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유려한 전기 세단이다! 현대 아이오닉 6

  • 기사입력 2022.09.22 10:57
  • 기자명 모터매거진

전기차 시대에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현대차에서 드디어 전기 세단, 아이오닉 6가 등장했다. 과연

이 차는 전기차의 영광을 이을 수 있을까?

이러니저러니 해도 현대 아이오닉 5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자동차가

되었다. 북미에서도 유럽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으며, 다양한

상을 휩쓸고 있다. 심지어 수입차에게 잔인하다는 일본 시장에도 진출,

일본의 자동차 전문 저널리스트들에게도 찬사를 받고 있으며 어느 정도 판매 성적도 내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는 다음 전기차를 쉽게 만들 수 있을까? 아마도 부담이 꽤 클 것이다. 적어도 아이오닉 5의 찬사를 잇는 전기차를 만들어야 하니 말이다.

해치백을 크게 키운 것 같은 형태로 전기차 시장을 휩쓴 현대가 그 다음 타자로 선택한 것은 바로 세단이다. 디자인만 멋져서는 안 되며, 그에 어울리는 성능과 연비(?)를 지녀야 한다. 세단인 만큼 가족을 생각하는 승차감도 필수다. 그 모든 것을 담아서 만든 것이 바로 현대 아이오닉 6다. 그래서 이 차는 많은 부분이 처음 보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 과연

현대는 아이오닉 6를 통해 전기차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세단? 4도어 쿠페?

현대는 아이오닉 6의 디자인을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라고 말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조금 거창한데,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유선형

전기차 디자인’이다. 1930년대에 탈것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공기저항을 극복하기 위해 유선형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시대를 기리는 것이다. 아이오닉 6의 디자이너는 ‘노먼

벨 게디스(Norman Bel Geddes)’를 무척 존경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이오닉 6는 유선형의 매끈한 차체를 가졌다. 측면에서 그 형태를 보면, A 필러부터 트렁크 리드 끝까지 이어지는

C 필러의 라인이 하나의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차체가 길다. 무려 4855mm나 되는데,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아이오닉 5의 길이가 4635mm이니 한 눈에 차이가 보일 것이다. 대신 휠베이스는 50mm 짧아져서 2950mm다. 실용성이

아닌, 유려한 라인과 우아한 자세를 갖기 위한 선택이다.

명확히 나누어진 세 개의 구역을 갖고 있으니 세단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 디자인을 보면 세단보다는 4도어 쿠페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현대

스포츠카의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어쩌면 ‘투스카니’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헤드램프의 형태가 투스카니의 그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페이스리프트 후의 뾰족한 형태 말이다. 만약

투스카니가 현대적인 형태의 4도어 쿠페로 다시 태어난다면, 아이오닉

6의 모습이지 않을까 한다.

뒷모습은 콘셉트카 ‘프로페시’의

모습을 물려받았기에 주목도가 높다. 아쉽게도 모든 부분을 물려받지는 못했지만, 뒤 끝부분을 가로로 길게 장식하는 테일램프가 인상적이다. 그 위에

있는 거대한 리어윙도 LED를 품고 있는데, 적어도 밤에

브레이크 램프를 보지 못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뒤 범퍼 하단이 모두 디퓨저의 형태로 다듬어졌는데, 아마도 공기 역학을 최대로 고려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범퍼 한가운데

있는 번호판이 앙증맞다.

‘인사이드 아웃’을 테마로

해 코쿤(Cocoon) 형태로 다듬은 실내는 유려하면서도 넓다. 먼저

놀라게 되는 것이 바로 대시보드 양 끝에 비행기 날개 끝단 윙렛(winglet) 형상을 품은 디지털

사이드 미러다. 아이오닉 5에 사용된 미러보다 더 자연스러운

형태로 실내에 녹아들면서, 시선 이동도 자연스럽다. 계기판을

보다가 그대로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기만 하면 된다. 스티어링 휠에 있는 4개의 픽셀은 주행 모드를 바꿀 때 색상이 변한다.

도어에서는 손잡이와 스피커를 제외한 버튼들이 모두 사라졌다. 사이드미러

조작과 주차 브레이크를 포함한 기능은 대시보드 왼쪽 하단으로, 창문 조작과 도어 잠금 버튼을 비롯한

기능은 센터 콘솔로 이동했다. 그만큼 도어를 깔끔하게 다듬었고, 그

덕분에 위 아래로 각각 색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아름답게 빛난다. 도어를 크게

장식하는 보스 스피커는 꽤 좋은 음색을 내는데, 전기차에 잘 어울린다.

