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에 찬 변혁, 렉서스 NX

  • 기사입력 2022.09.09 10:39
  • 기자명 모터매거진

렉서스는 신형 NX에 야심에 찬 변혁을 담았다. 그러나 사실 몰라도 된다. 운전하는 순간, 자동차를 바라보고 만지는 순간 그 변혁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렉서스가 추구하는 맛이 녹아 있다.

NEW GENERATION? WHY?
렉서스 NX가 처음 등장했을 때를 기억하는가? 당시 NX는 ‘프리미엄 어반 스포츠 기어’를 목표로 했다. 그리고 당시에는 이 크기의 럭셔리 SUV가 별로 없었다. BMW X3, 아우디 Q5 정도가 인상적인 자동차였다. 거기에서 1세대 NX는 ‘RX를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역동성을 지닌 SUV가 되자’를 내세웠다. 외형도 그렇지만, 실내에서도 RX는 화려한 느낌을, NX는 스포티하고 콤팩트하다는 느낌을 강조했고 결국 구매 금액이 아닌 자동차의 개성을 내세워 판매를 높일 수 있었다.

렉서스 NX의 전 세계 판매량은 약 100만 대. 2021년 4월 기준이니 2세대 모델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전까지 더 판매되었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RX와 함께 명실공히 렉서스의 핵심 글로벌 모델로 성장한 NX의 풀체인지를 단행하는 데 있어 부담은 굉장히 컸을 것이다. 렉서스에는 변화도 필요하고 좀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자세도 필요했다. 그것은 렉서스 브랜드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유지해왔던 것이다.
그래서 렉서스는 NX를 철저하게 담금질해 진화하도록 만들었다. 실은 1세대 NX가 조금 화려하게 보인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리고 자동차의 넓이도 문제였다. 1세대는 ‘기계식 주차장에 넣을 수 있다’는 실용성을 위해 넓이 1850mm를 고집했지만, 새로운 NX는 기능도 성능도 경지에 올라야 했다. 그 성능을 올리기 위해 과감하게 넓이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그릴도 디자인보다는 냉각 성능을 우선한 것으로, 그 위에 스핀들이 올라간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있다. 렉서스 최초의 PHEV 파워트레인 탑재, 마치 고삐 하나로 말을 타는 것 같은 감각을 자동차에서도 실현하기 위한 ‘타즈나 콘셉트(Tazuna Concept)’를 도입한 운전석, 새로운 디자인 변화를 위해 사용한 라인과 그릴 그리고 레터링 등 찬찬히 둘러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신형 NX는 꽤 아름다우면서 실용적인 그리고 운전 재미가 있으면서도 연료를 아끼는 자동차로 태어났다.
SURFACE & SPINDLE
렉서스는 뉴 제네레이션 NX를 만들면서 디자인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으로 돌아와 성능을 고집했다. 역동성(Vital)과 첨단 기술(Tech)을 융합한 'Vital x Tech Gear'를 개발 컨셉으로 했는데, 토요타 RAV4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플랫폼을 개발할 때부터 신형 NX에 필요한 것들을 철저히 짜 넣었다. 컨셉을 처음부터 제대로 논의한 뒤 디자인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그 뒤에 스케치를 했다. 그래서 디지털 작업으로 뉴 제네레이션 NX를 만들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면이었다. 기능을 충실하게 구현한다면 구태여 캐릭터라인을 이상하게 그리지 않아도 면으로 개성을 살릴 수 있다. 다만 면과 면만 있다면 역동성이 약간 떨어지기도 하므로, 여기에 렉서스 특유의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을 넣었다. 그 결과 다른 곳보다 후면에서 45도 각도로 선 뒤 낮은 위치에서 바라보면 매우 역동성 있는 SUV가 보인다. SUV의 실용성을 생각하면 각 차체의 끝부분에서 각을 세우는 것이 좋지만, NX는 일부러 둥근 형태를 취했다.
선대 모델에서 이어진 것은 실루엣. 특히 사이드 실루엣이 인상적이며, 쿠페형 SUV 같은 느낌을 낸다. B필러 뒤에서 지붕이 정점에 달하는 것은 1세대에서 이어진 것이다. 그러면서도 변한 곳이 있는데, 제일 큰 것이 스핀들 그릴의 변화다. 그릴 면을 수직으로 세우는 것과 동시에 그릴 주변을 두르던 도금을 없앴다. 그릴 하단에 별도의 구멍을 뚫어 냉각 성능을 향상시킨 것도 그러한 변화의 하나이다. 그 덕분에 힘 있는 전면이 나왔다.

