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 배터리 이외의 길이 있다, H2 MEET 2022

  • 기사입력 2022.08.31 23:16
  • 최종수정 2022.09.01 11:18
  • 기자명 모터매거진

많은 이들이 이야기한다. 탄소를 줄이는 방법은 전기차 뿐이라고. 그러나 넓게 보면 그렇지 않다. 수소가 탄소를 줄이는 데 더 공헌할지도

모른다.

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제일 크게 효과가 나오는 게 바로 전기차다. 그 부문은 인정을 해야 한다. 적어도 승용 모델에 한해서 전기차는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이는 게 맞다. 그렇다면

상용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승용차 크기라고 해도 종일 운행해야 해서 느긋하게 충전할 시간이 없는 모델이라면? 거대한 건물에 태양광 발전기 등 친환경 전기를 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수소다. 그렇다면 우리는 수소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수소를 효율적으로 얻고 운반하는 방법, 그

수소를 자동차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수소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프라를

만들기만 해서는 안 되고, 거기에 맞춰 법규 등을 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 것들을 알리기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수소 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2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수소가 만드는 상용차의 위엄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현대차그룹의 부스다. 왼쪽 부분을 거대하게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연료전지버스를 기반으로 한 경찰버스, 연료전지트럭 청소차 및 살수차 등 특장

트럭이다. 현재 있는 경찰버스는 왜 연료전지버스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기존 엔진 버스의 불편함 때문이다. 기존 엔진 기반 경찰버스는 불가피한 도심 속 공회전으로

인해 엔진 소음 및 배기가스 배출 등으로 인한 불편함을 초래한다.

연료전지 경찰버스는 지난 2019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실증 사업

기간을 거쳐 실내·외 디자인 변경 및 각종 편의 사양을 추가, 본격적인

보급을 적극 추진하기 위한 양산형 모델로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다. 2개의 연료전지스택이 탑재되었으며, 완충 시 최대 550km의 주행이 가능하다. 고상형 타입으로 운전자 포함 최대 29인이 탑승하며, 경찰 임무 수행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의 적재가 가능하도록 실내 후방에 적재 공간 및 버스 하부에 4.9 ㎡ 크기 화물실을 마련했다.

개막식에 맞추어 현장을 찾은 한덕수 총리는 경찰버스에 감탄했다. 개막식에서

“수소버스, 수소트럭 등 수소상용차 보급뿐만 아니라 선박, 드론, 항공 등 다양한 모빌리티에도 수소를 적용하고 제철, 석유화학, 시멘트 등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에서 수소를 활용하는 기술개발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이야기한 총리는 버스를 둘러보고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기차는

물론 연료전지차 부문에서도 세계적으로 앞서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이 외에도 눈에 띈 것이 무대 중앙을 차지한 거대한 드론이다.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 기반의 ‘수소 멀티콥터 드론’으로 수소연료시스템과

배터리를 동시에 이용함으로써 보다 먼 거리를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직경 6m, 최대

이륙 중량이 700kg에 이르는 기체이다. LIG 넥스원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수소 스택을 받아서 이러한 화물 운반용 드론을 개발하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에서 조금 더

앞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옆에는 의외의 작은 크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엠비전 터그(M.Vision

Tug) 차량이 있다. ‘엠비전 터그’는 현대모비스의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엠비전’의 디자인 요소를

계승했으며, ‘끌다’라는 뜻의 터그차는 주로 공항에서 항공기

계류 작업이나 수하물을 운송하는데 사용되는 특수 차량이다. 특히 엠비전 터그에 바퀴가 달린 판을 의미하는 ‘돌리(Dolly)’를 연결해 확장성을 높이고 화물 운반에 최적화했다.

수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수소의 생산 방식도 문제가 된다. 과거 주목을 받았던 수소 생산 방식은

화석연료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그레이수소’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과 고온의 수증기를 촉매 화학반응을 통해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데, 약 1kg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 10kg을 배출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그레이수소 대신 블루수소와 그린수소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이며, 그 중에서도 그린수소가 조금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와 생산 방식은 동일하지만, 생산 과정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하지 않고 포집 및 저장 기술을 사용해 따로 저장한다. 그레이수소보다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린수소는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얻어지는 수소로, 태양광 또는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에너지를 물에 가해 수소와 산소를 생산한다. 따라서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어 ‘궁극적인 친환경

수소’라 불린다.

이 수소 생산에 효성과 포스코 그리고 SK E&S가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수소는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반도 중요하다. 현재는

주로 기체 상태의 수소를 압축해서 운반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효율이 좋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그래서 수소를 영하 250도 이하로 낮추어 액체 형태로 만들고 이를

탱크에 운반하는 것이 거론되고 있다. 수소를 액체로 만들면 기체 형태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기 때문에, 1회 운반으로도 꽤 많은 에너지 운반이 가능하다.

수소 에너지는 필요하다 왜

앞서 이야기했지만, 전기를 그대로 자동차에 주입해 사용하는 것보다

수소가 효율이 안 좋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수소를 연구해야 할까? 신재생에너지를 다르게 저장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풍력발전이 활성화된

제주도에서는 종종 발전량이 초과되어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로도

소화하지 못하고 초과된 전기를 그대로 버려야 하는 사태가 생기곤 한다. 신재생에너지가 주가 됐을 때

이런 사태는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다.

만약 그럴 때 수소 시스템이 있다면, 초과된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만들어 둘 수 있다. 그리고 필요할 때는 그 수소를 꺼내어 사용하면 된다. 에너지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저장해두는 것이다. 마치

유목민이 여름에 먹다 남은 우유를 치즈로 만들어 보관했다가 겨울에 우유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신재생에너지

생태계가 구축되면 수소는 치즈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를 대비한 수소 시스템을 H2 MEET 2022에서 미리 만날 수 있다.

글, 사진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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