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가격을 낮추는 획기적인 배터리 기술

  • 기사입력 2022.09.08 14:00
  • 기자명 모터매거진

지금은 잠잠하지만, 한 때 테슬라가 현재의 모델 3보다 더 대중적인 모델인 ‘모델 2’를

만들어 판매하고 2030년까지 연간 2천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운 적이 있었다. 모델 2 이야기는 그 뒤로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더 저렴한 배터리를 만든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새로운 배터리는 파나소닉과의 합작 배터리 회사에서 만드는 것으로, 기존의

배터리보다 지름이 더 큰 4680 배터리를 사용한다.

파나소닉과 테슬라의 인연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전에 파나소닉이 원래 만들던 것은 노트북용 리튬이온 배터리다. 원통형으로 제작했으며, 수명이 길고 무게가 가벼워 주목을 받았다. 그것이 2000년대 후반부터 자동차용 배터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노트북용 배터리를 자동차용 배터리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파나소닉이 2017년에 북미에 원통형 자동차용 배터리 제조공장을 짓기 시작하면서 본격화됐다.

초기에는 노트북에도 사용하는 1865타입의 배터리를 사용하다가 후에

2170 배터리로 교체했다. 1865에서 18은 지름 18mm, 높이 65mm를

의미한다.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면서 지름과 높이가 같이 늘어난 것이다.

파나소닉은 에너지 저장 능력을 높이기 위해 코발트를 사용하는데, 일반적인 음극 소재인 NCM(니켈/코발트/망간)보다 더 적은 코발트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체 물질과

표면 처리를 통해 코발트 양을 5% 미만으로 줄였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4680 배터리가 등장한다. 지름 46mm, 높이 80mm의

대형 배터리로 한 손에 겨우 쥘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테슬라는 이 거대한 배터리와 전극을 건조 코팅하는

새로운 공정을 이용해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건조 코팅 기술은 아직 완벽하게

입증되지 않았기에 아직까지는 대량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공동 창조자, ‘스탠리 휘팅엄’ 교수는 “테슬라가

상황을 너무 낙관하고 있으며,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일론 머스크가 원하는 만큼 빠른 시기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건조 코팅 기술이란

지금까지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습식 코팅 공정이 필요했다. 습식

공정은 전극을 코팅하기 위해 재료를 용매와 혼합해 바르는 것인데, 그 용매가 강한 독성을 품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코팅한 전극을 거대한 오븐에서 건조시킨다. 그 과정에서

독성 용매가 증발하는데, 그것을 회수해서 처리한 뒤 재사용할 필요가 있다. 결국 습식 코팅 공정은 많은 전기를 사용하며 대규모 기계 때문에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 인력도 들고 시간도 들어간다.

건조 코팅 기술은 이러한 과정을 생략한다. 액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다른 방식의 바인더를 사용해 전극을 코팅하므로 오븐에 넣을 필요가 없다. 과정 자체가 단순해지므로, 테슬라는 이를 통해 자본 지출을 1/3 줄일 수 있으며 공장 내

공간과 에너지 소비를 1/1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대량 생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테슬라는 건조 코팅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커패시터 전문 회사인 맥스웰 테크놀로지(Maxwell Technologies)에 2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불했다. 맥스웰이 커패시터용 건조 코팅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용 배터리의 전극은 커패시터용 전극보다 훨씬 더 크고 두껍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소량 생산은 잘 되고 있으나 대량 생산에서 전극이 대량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일관된 품질을 보증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거대한 배터리를 사용하는 이유

지금의 배터리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4680 배터리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터리 팩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2170 배터리를 사용하면, 테슬라 모델

Y를 구동하기 위해 약 4,400개의 셀이 필요하고 용접

부위가 셀 당 4개이므로 17,600 부위의 용접이 요구된다. 이를 4680 배터리로 바꾸면,

830개만 있으면 되며 용접 부위도 셀 당 2개만 있으면 되므로 용접도 1,660 부위로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새로운 4680 배터리는 새로 설계한 패키지와 결합할 수 있다. 접착제와 함께 셀을 단단한 벌집 모양의 팩에 결합한 후 모델 Y의

프레임에 직접 연결하는 것인데, 소위 ‘셀 투 비클(cell to vehicle)’이라고 불린다. 이를 사용하면 기존

배터리 팩에서 55파운드(약 25kg)를 덜어낼 수 있다. 그만큼 자동차를 가볍게 만들 수 있으며,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대신 이 모든 것이 실현되려면, 건조 코팅 기술이 실현되어야 한다. 시간이 조금 더 많이 걸릴 것

같다.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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