뉴 제네레이션 NX를 가장 강하게 인식할 수 있는 곳이 후면이다. 차체 중앙을 가로로 긴 붉은 띠가 가로지르고, 그 좌우에 붉은색의 L자형 램프가 들어온다. 이것으로 렉서스만의 개성이 살아난다. 또한 후면에서 렉서스 엠블럼이 사라지고 레터링만 들어가게 됐다. 레터링을 선택한 이유는 차체를 가로지르는 붉은 띠와의 친화성이 좋기 때문이라고. 또한 이전과는 달리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렉서스 엠블럼에 파란색이 들어가지 않는다. 검은색으로 통일되어 있다.
人馬一體, TAZUNA
타즈나 콘셉트(Tazuna Concept). 이것은 사실 글로도, 사진으로도, 그리고 영상으로도 쉽게 와 닿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사실은 실제로 운전석에 앉는 것을 권하고 싶다. 그래도 살짝 언급해 보면, 운전석에 앉아서 스티어링 휠을 잡았을 때 전방을 바라보면서 시선 이동이 거의 없으며, 대부분의 조작을 해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떻게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을까. 처음부터 모든 부품과 기능을 철저하게 짜 넣었기 때문이다.

먼저 느껴지는 것은 상당히 역동성 있는 스티어링 휠이다. 혼 패드가 작아졌고, 스포크 디자인도 변경되어 손에 잘 잡힌다. 그리고 그 시선이 일치하는 곳에 디지털 계기판이 있다. 거기서 시선을 약간 위로 올리면, 차체 전방과 함께 HUD가 보인다. 스티어링 휠 조작용 버튼(터치 트레이서 오퍼레이션)에는 기능에 대한 표시가 없다. 그럼 기능은 어떻게 조작할까? 버튼을 만지작거리면 HUD에 그 버튼의 기능을 표시해 준다.
이것이 상당히 편리하고 동시에 기능을 조작하는 중에도 전방에서 시선을 떼지 않도록 해 준다. 그리고 타즈나 콘셉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스티어링 휠의 위치다. 시트에 앉으면 바로 정 중앙에 스티어링 휠이 있어서, 좌우로 돌릴 때 양팔에 힘이 균등하게 들어간다. 기어 노브도 잡기 좋은 형상을 하고 있어 조작이 편하며, 주행 모드 변경 다이얼도 기어 노브에서 살짝 손을 뻗으면 잡히는 곳에 있다. 직관적인 조작이라는 것이 꽤 마음에 든다.

차체 크기를 생각하면 실내는 생각보다 넓다. 무엇보다 1열을 넉넉하게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열에서도 넉넉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좋다. 레그룸도 충분히 확보했지만, 무엇보다 2열 헤드룸이 제대로 확보되었다는 게 패밀리 SUV로서 합격점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편안한 착좌감을 자랑하는 시트는 가죽으로 감싸여 있고, 밤에는 은은한 분위기를 내는 ‘멀티 앰비언트 일루미네이션’이 빛난다. 기본 14색을 제공하며, 운전자가 원하면 50색을 더 사용할 수 있다.
실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이 바로 전자식으로 도어를 여는 ‘e-래치 시스템’이다. 도어 손잡이를 잡은 채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면 가볍게 문이 열린다. 후방 감지 시스템과 연동되어, 만약 다른 차가 문을 위협할 정도로 다가온다면 열리지 않게 되어 있다. 만약 어떤 이유로 전자식으로 열 수 없다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 스위치 안에 손을 걸고 당기면 수동으로 열 수 있다. 꽤 품위 있는 조작을 보여주는지라, 렉서스에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아 참, 한 가지 더! 렉서스 모델에는 주로 ‘마크레빈슨’의 오디오를 장착하며, 그것은 뉴 제네레이션 NX도 예외가 아니다. 만약 마크레빈슨이 없다면, 그때는 파이오니어의 오디오를 장착하게 된다. 렉서스 최초의 고효율 버스 리프 구조를 채용한 리어 스피커와 차체 골격을 활용한 서브우퍼를 포함한 10개의 스피커, 고음질 기술과 최신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을 탑재한 8채널 디지털 앰프를 갖췄다. 중후하고 깨끗한 저음과 깔끔한 중고음이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PHEV & HYBRID, JOY OF DRIVING
뉴 제네레이션 NX는 국내에서 PHEV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도입하고 있다. 렉서스만의 맛을 추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렉서스의 맛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 근본은 렉서스의 첫 번째 모델, 1세대 LS로부터 이어져 온 압도적인 정숙성과 승차감이다. 그리고 여기에 현행 플래그십 쿠페, LC로부터 이어지는 ‘깔끔하면서도 날카로우며 우아한 조향 응답성’이 더해진다. 직진하다가 스티어링 휠을 약간 돌릴 때도 느껴지는 그 맛이다.

