(Shilpan Amin) GM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사장

역시 트랙스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한국지엠은 창원에서 신형 트랙스를 생산하고, 부평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2020년 출시 이후 국내 소비자들에게 GM의 글로벌 제품 경쟁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으며, 현재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38만 대 이상이 수출됐다. 지난해 한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출량을 기록했으며, 미국에서 형제 모델인 뷰익 앙코르 GX를 포함해 콤팩트 SUV 시장

2021년 판매 1위를 달성, GM의 대표 SUV 라인업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니까 한국지엠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 수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형 트랙스를 판매해야 하는 만큼 트랙스의 수명 동안은 계속 생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모델 한 대의 수명이 약 7년 정도이니(더 짧아지기도 하지만 평균적으로 그렇다), 앞으로 7년 간은 창원 공장이 활발하게 돌아간다는 이야기도 된다. 그 뒤로도

인기 있는 신차를 개발할 수 있다면, 공장의 존속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2023년에는 흑자 전환

한국지엠의 2023년 목표는 흑자전환이다. 그러기 위해서 첫 번째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생산의 극대화’다. 많은 자동차를 대량으로 생산해야 한다. 두 번째는 제품이다. 국내에 판매되는 제품, 가격, 가격책정전략, 제품의

사양수준, 판매수단 등 고투마켓 내지는 마케팅전략도 수익성에 매우 중요하다. 에이미 마틴 CFO는 이 두 가지를 과제로 꼽았다. 계획대로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다면, 국내 공장의 존속 여부도

더 투명해진다.

전기차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쉐보레

볼트 EV만 해도 배터리와 모터 등 주요 부품들이 모두 국내 제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이슈 등 정치적인 문제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그 대신 2025년까지 GM 브랜드로

이루어진 10종의 전기차가 국내에 출시된다고 하니 기다려보자. 그

전기차들도 국내 제품의 배터리들이 들어간다.

지금은 신형 트랙스에 주목을 해야 할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사양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지만, 미국 수출형은 1.2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최고출력 137마력을 발휘한다.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차체가 크지만 미국 판매 가격은

오히려 저렴한데, 앞 바퀴만 굴리는 심플한 구조로 인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국내에 출시될 트랙스도 차체 크기는 동일할 것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한국지엠의 진지함 그리고 새 차에 대한 믿음이었다. 신형 트랙스는 공장에서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었고, 높은 품질을 가진

자동차가 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제 한국지엠에게 남은 숙제는 상품성이 있는 제품들을 더 많이 만들거나

수입하는 것이다. 과연 어떤 라인업이 채워지게 될 것인지, 그것은

지금부터 2025년까지를 기대해봐야 알 수 있다. 그리고

전기차의 미래도 말이다.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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