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승차감 뽐낸 소형 전기 SUV, 렉서스 UX 300e

  • 기사입력 2022.09.12 13:28
  • 최종수정 2023.04.10 14:29
  • 기자명 모터매거진

UX300eUX 300e는 렉서스가 처음 출시한 전기차다. 불만투성이의 예민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여기저기 허점이 많지만, 무엇보다도 렉서스 고유의 편안한 승차감만은 칭찬을 아낄 수 없다.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토요타는 이미 1925년부터 배터리 기술을 단련해온 자동차업체다. 토요타는 1968년부터 하이브리드카의 개념을 준비해왔고 1997년에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양산했다.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카와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더 많은 공을 들여서 그렇지, 배터리, 전기모터, 파워컨트롤 유닛 등 전동화 핵심 관련 기술의 내재화는 남다른 수준에 올라 있다.

이들의 전동화 전략은 단순하다. 배터리, 전기모터, 파워컨트롤 유닛, 세 가지 전동화 핵심 부품을 공유하면서 내연기관과 전기모터 시스템이 결합한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외부에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장치를 추가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더하거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빼내고 전기모터의 출력을 높이고 플러그인 시스템만 더해 전기차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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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진출이 늦은 렉서스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플러그인 기술을 더해 NX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지난 6월 출시하며 전동화 모델의 선택지를 높였다. 그와 함께 최초의 전기차인 렉서스 UX 300e를 선보였다.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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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그림찾기
렉서스 SUV 라인업의 막내지만, 고유의 거대한 날 선 스핀들 그릴과 매서운 눈매의 트리플 LED 헤드램프 디자인은 강인한 인상과 함께 실제보다 커 보이는 착시 현상을 준다. 유려한 지붕 선과 높은 벨트 라인은 작아도 우아하고 고급스러울 수 있다고 어깨를 으쓱 올려 자랑하는 듯하다. 레이싱카의 리어 스포일러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리어 램프 디자인은 언제 봐도 매력적이다. 눈으로 보기에도 멋스럽지만, 공기저항을 줄이는 데도 한몫한다.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고려한 세부적인 디자인 요소는 얄미울 정도로 멋스럽다. 5 스포크 형태의 전기차 전용 18인치 다이아몬드 컷팅 알로이 휠과 측면 뒷문 하단에 일렉트릭 배지를 달고 있는 것 이외에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혀 달라진 게 없는 외모다.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인테리어 디자인도 큰 변화가 없다. 운전석에 앉아서 요즘 추세에 맞지 않게 앙증맞은 크기의 모니터를 바라보니 이상할 만큼 고전미(?)가 느껴진다. 다기(茶器)에 차를 우려 마시는 전통찻집의 뻔한 인테리어를 보는 느낌이랄까?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을 염두에 두고 탄생한 브랜드란 걸 잊을 만큼이나 예스럽다. 너무 다를 바 없어서 전기차인지 구별이 안 된다.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하물며 7인치 디지털 계기반에 배터리 충전 상태를 보여주는 게이지마저 기존 연료 잔량을 보여주는 게이지 그대로다. 참 친근하다. 시프트 바이 와이어 방식의 천연가죽 시프트 레버 아래 EV 모드 스위치가 사라진 정도가 변화의 전부다. 그래도 센터페시아가 운전석 쪽으로 틀어져 있는 운전자 중심의 디자인 콘셉트는 운전하기에 편안하다. 무엇보다 적당한 높이에 사방을 주시하기 좋은 시트 포지션이 맘에 든다. 체중을 고루 분산시켜주는 엉덩이 방석의 쿠션과 허리 지지대 등 인체공학적 시트 디자인도 흡족하다.

인테리어 디자인에 큰 변화는 없지만, 전기차로 제작하면서 공간적인 면에서 이점이 생겼다. 차체 길이와 휠베이스는 그대로지만, 실내 높이가 5mm 높아졌고 앞 시트와 뒷좌석 사이의 공간이 약 7.5mm 넓어졌다. 뒷좌석의 시트 포지션도 16mm 높였다. 게다가 뒷좌석 아래와 트렁크 공간을 차지하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배터리가 차체 바닥으로 이동하면서 트렁크 적재 공간이 41ℓ 늘어난 305ℓ로 커졌다. 두꺼운 내장 지방을 줄여 알차게 공간까지 확보한 셈이다.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스릴보다 안정성 돋보여
2019년 11월 중국 시장에서 렉서스는 첫 전기차 UX 300e를 먼저 선보였고, 1년 반이 지난 후 국내에 출시했다. TNGA GA-C(Global Architecture-Compact)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UX 300e는 UX 라인업의 파생 모델이다. 엔진룸에서 2.0ℓ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CVT 변속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들어내고 그 자리에 구동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 차량 제어장치를 대신 넣은 것.