먼저 제일 주목할 수 있는 NX, 렉서스 최초의 PHEV인 NX450h+부터 살펴보면, 2.5ℓ 직렬 4기통 엔진을 탑재하는 것은 기존의 토요타 하이브리드와 동일하다. 그러나 엔진 튜닝이 약간 달라서, PHEV용으로 출력을 조금 억제하는 대신 저회전에서 토크를 좀 더 발휘하게 되어 있다. 여기에 전기모터를 조합해, 합산 출력 307마력을 발휘한다. 18.1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순수 전기 주행 거리가 약 56km(복합 기준)에 달한다.
이 정도라면 출퇴근이나 가까운 거리에 장을 보러 갈 때,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수준. 그래서인지 시동을 걸고 나서도 소음을 일으키는 엔진은 쉽게 깨어나지 않고, 정숙성이 매우 높다. 엔진룸뿐만 아니라, 외부의 바람 소리, 타이어가 내는 로드 노이즈도 제어하고 있어, 과연 정숙성을 소중히 하는 렉서스라는 것이 느껴진다. 주행 모드는 EV(전기)가 기본이고, 필요하다면 센터 콘솔에 있는 AUTO EV/HV 스위치를 누르면 된다.

정숙성과 함께 승차감이 꽤 좋다. 배터리가 낮은 위치에 있으니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차체가 처음부터 강하게 만들어진 효과가 여기서 나타난다. 스티어링은 코너에 맞춰 돌릴 때부터 솔직하게 앞머리를 틀어간다. 차체 무게가 2톤이 넘기 때문에 빠르게 스티어링을 되돌릴 때는 반응이 약간 늦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추종성은 훨씬 좋다. 브레이크 조작은 하이브리드답게 밟기 시작하는 스트로크 컨트롤이 둔한 곳이 있지만, 위화감 자체는 적다.
다음은 NX350h. 이쪽은 스트롱 하이브리드다. 토요타가 이전과는 달리 소형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했으며, 하이브리드 시스템 자체도 진화했다. 모터의 크기를 키워 이전보다 토크가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시내에서 교외로 나갈 때 단번에 속도를 올리기에는 힘이 부족했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기존의 300h가 아니라 350h로 이름이 바뀐 것도 성능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사륜구동이 기본으로, 뒷바퀴는 별도의 모터로 구동한다.

전기모터가 주가 되는 PHEV에 비해 엔진이 주가 되는 하이브리드는 아무래도 정숙성 면에서는 불리하다. 단, 노이즈 자체는 잘 차단하고 있어 조용한 렉서스인 것에 변함은 없다. 그리고 가속 페달의 조작에 대응하는 불필요한 움직임이 적고 가속이 매끄럽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머플러에서 나는 음색은 조금 큰데, 음압 자체는 높지 않으므로 크게 신경이 쓰일 정도는 아니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는 오랜 세월을 살아온 만큼 믿어도 된다.
PHEV에 비해 뒤가 가벼워서 그런지, 노면이 안 좋은 곳에서는 뒷바퀴가 조금 예민하게 느껴진다. 대신 매끄러운 노면에서는 너무나 경쾌한 달리기 실력을 보여준다. PHEV 모델의 무게가 느껴지는 주행과는 다른 감각이다. 주행의 맛을 다듬을 때 이전 NX가 아니라 준중형 세단 IS와 비교하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렉서스만의 맛이 여기서도 잘 이어져가고 있는 느낌이다. 게다가 코너에서 사륜구동이 기민하게 반응해, 타이어가 지면과 붙어있는 감각을 잘 느낄 수 있다.
YES! IT’S NEW GENERATION!
뉴 제네레이션 NX는 렉서스의 새 시대를 여는 모델답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와 PHEV를 가리지 않고 장점을 보여줬다. 제일 인상적인 것은 ‘딱 맞는 크기의 모델’이라고 느껴진다는 것이다. 차체 크기도, 마련된 실내 공간도, 움직임으로 느껴지는 것도 말이다. 그리고 ‘렉서스의 자동차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하다못해 창문 하나를 조작해봐도 알 수 있는 것이다. NX는 도심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가족에게도 매력이 넘치는 그런 SUV가 충분히 되고도 남는다. 굉장한 매력덩어리가 이 시대에 등장해버렸다.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LEXUS NX 450h+
길이×너비×높이  4660×1865×1670mm  |  휠베이스 2690mm
엔진형식  I4+전기모터, 가솔린  |  배기량  2487cc  |  최고출력  182ps
합산출력  307ps  |  변속기  e-CVT  |  구동방식  AWD(E-Four)
복합연비  14.4km/ℓ​  |  가격  7800만원

SPECIFICATION
LEXUS NX 350h
길이×너비×높이  4660×1865×1670mm  |  휠베이스 2690mm
엔진형식  I4+전기모터, 가솔린  |  배기량  2487cc  |  최고출력  189ps
합산출력  242ps  |  변속기  e-CVT  |  구동방식  AWD(E-Four)
복합연비  14.0km/ℓ​  |  가격  74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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