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의 주목할 만한 플랫폼

  • 기사입력 2022.09.21 17:00
  • 기자명 모터매거진

자동차 세계에서 전기차의 바람이 거세다. 지금은 전쟁과 부품 및 원료

수급 문제로 인해 약간 주춤한 상태이지만, 탄소 중립을 위하여 전기차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2030년

즈음을 기준으로 엔진을 폐지하고 전기차로 가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물론 대형 상용차 부문에서는 수소가

우위에 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기본적으로는 3가지 제조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기존의 엔진 자동차에 약간의 수정을

가해 전기차를 만드는 방법이다. 폭스바겐이 골프 전기차를 만들 때 사용했다. 두 번째는 엔진과 전기차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하이브리드와 PHEV, 전기차를 모두 만들었던 현대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 니로 시리즈가 있다.

마지막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앞으로 10년

혹은 15년을 바라보고 라인업을 전기차로 채울 예정을 갖고 있다. 그

많은 자동차를 모두 전기차로 바꾸려면 유연한 전용 플랫폼이 있는 게 유리하다.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폭스바겐, 아우디, 세아트 등에 모두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것도 공통 전기차

플랫폼인 MEB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각 제조사의

전기차 플랫폼을 알아보고자 한다.

BMW – 미래의 전용 플랫폼

BMW는 전기 SUV, iX를

통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선보였다. 그런데 이 플랫폼은 일회성이다.

그래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기차 플랫폼이라고 하면 CLAR(후륜구동 및 사륜구동용)와 FAAR(전륜구동용)을

언급해야 한다. 전용 플랫폼이 아니라 ‘하이브리드 플랫폼’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한 라인에서 생산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아마도 2025년 즈음에

본격적으로 발표될 것이며, 그 때 미니도 전용 플랫폼을 받게 될 것이다.

포드 – GE1 플랫폼

포드에서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은 현재로써는 단 한 대, 머스탱

마하 E다. ‘포드 글로벌 일렉트릭파이드 1 플랫폼’을 줄여서 GE1이라고

부르는데, 이전에 이스케이프에 사용하던 C2 플랫폼에 변형을

가해 만든 것이다. 후륜구동 및 사륜구동으로 만들 수 있으며, 대용량

배터리를 품는다. 사실 포드는 머스탱 마하 E 보다 픽업트럭인

F150의 전기차 버전이 더 많이 팔리기 때문에, 그쪽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은 모양새다.

GM – 얼티엄 플랫폼

GM은 ‘얼티엄 배터리’를 사용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얼티엄 플랫폼’을 갖고 있다. 이 플랫폼으로 캐딜락 리릭과 셀레스틱을 만들고, 쉐보레 이쿼녹스와 블레이저의 전기차 버전도 만들 예정이다. 이 플랫폼에서

지상고를 높인 버전은 BT1이라고 부르는데, 현재 이것으로

험머 EV를 만들고 있다. 등장을 예고한 쉐보레 실버라도

전기차 버전도 이 플랫폼을 사용한다. 볼트 EV를 만들면서

사용했던 기존 BEV2 플랫폼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혼다 – 얼티엄 플랫폼

혼다 역시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갖고 있으며, 그걸로 소형 전기차인

혼다 e를 만들었지만, 대중화에는 약간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 플랫폼은 대형 자동차를 만들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혼다는

GM과 손을 잡고 얼티엄 플랫폼을 공급받기로 결정했다.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선택이다. 대신 GM은 혼다로부터 수소를

기반으로 한 연료전지 기술을 받는다. 혼다는 얼마 전 판매 가격 2천엔

정도의 경형 전기 상용차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현대 – E-GMP 플랫폼

현대는 아이오닉 시리즈를 통해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시험했고, 이후 전기차에 집중하기로 결정하고 E-GMP 플랫폼을 개발했다.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와 협업한 기술이 담겨 있으며,

E-GMP를 사용한 아이오닉 5는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800볼트 고속 충전을 지원하면서 V2L 기술로 전기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편, 상용차는 전혀 다른 플랫폼을

사용할 예정인데, 이 플랫폼은 영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어라이벌’과 협업해 개발하고 있다.

