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를 먼저 만나고 만든다, 현대차그룹 UX 테크데이 2022

  • 기사입력 2022.09.18 17:36
  • 기자명 모터매거진

미래의 모빌리티는 명확한 목적을 가져야만 한다. 그렇다면 그 형태나

구성은 어떻게 될까? 그 미래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미래를 생각해보자. 어쨌든 미래는 전기차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형태는 어떤 것일까? 승용차는? 상용차는?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가 등장한다는데 어떤 것일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만약 자동차를 개발하는 입장에 서 있다면? 고객들이

미래에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이며, PBV를 통해 어떤 삶을 얻고 싶어하지 알고 싶을 것이다. 어쩌면 만들어서 판매하는 자동차에 따라 삶이 정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PBV에 다수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뛰어들고 있으며, 현대차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기아 레이와 니로를 기반으로 PBV를 만들어 출시하고 있지만, 미래의 PBV는 조금 더 명확한 목적을 가진 실용적인 공간을 갖춰야 한다. 지금은

약 50%의 PBV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개최한 ‘UX 테크데이 2022’는 현대차그룹이 2025년 이후 출시할 PBV의 모습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 PBV를 만들 것인가

그 전에 UX에 대해서 살펴보자.

UX는 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의 줄임말이다. 그러니까 자동차의 UX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자동차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험이 녹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PBV의 목적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고, 그 직업에 맞는 PBV를 만든다면 아마 수십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어떤 직업을 타겟으로 할 것이며,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번에 예시로 든 것은 카헤일링 그리고 딜리버리(배달)에 사용하는 PBV다. 그

두 목적에 맞게 자동차를 사용하려면 먼저 공간을 명확하게 분할해야 한다. 당연히 빈 공간이 많을수록

좋겠지만, 무한히 만들 수는 없다. 그러니 구역을 확실히

나누고, 그 구역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부터 출발해야 한다. 아직

자율주행이 실현되지 않은 만큼, 운전자가 탑승해 운전하는 공간은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거기서부터 시작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 그리고 유틸리티 공간이 생겨난다.

이렇게 운전자 공간, 서비스 공간,

유틸리티 공간의 세 구역으로 나누어진 PBV안에 꼭 필요한 아이디어들을 채워간다. 탑승하는 승객의 수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승객 대신 대량의

화물을 운반한다면 어떤 식으로 공간을 변형시킬 수 있을지, 편안함과 공간 극대화 중에 어느 쪽을 우선시할

것인지도 논의한다. 그 과정에서 차체를 어떤 형태로 만들 것인지, 탑승은

편리하게 이루어지는지도 물론 검토한다.

아이디어를 정리했다면, 그 뒤는 실전이다. 먼저 만드는 것은 ‘스터디 벅’이다. 나무를 이용해 자동차의 대략적인 모습과 실내를 만들고, 그 실내를

어떻게 채울 것인지를 논의한다. 필요한 형태의 의자를 만들어 배치해보기도 하고, 탑승하는 승객과 형태를 고려한다. 때로는 승객이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탑승할 수도 있고,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일 수도 있다. 모든

승객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 그것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그 뒤는 ‘콘셉트 벅’이다. 나무에서 조금 더 구체화된 형태로 기술을 담는다. 그 뒤에는 기술이

실제로 구현된 ‘엔지니어링 벅’을 만든다. UX 시나리오를 구현하기 위한 차체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여기까지

오면 미래의 PBV가 어떻게 생겼는지 대략 짐작이 가능하다. 차량

내 공간을 검증하는 것은 물론 그 안에 적용된 신기술들도 모두 시험한다. 사용이 편하면서 승차감도 고려한

시트, 실내를 장식하는 조명 모듈 등 많은 것들이 여기서 구성된다.

실제로 경험한 ‘엔지니어링 벅’은

공항을 오가는 여행객을 실어 나르는 ‘공항 픽업용 PBV’를

콘셉트로 개발한 것이다. 여행객과 사업자 모두에게 최적화된 기술을 대거 반영한 것이 특징인데, 조수석 대신 캐리어 거치대를 마련했으며 트렁크 대신 탑승 공간을 뒤쪽까지 넓혀 최대 다섯 명이 넓은 실내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승객은 물론 교통 약자의 탑승 편의를 고려해 휠체어가 쉽게 출입할 수 있도록

개방 폭을 극대화한 도어 시스템 등을 탑재했다.

편의를 위한 새로운 기술들은 계속 개발되고 있다. 일례로 ‘엔지니어링 벅’ 안에는 새로 개발한 3열 시트가 있는데, 세 명이 나란히 앉을 경우 서로 어깨를 부딪히는

일이 많다. 그래서 세 명이 앉을 경우 가운데 있는 시트가 약간 앞으로 돌출될 수 있도록 조작해 어깨

부딪힘 없이 편안한 탑승이 가능하다. 만약 두 명만 탑승한다면, 가운데

시트의 등받이를 접어 팔걸이 및 테이블처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트의 재질도 일반 가죽이 아니라 실리콘에 가까운 가죽이다. PBV의

특성 상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니, 세척 등이 쉽도록 다듬은 것이다. 등받이나

시트 자체를 분리하는 것도 가능하고, 맨 뒤의 좌석은 지퍼를 달아 가죽을 벗기기 쉽도록 만들었다. 승객이 다 내린 것을 확인한 후 천정에서 자외선 램프를 조사해 객석을 소독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여행용 캐리어 등을 적재하는 공간이 따로 있는 만큼, 객석 공간에

대한 걱정은 없을 것 같다.

그 외에도 미래의 UX를 고려한 여러가지 시험 제작 제품들이 있었다. 현대모비스가 고도 자율주행 차량의 탑승객 편의성을 위해 재작한 ‘모드

변환 콕핏’이 대표적으로, 드라이브 모드와 오피스 모드, 릴랙스 모드 등 세 가지 모드에 따라 조명과 시트 각도, 디스플레이와

조작계 등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형태의 UX로 바뀐다.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탑승객의 자세를 감지해 의도를 알아채고 모드를 바꾸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현대트랜시스가 사용자별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제작한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교통약자를 위한 생체 신호

분석 기술, 유아를 동반한 가족 승객의 실내 공간 활용성 증대 기술 등 탑승객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실내 환경을 최적화한 10가지의 통합 시나리오 모드를 구현했다. 모드에 맞춰 시트가 움직이는 것은 물론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통풍 기술과 마사지 기술 그리고 개인화된 사운드

기술도 인상적이었다.

현대차그룹의 PBV UX는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Humanistic(사람), High-Tech(첨단 기술), Harmony(조화)의 세 가지 원칙을 기본으로 HUX(Holistic User Experience, 총체적 사용자 경험)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에서 고객의 더 나은 경험을 위한 차체 기술을 더한다. 그 개발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으며 개발 중인 것들을 직접 경험하고 나니, 미래의

PBV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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