204마력의 고출력 EV 전용 트랜스 액슬은 빠른 가속 응답성을 자랑한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전기차는 하이브리드카보다 파워트레인의 구조가 단순하고 무게도 줄고 저 중심 설계로 이루어져 가속 성능이 우수하다. 하지만, UX 300e는 용수철처럼 튕겨내듯이 빠르게 내달리진 않았다. 정지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휠스핀이 발생하지만, 차체 밸런스를 유지하려 애쓰며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점차 점진적으로 부드럽게 가속해 나간다. 스포츠카가 아니기에 순간 가속보다 꾸준하게 역동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린다. 시속 70km에서 속도를 올려 시속 110km까지 달려보니 추월 가속 성능은 준수한 편이었다.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 기능은 가속에 따라 가상 사운드를 적절하게 조절해주며 운전의 즐거움을 더한다.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가속 시에 바닥에 깔린 배터리팩이 차단벽 역할을 하며 실내로 들어오는 외부 노면 마찰음을 막아주었고, 리어 윙 형태에 에어로 핀 디자인을 가미한 리어 램프 및 차체 바닥 전체를 언더커버로 꼼꼼하게 덮은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에 워낙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차체를 휘감아 돌며 소음을 만드는 윈드 노이즈마저 실내로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차체 바닥에 54.35kWh 고전압 리튬 이온 배터리팩을 장착하고 냉난방 시스템도 추가했다. 그 아래에 배터리팩에 맞춰 크로스 멤버 프레임을 덧대고 언더커버로 단단히 보호했다. 그러다 보니 측면에서 하부를 보면 배가 불룩 나온 강아지 같다. 하이브리드카 모델인 UX 250h보다 차체 무게 중심이 낮아졌다. UX 300e는 운전석 시트 엉덩이 방석부터 노면까지 높이가 530mm로 594mm인 UX 250h보다 무려 64mm나 낮아졌다. 무게 중심이 낮아진 건 핸들링에 많은 도움을 준다.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앞바퀴의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 뒷바퀴는 더블 위시본 구조로 하이브리드 모델과 동일하다. 다만 앞쪽 서스펜션의 기어박스에 프레임 브레이스를 장착해 조향 반응 성능을 높였고 쇽업소버의 댐핑 압을 최적화해 스프링에 전달되는 진동을 최소화하는 등 세심한 전기차 전용 서스펜션 튜닝으로 라이딩과 핸들링 성능을 높였다.

시승 장소인 제주도의 산악도로를 돌며 차체 움직임을 살펴보았다. 작은 몸집에 204마력의 출력을 지녔지만, 과장된 움직임은 없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패들시프트로 회생제동을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최고 시속은 170km로 그 이상 가속되지 않는다. 고속 주행에서 빠르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 차선을 변경해보니 몸놀림이 경쾌하다. 코너링에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보면 도로 안쪽 코스로 파고드는 능력이 제법이다. 코너의 꼭짓점에서 풀 액셀링으로 빠져나가자 꽁무니가 살짝 흔들렸다. 언더스티어가 일어나자 액티브 코너링 어시스트 주행 안전장치가 바로 개입하며 엔진 출력을 줄이고 브레이크를 제어했다. 과욕을 부리면 안 될 성싶다. 코너링에서 운전의 재미는 싱거운 편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 스릴보다 안정적인 느낌이 더 지배적이다. 도심형 소형 SUV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렉서스 시그니처
실내에 10개의 에어백을 곳곳에 배치해뒀고, 차선 추적 어시스트,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긴급 제동 보조, 오토매틱 하이빔으로 구성된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 기능이 제공된다.
배터리 충전량은 90%와 100% 두 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급속과 완속 모두 가능하다. 최대 6.6kWh AC 타입은 0~100% 충전까지 6시간 30분이 소요된다. 55kWh의 DC 차데모 급속 충전은 0~75% 충전하는데 최소 50분이 걸리고 100%까지 충전은 80분이 걸린다. 충전기 타입이 DC 차데모인 건 불리한 요소다. 요즘 DC 차데모 충전기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제원상 1회 충전으로 233km를 이동할 수 있다. 아주 짧은 거리다. 짧은 샷 거리가 고민인 골퍼만큼 짧은 충전 거리는 사용자에게 골칫거리다. 작은 차에 넣을 수 있는 배터리팩 크기는 한정적이다. UX 300e는 태생이 도심형 소형 SUV였다. 타깃 층이 도심에서 단거리 출·퇴근 용도나 시내 주행 위주로 소형 전기차를 사용하는 고객들이다. 렉서스가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적해보니 UX 300e같이 작은 도심형 SUV를 세컨드카로 이용하는 수요가 많았고, 차를 이용하는 시간과 장소 등 다양한 생활 패턴에 따라 전기차 구입의 목적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UX 300e를 한국 시장에 출시하며 여러 고객을 대상으로 이 차가 가진 잠재력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 앞으로 다양한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자 한다.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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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 적지 않은 단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렉서스의 시그니처인 탁월한 승차감과 럭셔리 감성만은 으뜸이다. UX 300e는 오토케어 리스로만 판매한다. 일종의 한정 판매 개념이다. 반도체 이슈 등 공급에 많은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오토케어 리스의 혜택은 10년 20만km 배터리 보장 연장, 3년 3만km 차량 정기 검사와 검사 시 픽업과 딜리버리 서비스 제공, 300만원 상당의 전기 충전 포인트 제공 등이다. 차량 가격은 5490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 VAT 포함)이다.글 | 이승용   사진 | 최재혁

UX30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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