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빌더

  • 기사입력 2017.09.07 16:16
  • 최종수정 2020.09.01 21:02
  • 기자명 모터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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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브랜드의 모델을 이용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탈바꿈시키는 이들을 코치빌더(COACH-BUILDER)라 부른다. 엄청나게 무시무시하다. 일반 튜닝업체들이 범퍼나 보닛 정도를 교체하는 수준이라면 코치빌더는 심지어 파워트레인까지 흔적도 없이 싹 갈아치운다.

이는 완성차 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협력을 통해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한다. 콧대 높은 페라리가 피닌파리나(PININFARINA)에게 디자인 개발을 맡기는 맥락처럼 말이다. 자, 이제는 12개의 코치빌더가 만드는 특별한 차를 만나보자.

글 | 손권율

W모터스

라이칸 하이퍼스포트(LYKAN HYPERSPORT)

왕자님 아니랄까 봐 손도 참 많이 간다. UAE의 코치빌더 W모터스가 하이퍼카를 만들었다. 전적으로 외계인의 손을 빌렸다. 포르쉐가 자신들의 전문 튜너, RUF까지 끌고 와 보닛 안쪽까지 신경 썼다. 6기통 수평대향 3.7ℓ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770마력과 최대토크 98.0kg·m의 괴력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2.8초에 주파한다.

몸값은 약 38억원이고 연간 7대만 한정 돼 있는 고귀한 신분이다. 덤으로 2억짜리 시계를 프런트 램프를 다이아몬드와 티타늄으로 코팅했을 때부터 알아봐야 했다.

젠보(ZENVO)

TS1 GT

자동차 업계에서 변방국으로 취급받는 덴마크가 단단히 뿔났다. 10번째 생일을 맞이했는데도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다. 슬픈 젠보(ZENVO)는 홧김에 자동차 하나를 만든다.

카본 파이버와 알루미늄을 섞은 모노코크 보디에 V8 5.8 ℓ 트윈 슈퍼차저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180마력, 최대토크 112.2kg·m이라는 광적인 힘을 내는 TS1 GT다. 단, 2.8초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특히, 자동 7단 변속기는 F1 머신에 가까웠다. 변속이 초당 40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이 정도면 다음 생일에는 축하 인파가 몰려올 듯하다.

아폴로(APOLLO)

애로우(ARROW)

아폴로가 이름에서 굼퍼트(Gumpert)를 빼버렸다. 새로운 주인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독일어로 반갑다고 얘기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높으신 분은 대륙에서 건너온 그대였다. 허나 스피드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통했다.

6기통 수평대향 4.0ℓ 트윈터보 엔진을 사용해 최고출력 1000마력과 최대토크 102kg·m의 힘을 가진 애로우(ARROW)를 만들었다. 몸무게도 1300kg뿐, 가벼우니 마의 3초의 벽을 허물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2.9초 걸린다. 전 주인을 피하니, 준수한 외모도 가지게 됐다.

헤네시(HENESSEY)

베놈(VENOM) GT

영접할 기회가 없으니, 대부분의 대중은 헤네시(HENESSEY)를 양조장으로 착각한다.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단단히 고치길 바라며 쉐보레 전문 튜너가 만든 하이퍼카, 베놈 GT의 제원을 설명한다. V8 7.0ℓ 트윈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1244마력과 최대토크 160.1kg·m의 힘을 가졌다.

최대토크가 일반적인 국산 중형차 최고출력 수치랑 같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2.7초면 충분하고 최고속도가 무려 시속 435km다. 트렁크를 뚫고 나온 2개의 파이프는 분명 대단한 소리를 연주할 것이다.

파가니(PAGANI)

존다(ZONDA) 760RS

가끔은 단종된 모델이 그립기도 할 것이다. 하이퍼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원오프(One-off)카는 대부호들의 이러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등장했다. 돈 내고 주문하면 완성차 업체와 다르게 당시 모습 그대로 재현해서 만든다.

이 중 파가니의 존다 760RS는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는 모델이다. 후면부에 달린 강력한 한 발을 본다면 그럴 만도 하다. 공도에서 최고출력 760마력을 원형 머플러를 통해 쏟아 낼 수만 있다면, 광대라도 좋다.

피스커(FISKER)

이모션(EMOTION)

“테슬라, 너만 아이언 맨이냐? 나도 토니 스타크다”라 말하고 싶은 전기자동차 만드는 미국의 코치빌더, 피스커(FISKER)는 9분 충전으로 2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이모션을 공개했다.

설립자이자 개발 총괄을 맡은 헨리 피스커(HENRY FISKER)의 손길이 닿아, 과거 그가 디자인한 BMW Z8과 애스턴 마틴 DB9과 버금가는 유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이모션은 총 주행거리 643km를 목표로 올해 말 출시 예정이다. 테슬라를 견제할 수 있는 브랜드의 탄생 예고인지, 허풍인지는 지켜보자.

