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잘나간다는 SUV 두 대,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VS 쌍용 토레스

  • 기사입력 2022.10.19 15:17
  • 기자명 모터매거진

요즘 가장 핫한 SUV 두 대를 불렀다. 다른 차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요즘 특히 없어서 못 파는 녀석들이다. 이번 매치에서 파워트레인은 다르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녀석이 나타났다. 스포티지와 투싼 형제가 꽉 잡고 있던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에는 그 이유가 있는 법, 이번 시간에는 두 SUV의 인기 비결을 파헤쳐 보기로 했다.

물론 시작에 앞서 한 가지 의문이 들것이다. 토레스는 가솔린 모델인데 스포티지는 왜 하이브리드가 준비된 것일까? 일단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판매량을 보면 알 수 있다. 스포티지의 판매량에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가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며 근소하게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이 가장 높다. 결국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는 가정을 두고 두 모델의 가장 높은 트림과 대부분의 옵션을 포함한 시승차를 불렀다.
EXTERIOR
먼저 요즘 가장 잘나간다는 토레스의 디자인부터 살펴보자. 한눈에 보아도 남성미 넘치는 모습에 어디든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강렬한 인상이 돋보인다. ‘Powered by Toughness’로 대표되는, 그러니까 요즘 도심형 SUV에서는 보기 어려운 터프함을 앞세우고 있다.

전면부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6개의 슬롯이 있는 그릴이 아닐까? 물론 7개의 슬롯을 시그니처로 내세우는 어떤 브랜드가 생각나긴 하지만 말이다. 단단한 벽을 세우고 있는 것 같은 견고함이 돋보이는 디자인은 바로 이 그릴에서부터 비롯된다. 실제로 그릴의 디자인은 성벽의 상단에서 착안했다고 하는데, 범퍼의 디자인과 잘 어우러지며 탄탄한 인상을 완성하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헤드램프 하단을 감싸는 LED 주간주행등 겸 방향지시등은 ‘북두칠성’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측면의 이미지 역시 단단하다. 정통을 표방하는 SUV답게 오프로드 감성을 가득 담았다. 휠 아치를 감싸고 있는 클래딩은 약간의 각을 주었고, 앞뒤 펜더가 도어의 하단부 라인과 연결되어 한층 볼륨감 혹은 근육질을 자랑하는 몸매로 빚어졌다. 앞에서 뒤로 갈수록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과 C필러에 있는 플라스틱 장식 역시 눈에 띈다. 옵션을 선택하면 러기지 수납함을 장착할 수 있는데, 크기가 작아 활용성을 생각했을 때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게다가 비가 오는 날엔 박스 안으로 물이 새어 들어오니 더욱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박스가 없는 편이 디자인 측면에서도 더 낫다.