벤츠 – EVA 플랫폼

벤츠는 하이브리드 플랫폼인 MEA를 통해 전기차에 본격적으로 도전했다. EQC가 먼저 등장했고, 그 뒤에 EQA와 EQB가 등장했다. 한편, EQS와 EQE는 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VA를 사용한다. 벤츠의 대형 전기차 및 SUV를 위한 플랫폼이다. 앞으로는 벤츠의 소형 전기차도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게 되며, 이 플랫폼의 이름은 MMA가 된다. 벤츠 역시 발 빠른 전동화를 선언한 만큼, 전용 플랫폼을 이용한

개발은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르노, 닛산 – CMF EV

일찍이 대량 양산 전기차인 ‘리프’를

통해 전동화에 발을 들인 닛산이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결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전기차 행보에 발을 건 것이 바로 ‘아리아(Ariya)’이며, 여기에 CMF-EV

플랫폼을 사용한다. 이 플랫폼은 르노도 같이 사용하며, 메간

전기차를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 한편, 닛산은 전기

경차 ‘사쿠라’도 만들었는데, 이 차는 기존 경차 플랫폼에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탑재한다.

테슬라 – 전용 플랫폼

테슬라의 플랫폼은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을 테니 제외하고 싶지만, 간단히

이야기하면 모델 S와 모델 3를 구성하는 플랫폼에 약간 차이가

있다. 모델 S는 풀 사이즈 플랫폼을 사용하고 모델 3는 소형 플랫폼을 사용한다. 모델 Y도

모델 3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며, 부품의 75%를 모델 3와 공유한다. 한편, 테슬라는 새로운 4680 배터리에 역량을 걸고 있으며, 이를 새로운 탄소섬유 틀과 결합해 전기차를 더 가볍게 만들 계획이다.

토요타, 스바루 – e-TNGA

토요타와 스바루가 공동 개발한 전기라 플랫폼으로, 가변 요소를 대량

적용한 모듈형 플랫폼이다. 토요타 Bz4X와 스바루 솔테라에

사용하는데, 바퀴가 이탈하는 문제가 있어 현재 판매를 중단한 채 리콜에 돌입한 상태이다. 쉽게 해결될 문제로 보이지 않기에 한동안 토요타의 신형 전기차를 만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토요타는 좀 더 가벼운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역량을 걸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 – MEB

폭스바겐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끄는 중요한 플랫폼이 바로 MEB다. 폭스바겐 ID.4도 아우디 Q4

e-트론도 이 플랫폼을 사용한다. MEB는 전기 자동차의 엔지니어링과 생산의 최적화를 지향한다. 차축부터 동력계, 휠베이스, 무게

배분에 이르기까지 전기차에 최적화된 설계로 주행거리와 운동성, 효율성 간에 이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배터리 하우징 및 휠베이스를 간단히 재구성할 수 있어 소형차부터 SUV, 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기차 모델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와 함께 넉넉한 실내공간과 긴 주행거리에 초점을 둔 콤팩트한 사이즈의 전기모터가 MEB의 리어 액슬을 구동하며, 균형 잡힌 무게 배분이 뛰어난 주행감을

선사한다. 프론트 액슬에 전기모터를 추가로 탑재해 사륜구동 시스템으로도 설계할 수 있다. 또한 바디와 섀시가 분리되어 있어 브랜드 간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해치지 않으면서 다양한 모델에 적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유연성 덕분에 고객 및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맞춤화가 가능하다.

폭스바겐 그룹의 또 다른 고성능 전기차 플랫폼, J1 플랫폼은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를 통해 두각을 나타냈다. 이에 더해 또 다른 프리미엄 전기차 플랫폼인 PPE(Premium Platform Electric) 기반의 전기차 모델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폭스바겐그룹은 2026년, 미래

기술을 확장형 시스템 플랫폼(Scalable Systems Platform, SSP)에 구현할 계획이다. SSP는 MEB와 PPE의

뒤를 잇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자 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플랫폼이다.

볼보, 폴스타 – CMA

아직 볼보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등장하지 않았다. 아마도 내년

혹은 내후년에 등장하게 될 XC90 풀체인지 모델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대신 현재 사용하고 있는 CMA 플랫폼이 엔진은 물론 전기 모터와

배터리도 품을 수 있다. 볼보 XC40 리차지와 폴스타 2가 이 플랫폼을 사용하며, 조만간 르노코리아도 이 플랫폼을 받아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기차 모델을 만들게 된다. 르노코리아가 중국 지리자동차와 손을 잡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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