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없는 자동차? 폭스바겐 유리 부족 사태

  • 기사입력 2022.09.01 17:29
  • 최종수정 2022.09.01 19:09
  • 기자명 모터매거진

자동차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지연되어 고객들이 자동차를 제 때 받을 수 없거나 일부 옵션을 제외하고 출고됐다는

이야기는 이제 놀랍지도 않을 것이다. 반도체 부족이 만연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자동차에 유리가 없다면 과연 어떨까? 지붕은 있는데 유리가

없어서 시원한 바람이 그대로 들어올지도 모르는 사태가 실제로 벌어지려 하고 있다. 이제 자동차를 구매해도

유리가 없어 운전할 때마다 강제로 스키 고글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를 그냥 흘러넘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제로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물론 아직까지 유리를 뺀 채로 출고된 자동차는 없지만 말이다. 미국의 일간 매체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앞으로 ‘유리 부족’사태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동차용 앞유리와 창문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는 중이다. 본래 자동차 제조사는 막대한 양의 부품 재고를 쌓고 여기에 돈이 묶이는 것을

경계하고 있지만, 폭스바겐은 그것을 각오하면서 유리를 구매, 축적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원인은 간단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서방 세계가 반발하면서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가스를 잠가버렸기 때문이다.

유럽 정부는 공급이 부족할 경우 에너지 집약적 산업에 가스를 절약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문제는

유리 생산 시 가스가 많이 쓰인다는 것이다. 유리는 모래와 소다회 및 석회석을 함께 가열해서 만드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가스는 대부분 러시아에서 나온다. 러시아는 독일로

가는 노르드스트림 1 라인을 3일간 잠근다고 이야기했다.

폭스바겐은 유리 재고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가스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유럽 이외의 공급업체를 찾고 있다. 물론 폭스바겐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독일의 한 맥주 제조사도

유리병 가격 인상으로 인해 내년에 맥주 가격을 인상해야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본래 이 회사도 필요할

때마다 맥주병을 구매했지만, 이번에는 한 번에 5천만 병을

구매한 뒤 추가 창고를 임대해 저장해두고 있는 중이다.

본래 유리 회사들 중 일부는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해 가스 대신 수소 또는 재생 전기를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장기 계획이기 때문에, 당장 제조하기

위해 가스에서 석유로 전환하는 곳도 생겼다. 반도체 부족에 이어 유리 부족 사태도 일어나면서 자동차를

제 때 구매하는 것은 더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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