후면은 한 가지 기교로 감성을 잔뜩 살렸다고 볼 수 있다. 트렁크 리드에 스페어타이어가 매달려 있던 형상을 남긴 것. 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꽤 나뉘는 편이지만 뒷면을 심심하지 않게 만드는 요소라고 평가하고 싶다. 테일램프는 시인성이 꽤 좋은 편이며, 브레이크를 밟으면 태극기의 ‘건곤감리’ 중 ‘리’에 해당하는 빛으로 표현했다.
다음은 도심형 SUV의 대표주자 스포티지의 차례다. 이미 출시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모델이기에 디자인을 하나하나 뜯어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가 적용되었다는 것은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다. 상반된 두 개념이 융합하는 것답게 자연의 대담함과 현대적인 감성을 반영해 역동적이고 심플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기아는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신선하고 낯설게 다가오는 디자인이다. 이처럼 파격적인 디자인은 확실히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좋은 요소다. 아찔하게 꺾인 주간주행등과 아찔하게 꺾인 헤드램프, 라디에이터 그릴은 각자가 절묘하게 구분되어 있으면서도 한 덩어리 같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시도는 측면과 후면에서도 이어진다. C필러의 끝부분에는 다이아몬드 패턴이 있지만 눈에 띄지 않게 만들어져 있으며 테일램프는 양쪽 램프를 이어주는 부분에서 한 번, 트렁크의 끝단에서 또 한 번 날카롭게 접어 역동성을 살렸다.
두 차의 디자인 방향성은 명확히 다르다. 토레스는 오프로드의 감성을, 스포티지는 도심형 SUV의 이미지를 명확하게 살리고 있다. 그렇다면 평가의 기준은 조금 달라져야 할 듯하다. 각자 추구하는 방향성에서는 그 목적을 충실히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의 신선함은 스포티지가 한 수 위다. 자신만의 개성을 명확히 살린 느낌이다. 토레스는 이런저런 요소를 잘 조합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분명 멋있는 디자인이지만 신선하게 다가오진 않는데, 이는 개인의 판단 기준에 따라 다른 듯하다. 그런데 막상 완성도를 따지면 토레스가 더 낫게 느껴진다. 아무리 보아도 적응되지 않는 스포티지의 디자인이 그 이유다.
INTERIOR
스포티지의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맞이하는데, 화면이 휘어 있는 것이 의외로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인간의 눈은 의외로 민감해서 평면으로 이루어진 디스플레이의 끝부분을 명확하게 보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런데 이 화면이 살짝 휘어진 것만으로도 디스플레이의 정보를 빠르게 읽을 수 있다. 계기판부터 내비게이션 화면에 담긴 정보를 한눈에 읽을 수 있으니, 시선이 머무는 시간도 줄어든다. 안전 운전에 더욱 도움이 되는 것이다.
반면 토레스의 디스플레이는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상·하단에 총 3개의 디스플레이를 마련했다. 다만 계기판은 중앙에 작은 디스플레이가 있고 양쪽은 디지털 계기판인 형태다. 토레스의 디스플레이가 특히 아쉬운 점은 디스플레이의 품질이라고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블루톤이 진하며 잔상도 제법 남는 편이다. 또한 테두리를 따라서는 일종의 빛번짐 현상이 있다.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꽤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인데, 일반적인 소비자들도 한눈에 보면 알 수 있을 정도다.
하단의 디스플레이에서는 공조 장치와 열선 및 통풍 시트를 조작할 수 있다. 여기서도 아쉬운 점이 있는데, UI의 편리성이다. 특히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열선 및 통풍 시트의 조작이다. 열선 혹은 통풍 시트를 조작하기 위해 별도의 메뉴를 들어가서 강도를 조작해야 하는 것이다. 말로만 들을 때는 그것이 왜 문제냐고 물을 수 있지만, 운전 중에 터치로 조작하기에는 불편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열선과 통풍을 각각 별도의 아이콘으로 만들어 메인 화면에서 한 번에 조작하도록 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분명 같은 문제로 르노삼성(현 르노코리아)의 차종들이 비판을 들었는데, 같은 실수를 한다는 점에선 안타깝다.

토레스는 버튼리스 디자인을 주 무기로 내세웠는데, 볼륨 조절과 같은 핵심 기능까지 모두 디스플레이로 넣어두었다. 화면의 상단을 쓸어내려 볼륨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단순하게 할 수 있는 기능인데 굳이 불필요한 동작이 추가된 느낌이라고 할까? 스티어링 휠이 볼륨키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볼륨의 조작이 급하게 필요할 때는 조절의 속도가 느린 편이라 답답한 면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불편함은 스포티지도 자유롭지 않다. 스포티지는 센터페시아에 스위처블 패널을 장착했는데, 이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많은 비판을 받는 요소다. 내비게이션과 메인 메뉴를 조절하는 기능과 공조 장치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나의 디스플레이에서 전환해가며 쓰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문제점은 온도를 조절하려고 다이얼을 돌리면 볼륨이 조절되거나, 볼륨을 조절하기 위해 다이얼을 돌리면 온도가 조절되어 버리는 등이다. 그러니까 사용자가 이 패널이 지금 어떤 기능을 취하고 있는지 기억해두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동작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의도하지 않은 작동에 놀라 허둥지둥하게 되는 것은 당연히 안전 운전에도 방해가 된다. 또한 내비게이션 메뉴 상태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공조 장치 메뉴로 전환되는데 이 역시도 그다지 친절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이러한 인터페이스의 핵심은 얼마나 명확하고 단순하게 기능을 파악하고 사용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특히 이러한 대중적인 모델에서는 그러한 요소가 더욱 요구된다. 누구나 사용하기 쉽고 편할수록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데, 두 모델 모두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 물론 누군가에겐 이러한 점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으며, 적응하고 난 뒤에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을 요소일 수도 있다.

