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이 훌쩍 넘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오프로드도 비단길!

  • 기사입력 2022.08.26 09:19
  • 기자명 모터매거진

럭셔리 SUV의 대표주자,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가 어느덧 5세대를 맞이했다. 랜드로버의 플래그십 SUV인 만큼 랜드로버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과 가치를 듬뿍 담았다. 플래그십다운 면모를 확인하기 위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강원도 홍천-인제 일원에 마련한 시승행사에서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를 시승했다.

우선 시승을 위해 준비된 뉴 레인지로버는 국내 판매 사양 중 최고 사양인 레인지로버 LWB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사양이다. 길이 5,252mm, 너비 2,003mm, 높이 1,870mm, 휠베이스 3,197mm의 크기로 위풍당당한 풍채를 자랑한다. 참고로 SWB 사양은 길이와 휠베이스가 5,052mm와 2,997mm이다.
 
P530 모델의 보닛 아래에는 V8 4.4ℓ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과 ZF 8단 자동변속기가 자리잡았다. 마니아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BMW의 N63 엔진을 개량한 엔진이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76.5kg·m의 강력한 출력으로 네 바퀴를 굴린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4.6초에 끝낼 수 있다. 특히 이번 가솔린 엔진은 오프로드 주행 시 45도 회전각을 처리할 수 있도록 특수하게 설계했으며, 최대 900mm 깊이의 도강이 가능하도록 공기 흡입구를 맞춤 디자인했다.
파워트레인은 합격이다.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면 거대한 덩치가 가뿐하게 움직인다. 8기통 엔진 특유의 ‘그르렁’ 거리는 소리를 깔끔하게 다듬어서 더욱 고급스럽다. 우아함에 박력을 딱 한 스푼 첨가한 느낌이다. 엔진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도, 변속기의 부지런함도 흠을 잡을 곳이 없다. 530마력의 출력은 다루기 쉽게 세팅되어 있으며 오르막과 내리막, 고속주행 시 큰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승차감은 마치 구름 위에 앉아 도로를 흘러가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출렁거리는 승차감이 무척 기분 좋게 다가온다. 성능이 향상된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불규칙한 노면과 다리의 이음새 등 승차감을 헤치는 노면에서도 부드러움이 빛난다. 동시에 운전자의 손과 엉덩이에 느껴지는 피드백이 정확해 더 마음에 든다.
또한 신형 액티브 48V 전자식 롤 컨트롤 시스템은 최대토크 1,400Nm의 안티 롤 바를 통해 롤링을 억제한다. 커다란 덩치와 무거운 무게는 자연스럽게 피칭과 롤링이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자세를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하려는 모습이 돋보인다. 특히 꽤 빠른 속도에서 코너를 돌 때 이러한 모습을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긴 차체는 도로 주행에서는 만족감을 선사하겠지만, 특정한 상황에서는 곤란함을 줄 때도 있다.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장과 같은 곳처럼 말이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후륜조향 시스템이다. 시속 50km 이하에서는 전륜과 반대로, 그 이상에서는 전륜과 같은 방향으로 최대 7.3도 조향이 가능하다. 특히 놀라운 것은 이질감이 적다는 것이다. 동시에 커다란 덩치를 한결 가뿐하게 이끌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어댑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쾌적한 승차감에 고요함을 더한다. 특히 헤드레스트에 탑재된 스피커를 사용한 덕분에 탑승객이 더욱 직접적으로 이 기능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풍절음을 꼽고 싶다. 시속 110km에 도달하자 A필러 상단에서 들리는 풍절음은 옥의 티다. 공기저항계수(Cd) 0.30을 달성했음에도 SUV라는 장르가 주는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레인지로버는 랜드로버 디펜더, 지프 랭글러, 포드 브롱코와 같은 본격적인 오프로드 SUV가 아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차들에 버금가는 오프로드 주파 능력을 지녔음은 틀림없다. 어떤 환경을 만나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것은 보너스다. 온로드 주행 이후 강원도 인제의 오프로드와 오프로드 스테이지가 마련된 ‘아르고 체험장’을 달리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한 후 총 2단계로 선택할 수 있는 지상고를 높여 간단한 오프로드 주행을 시작했다. 이 코스에서는 특별한 기능을 사용하기 보다 안정감을 확인하는 것에 더욱 집중했다. 며칠 전 내린 거센 비로 도로 곳곳은 깊게 파여 있었기에 노면의 상태는 꽤 거칠었지만 레인지로버는 아무렇지 않게 오프로드를 타고 올랐다. 인상적인 부분은 큰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는 능력이다. 깊게 파인 노면을 보고 긴장했지만, 그 긴장이 무색할 정도로 충격 흡수 능력이 뛰어나다.
 
마지막 코스는 인제에 마련된 아르고 체험장이다. 이곳에서는 레인지로버를 위해 특별한 오프로드 코스가 준비됐다.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주행 모드를 조절하고 본격적인 험로 주파를 시작했다.

사면로, 도강, 급경사 코스 등으로 이루어진 코스를 지나며 놀랐던 것은 MLA-FLEX 플랫폼의 보디 강성이다. 이전보다 보디 비틀림 강성이 22,400Nm에서 33,000Nm로 50% 향상된 덕을 톡톡히 보았다. 특히 섀시가 좌우로 동시에 하중을 받는 범피코스를 돌파할 때 이러한 견고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모레, 진흙, 자갈 등 다양한 노면 조건에서도 시종일관 다루기 쉬운 모습을 보인 점도 마음에 들었다. 차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 역시 이전 모델에 비해 24% 감소됐는데, 거친 길을 달리고 나서도 몸이 가뿐함을 느낄 수 있다.
 
정리하자면 레인지로버는 플래그십 다운 면모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어느 순간에나 운전자와 승객에게 편안함을 선사하면서, 동시에 어떤 길이든 차가 스스로 헤쳐갈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하나다. 대중들의 인식에 뿌리깊게 내려버린 ‘고장이 잘 나는 차’ 이미지를 벗어 던져야 한다. 과연 이번 5세대 레인지로버는 해결할 수 있을까? 앞으로 지켜볼 문제다.
물론 가격도 플래그십답다. 올 뉴 레인지로버의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휠베이스 D35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 397만원,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 2,437만원이며 롱 휠베이스 D35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 1,007만원,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 3,047만원, 7인승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는 2억 2,537만원이다.
 
글 | 조현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