시트가 꽤 편하다. 일반 시트 대비 약 30% 얇은 전기차 전용 슬림 디자인 시트라고 하는데, 몸에 배기는

부분이 없다. 게다가 실내가 꽤 넓기 때문에, 넉넉함이 느껴진다. 1열 좌석을 뒤로 꽤 밀어도 2열에서 다리를 자유롭게 놓을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2열 좌석의 머리 공간이다. 특유의 디자인 때문인지 필자의 경우 정자세로 앉으면 머리가 여지없이 천정에 닿는다. 트렁크 공간은 깊지는 않지만 꽤 넓어서 물품을 자유자재로 적재할 수 있다.

안락한 승차감을 만들다

이번에 시승하는 아이오닉 6는 롱 레인지 4륜 구동 모델로, 최고출력 325마력을

발휘하며 1회 충전 시 420km를 주행한다. 20인치 휠에 피렐리 P제로 타이어를 신고 있으니 마음껏 달려보고

싶지만, 이번에는 주행 본능을 억제하면서 좋은 연비, 아니

전비를 기록해보기로 결정했다. 단지 주행 본능을 억제하기는 조금 힘들었는데, 주행 중에 질주 본능을 자극하는 특유의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용 가상 사운드인데, 필요가 없다면 끌 수 있다.

전기차의 가속 감각에 대해서 말하자면, 브랜드는 달라도 대부분의 모델이

동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마도 모터 특유의 높은 토크로 인해 발진이 빠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서 급가속을 즐긴다면, 그렇게 느낄

수 있다. 급가속이 아니라 페달을 전체의 반 정도 혹은 1/3 정도

밟으면서 가속하면, 가속 감각이 브랜드마다 달라진다. 아이오닉

6의 경우에는, 차체 크기보다 살짝 높은 출력이 느껴진다. 아마도 4륜 구동 모델이라 그럴 것이다.

가속 능력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승차감이다. 아이오닉 5도 꽤 부드러운 승차감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오닉 6는 그 이상의 부드러움을 지향한다. 도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완만한

굴곡 또는 요철에서는 충격을 부드러운 상하 운동으로 흘려버린다. 그런 부드러움이라면 코너를 도는 면에서

손해를 볼 법도 한데, 코너도 부드럽게 그러면서 빠르게 돌고 탈출한다.

좌우로 연속되는 코너를 통과해도 차체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

운전석 승차감이 좋은 것이야 당연할지도 모르는데, 뒷좌석 승차감도

운전석 못지않게 좋다. 게다가 공간도 넉넉하니 승차감을 더 좋게 느끼게 된다. 단, 고속 주행에서 날카로운 요철을 만나면 뒷좌석 승차감이 조금

흐트러진다. 충격을 흘리기 위해 위 아래로 부드럽게 움직이다 보니 생각보다 상하로 움직이는 폭이 넓고

그 진동이 조금 오래 간다. 그래도 이 정도라면 운전자가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주행에서 탑승객의 불만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전비는 과연 어떻게 나왔을까? 총 100km가 넘는 거리를 주행하면서 가속에 조금 신경을 쓰긴 했으나 특별히 연비 운전을 하지는 않았다. 날씨가 살짝 덥게 느껴져서 에어컨을 켰고, 운전석 통풍 시트도 작동시켰다. 공인 전비는 4.8km/kWh. 그렇다면 실제로 기록한 전비는 과연

어떨까? 놀랍게도 6.0km/kWh를 기록했다. 아마 날이 좋아서 에어컨을 끄고 주행했다면, 더 좋은 전비를 기록하지

않았을까 한다.

아이오닉 6는 현대차의 전기차 제작 기술이 물이 올랐음을 보여주는

자동차다. 비루한 실력의 운전자도 높은 전비를 기록할 수 있는 절약 성능, 그리고 편안한 승차감은 가족과 함께 다녀야 하는 대다수의 운전자들에게 통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시선을 사로잡는 유려한 스타일은 덤이다. 그러한 매력들을 한 눈에

알아본 이들이 많아서인지, 사전 계약 하루만에 3만 7천대가 넘는 계약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제 남은 것은 그 매력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일이다.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_HYUNDAI IONIQ 6 LONG RANGE

AWD

길이×너비×높이 

4855×1880×1495mm  |  휠베이스  2950mm

엔진형식 

전기모터 

|  최고출력  325ps 

|  최대토크  61.7kg·m 

|  구동방식  AWD

주행거리(복합)  420km 

|  배터리 용량   77.4kWh 

|  공차중량  2055kg

복합연비(전비)  4.8km/kWh 

|  가격  676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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