나머지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전체적인 옵션은 비슷한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부 옵션에서는 스포티지가 근소하게 더 마련되어 있는데, 조수석 워크인 시트가 대표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다. 2열의 공간은 토레스가 우위에 있다. 그 이유는 광활한 헤드룸 덕분이다. 주먹 두 개를 넣고도 머리 위의 공간이 여유롭다. 레그룸은 두 차가 비슷한 수준이다. 트렁크 공간 역시 마찬가지. 가로와 세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지 않지만, 높이는 토레스가 더 여유롭다.
인테리어의 결론을 내리자면, 스포티지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앞서 말한 단점을 제외하더라도, 전체적인 소재의 질감이나 UI의 완성도, 편리성 등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토레스 역시 인테리어 디자인이 예쁘고, 쾌적한 수준의 공간감을 지니고 있지만, 그 이상의 매력을 찾기 어려웠다.
PERFORMANCE
마지막으로 두 차의 퍼포먼스를 비교해보자. 두 차의 목적을 생각했을 때 스포츠 드라이빙과는 거리가 무척 멀다. 또한 파워트레인과 구동 방식이 다르기에 직접적인 달리기 능력을 비교하는 것 역시 큰 의미는 없을 듯하다. 토레스는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28.6kg∙m이며 네 바퀴를 굴린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했다. 합산 최고출력은 230마력, 합산 최대토크는 35.7kg∙m로 앞바퀴를 굴린다.

중요하게 비교해본 것은 두 차의 승차감이다. 따라서 뒷좌석에 앉아서 느낌을 비교해 보았다. 먼저 스포티지는 도로의 잔진동이 꽤 많이 느껴졌다. 특히 방석을 따라서 노면의 형태가 읽힐 정도다. 사이드월이 두툼한 18인치 휠을 장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향이 느껴지는 것은 의외였다. 반대로 토레스는 노면의 잔진동을 깔끔하게 거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구간을 달리면서 가족들이 일상적인 용도로 타면서 승차감에 더 만족할 쪽은 토레스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러한 양상은 약간 거친 도로에 갔을 때 달라진다. 임도 주행이 시작되면 토레스의 거친 충격에 놀랄지도 모르겠다. 특히 20인치 휠이 이러한 양상을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판단된다. 꽤 큰 돌을 밟거나 요철을 지나면 제법 큰 충격이 실내로 전달된다. 생김새와는 다르게 오프로드에서 내비치는 불편한 감각은 아쉬움이 남는다. 같은 맥락으로 스포티지가 이러한 구간에서 충격을 상당히 잘 거르고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두 차가 생김새와 다른 승차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정숙성은 두 차 모두 비슷한 편이다. 스포티지가 하이브리드임을 고려하더라도 두 차 모두 파워트레인의 소음은 놀랍도록 잘 차단했다. 다만 토레스는 생김새의 특성 때문인지 풍절음이 조금 일찍 들리기 시작한다. 이는 1열과 2열 모두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토레스는 A필러와 C필러 부근에서의 풍절음이 더 크게 들렸다. 하부 소음 역시 마찬가지. 토레스의 하부에서 불편한 소리가 조금 더 많이 들린다. 전체적인 만족도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일대일 성능 비교는 자제하더라도, 한 가지의 기준을 두고서는 비교해볼 수 있는데, 운전자의 의도대로 얼마나 따라주냐는 것이다. 의도하지 않은 움직임과 그로 인한 불쾌감을 잘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포티지가 이러한 영역을 더욱 잘 만족시킨다. 특히 토레스의 점수가 깎이는 것은 6단 자동 변속기의 성향이다. 추월 가속을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한 박자가 훨씬 지난 뒤에 기어를 내리고 속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점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적어도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더 마음에 든다. 고속 안정감 역시 근소하게 스포티지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 속력을 높인 상태에서 요철을 밟았을 때 토레스의 허둥대는 모습과 무척 비교된다.
CONCLUSION
승자를 가리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취향에 따라 어느 차를 사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토레스가 전체적으로 근소하게 모자란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비슷한 옵션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표를 생각하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멋진 디자인이 한몫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은 관점의 차이다. 만약 자동차를 단순히 이동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토레스 쪽이 더욱 구미가 당기겠지만, 이동 수단 그 이상의 무언가를 원한다면 스포티지 쪽의 만족도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마음먹고 만든 토레스인 것은 맞지만 미묘하게 아쉬운 완성도는 일종의 옥에 티라고 말할 수 있다.
 
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SSANGYONG TORRES
길이×너비×높이  4700×1890×1720mm  |  휠베이스 2680mm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497cc  |  최고출력  170ps
최대토크  28.6kg·m  |  변속기  6단 자동  |  구동방식  AWD
복합연비  10.2km/ℓ  |  가격  3585만원(시승차)

SPECIFICATION
KIA SPORTAGE HYBRID
길이×너비×높이  4660×1865×1665mm  |  휠베이스 2755mm
엔진형식  I4 터보 + 전기모터, 가솔린  |  배기량  1598cc  |  최고출력  180ps
최대토크  27.0kg·m  |  변속기  6단 자동  |  구동방식  FWD
복합연비  16.7km/ℓ  |  가격  4093만원(시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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