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와 닛산의 물밑협상, 과연 전기차를 만들 수 있을까

  • 기사입력 2022.10.20 17:14
  • 기자명 모터매거진

1990년대 후반, 닛산이

어려움이 빠졌을 때 마지막으로 달려갔던 곳이 르노였다. 그리고 르노는 닛산을 얼라이언스로 만들고 1999년부터 재건에 나섰다. 이 때 닛산 재건의 선두에 섰던 인물이

바로 ‘카를로스 곤’이었다.

르노에서 가혹한 개혁을 진행해 본 적이 있는 곤은 곧바로 닛산에서도 가혹한 개혁을 단행했는데, 그

덕분에 ‘비용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닛산에서 약 21,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개혁이 성공을 거두었고, 2005년부터는 르노와 닛산의 CEO를 겸임했는데, 장기 집권에 불만을 가진 이들도 있었고 무엇보다

닛산이 경영 또는 개발에서 자율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자주 생겼기에 닛산은 모든 것을 각오하고 카를로스 곤을 쳐내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2018년 11월에

곤은 ‘금융상품 거래법 위반’ 혐의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일본 경찰에 체포되었다. 그 사이에 마크롱이 곤의 처지에 대해 입을 다문 것은 덤이다.

그 뒤로 르노와 닛산의 관계가 크게 틀어졌다고 보여졌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면서 르노가 닛산과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기 위해 협상 무대에 섰다. 본래 르노는 닛산의 지분을 43.4% 갖고 있으며 의결권도 갖고 있지만, 닛산은 르노의 지분

15%만을 갖고 있으며 의결권이 없다. 닛산 내에서는 예전부터

이러한 지분 비율과 의결권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이번에 르노가 먼저 손을 내밀면서 지분과 관련된 협상도

시작되고 있다.

르노의 CEO, ‘루카 드 메오’가

최근 일본을 직접 찾은 이유도 그것이다. 그는 “닛산과의

제휴 관계를 보다 대등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며, 르노가

닛산의 지분을 43.4%에서 크게 낮추는 것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분 비율을 약 15%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이며, 지분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다. 이렇게 되면 르노와 닛산이 거의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의결권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없으나, 이 부문도 동등한 형태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와 닛산은 지난 주에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르노가 향후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와 전기차(EV) 부문을 분사할 것이며, EV 부문

신 회사를 상장시키는 것이다. 이 신회사에 닛산도 약 5억~7억 5000만 달러를 출자할 것이라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EV 개발에 가속을 붙여야 하는 르노가 닛산의

전기차 기술을 원활하게 받기 위해 닛산에 숙이고 들어가는 형태가 된 것이다. 현재 르노가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도 닛산의 기술이 들어가 있으니 말이다.

과연 르노 닛산 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어떤 형태의 전환점을 맞이할까? 루카

드 메오가 일본에 와서 닛산을 직접 방문하는 것도 모자라 한국을 들러 르노코리아의 현 상황을 직접 점검하는 것을 보면 르노 내에서도 전동화에 대한

열망이 강해지는 것 같다. 이번 파리모터쇼 무대에 전기차들을 잇달아 내세운 것도 그러한 변화의 일환일

것이다. 르노가 닛산과 함께 성공적으로 전기차로의 변환을 진행할 것인지가 남겨진 숙제다.

글 | 유일한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