미쓰오카(MITSUOKA)

히미코(HIMIKO)

코치빌더는 차체를 보다 전문적으로 변화시킨다. 본연의 성격을 잃어버리게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자동차로 개조한다. 일본 수제 클래식카 제작소, 미쓰오카(MITSUOKA)는 코치빌더의 본질적인 의미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다.

이에 고풍스러운 자태를 풍기는 하드톱 로드스터 히미코의 기반을 전혀 알 수 없다. 파워트레인으로 4기통 2.0ℓ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62마력과 최대토크 19.3kg·m의 아기자기한 힘을 가졌다. 연간 35대만 주문 생산하지만, 5000만원에 육박하는 비싼 몸값으로 인해 생산량에는 상관없어 보인다.

케이터햄(CATERHAM)

세븐(SEVEN) 620S

세븐 620S는 영국 수제 키트카 제작사, 케이터햄의 최상위 모델이자 도로 주행에 더욱 적합해진 자동차다. 포드에서 빌려온 4기통 2.0ℓ 슈퍼차저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310마력, 최대토크 22.3kg·m를 발휘한다.

5단 수동변속기와 545kg의 차체 덕분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은 3.4초로 슈퍼카와 버금간다. 또한, 최고속도는 시속 234km다. 케이터햄은 로터스 창업주 콜린 채프먼의 회사인 만큼 운전이 재밌는 자동차만 만드는 듯하다.

켄 오쿠야마(KEN OKUYAMA)

코드9 스파이더(KODE9 SPYDER)

한낱 동양 아저씨라고 무시하면 큰코다친다. 켄 오쿠야마(KEN OKUYAMA)는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인 회사, 피닌파리나의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해 엔초 페라리 디자인을 총괄한 거물이다. 당시 그는 페라리 최초로 버터플라이 도어를 적용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코드 9 스파이더(KODE9 SPYDER)는 로터스 엘리스를 기반으로 만든 켄 오쿠야마의 소형 미드십 스파이더다. 이 차는 엘리스의 파워트레인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디자인으로 커진 차체가 인상적이다. 세월이 지나도 그의 손길이 닿은 외관은 역시나 독특하다.

피닌파리나(PININFARINA)

페라리 458 세르지오 스페치알레(FERRARI 458 SERGIO SPECIALE)

 

2012년, 향년 85세의 나이로 타계한 세르지오 피닌파리나 명예 회장을 추모하기 위해, 페라리와 함께 ‘458 세르지오’를 만든다. 피닌파리나의 손길이 닿아 458의 향취가 느껴지지 않는다. 레드와 다크 그레이의 투톤 스타일이라 다른 페라리와는 확실히 구별된다.

허나 전체적인 보디 라인은 비슷했다. 내부 디자인 역시 일부 소재나 시트만 달라졌을 뿐 크게 변경되지 않았다. 458 스파이더를 기반으로 만들어 파워트레인도 역시 변화가 없었다. 상징적인 페라리, 458 세르지오는 세계에 6대 뿐이다.

자카토(ZAGATO)

애스턴 마틴 뱅퀴시 자가토 슈팅 브레이크 스피드스터(ASTON MARTIN VANQUISH ZAGATO SHOOTING BREAK SPEEDSTER)

이탈리아의 자가토와 영국의 애스턴 마틴이 손을 잡았다. 국경을 넘은 아름다운 화합이다. 뱅퀴시 S를 베이스로 만들어 엔진도 V12 6.0ℓ 가 그대로 사용됐다. 최고출력 592마력과 최대토크 64.2kg·m의 힘은 ZF 8단 자동변속기가 네 바퀴에 전달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를 단 3.5초 만에 이끈다.

자가토 모델 특유의 앞뒤 동그란 라이트를 필두로 인상은 더욱 강하게 바뀌었다. 특히, 자카토는 한정판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파격적인 스타일도 잊지 않고 심었다. 리어 디자인이 더욱 강력해진 뱅퀴시 자카토 슈팅 브레이크다.

투어링 슈퍼레제라(TOURING SUPERLEGGERA)

벤틀리 플라잉 스타(BENTLEY FLYING STAR)

2010년에 독특한 차가 탄생한다. 투어링과 벤틀리가 힘을 합쳐 컨티넨탈 GTC의 뚜껑을 덮어 3도어 왜건, 벤틀리 플라잉 스타를 만들었다. 그 때문에 꽤 넉넉한 뒷좌석도 생겼다. 또한, 우드로 장식한 트렁크도 마련해 실용성도 나쁘지 않다.

엔진은 기존과 같이 W12 6.0ℓ 트윈터보를 사용해 최고출력 560마력 최대토크 81.5kg·m를 가졌다. 안락한 슈퍼 왜건으로 재탄생한 플라잉 스타의 정체성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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