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동차는 침수된 도로를 달릴 수 있을까?

  • 기사입력 2022.09.05 11:35
  • 기자명 모터매거진

최근 급작스런 폭우로 인해 서울 강남과 서초 지역 일부가 물에 잠기면서 자동차들이 단체 침수 피해를 입고 폐차되는

일이 있었다. 물론 서울만의 일은 아니며, 충청도와 강원도를

비롯한 기타 지역도 피해가 극심했다. 그러나 사태 자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는 거대한 태풍이 오고 있으며,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러한 폭우 발생 시 자동차가 지나갈 수 있는 범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비가 오는 도중에 운전을 하고 있다면 되도록 집 또는 목적지에 빨리 가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주행 중 도로에 물이 넘치고 있다면, 어느 정도 수심까지

주행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대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자동차의 바닥 높이’ 까지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엔진을 탑재하고 있고, 이 엔진에 물이

들어가면 주행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물이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은 두 개, 에어 인테이크와 머플러다.

그래서 지나갈 수 있는 높이는 에어 인테이크와 머플러가 기준이 된다. 이즘에서

‘랜드로버는 머플러가 물에 잠겨도 깊은 강을 건넌다’고 이야기할

분들도 있으실 텐데, 맞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랜드로버는

에어 인테이크의 위치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요한 게 있는데,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안 된다. 만약 발을 떼면, 그 순간부터 머플러를 통해 물이 들어오게 되고 엔진까지 유입되면 참사가 벌어진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차체 바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더불어 이야기하자면, 만약 주행하고 있는 중에 순식간에 도로가 물에 잠긴다면 빠르게 통과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앞 길이 물에 잠겨 있는 게 보인다면 되도록이면 방향을 돌리는 것을 추천한다.

눈으로는 수심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대략적으로 본 뒤 얕은 수심이라고 자신 있게

돌입했다가, 차체 바닥보다 더 깊은 수심을 만나게 되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태풍이 오면 피해가 심한 일본에서 자동차 테스트를 한 것이 있어 이 자리를 빌어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 JAF(자동차연맹)에서

테스트한 것으로, 자동차의 종류와 물의 깊이에 따른 통과 여부를 알려준다. 준비된 자동차는 세단(토요타 마크 2)과 SUV(닛산 로그)이며, 수심 30cm와 60cm를

기준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또한 주행 속도도 다르게 하여, 주행

시 걸리는 저항으로 인해 물이 들어갈 수 있는지 여부도 실험했다.

테스트 결과 수심 30cm까지는 세단도 SUV도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었다. 단, 세단의 경우에는 주의할 점이 있었는데, 10km/h 정도에서는 앞

범퍼 윗부분이 물에 닿는 정도로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었지만, 30km/h가 되면 튀는 물의 양도 많아지고

엔진룸으로 물이 많이 유입되었다. 또한 세단은 수심 60cm를

통과할 수 없었다. 앞 유리 하단까지 물이 올라왔으며, 잠시

주행할 수는 있었지만 진입 후 31m 정도 지점에서 시동이 꺼졌다.

SUV는 수심 60cm까지도

주행할 수 있었다. 단, 이 때도 10km/h 정도로 천천히 달려야 한다. 30km/h의 주행 속도에서는

엔진 밑부분으로 다량의 물이 유입되며, 불과 10m 정도

주행한 후에 시동이 꺼지고 말았다. 물과 마주했을 때의 충격도 꽤 크고, 차체가 일순간 떠오르기도 했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SUV라고 해도 물에 잠긴 도로에 진입하면 안 되며, 만약 주행 중

도로가 물에 잠기고 있다면 주행 속도를 늦추고 되도록 천천히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비상 사태로 인해 자동차가 물에 빠졌다면, 안전벨트를 풀고 탈출

준비를 해야 한다. 비상시를 대비해 망치를 준비했다면 좋지만, 만약

없다면 자동차에 전기가 들어올 때 미리 창문이나 선루프 등을 열어야 한다. 미니밴에 주로 사용하는 슬라이딩

도어도 물에 잠기면 잘 열리지 않는다. 실험 결과 수심 60cm에서도

문을 열고 탈출하기까지 55초나 걸렸으며, 수심 120cm에서는 아예 문을 열 수 없었다. 실내가 물에 잠겨 수심을

맞추고 난 뒤에도 40초 후에 탈출할 수 있었다.

탈출한 후에는 자동차 지붕에 올라가서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다. 수심이

낮다 해도 맨홀 위치를 알 수 없고, 맨홀의 뚜껑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디 이번에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적기를 바라며, 운전자들이 이를

익혀 자동차 피해를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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