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없는 패밀리 SUV, 현대 팰리세이드

  • 기사입력 2022.08.22 09:55
  • 기자명 모터매거진

유례가 없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 현대 팰리세이드가 부분변경을 거쳤다. 한층 높아진 상품성은 대체 불가능한 매력을 선보인다.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유례가 없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첫 번째 모델을 출시했던 당시에는 차를 받기 위해 6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했을 정도(물론 반도체 부족 및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있는 현재는 많은 차종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다)였다. 크기에 비해 저렴한 가격은 패밀리 SUV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꽤 매력적인 선택지였고, 와일드한 디자인도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요소였다.

그러한 팰리세이드가 드디어 부분변경을 거치고 등장했다. 이번 부분변경은 겉으로 보이는 변화보다는 내실을 다졌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옳다. 싼타페, 그랜저에서 보여주었던 부분변경과는 성격이 꽤 다른 것이다. 기존 모델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부분을 치밀하게 개선했는데, 구형 오너들의 배가 꽤 아플 것 같다.
외관에서 눈에 띄게 변화한 곳은 프런트다. 프런트 그릴은 파라메트릭 패턴을 적용했다.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와 하위 모델들의 차이는 이 그릴의 색상이다. 캘리그래피 모델의 그릴은 무광 크롬으로 칠해졌고, 하위 모델들은 검은 컬러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시승차는 캘리그래피 트림이다.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과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꽤 괜찮다. 이전 모델의 얼굴은 멧돼지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모델은 갑옷을 입은 멧돼지 같다. 그만큼 강인하고 단단한 인상을 가지고 있다.
파라메트릭 패턴을 자세히 보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그릴을 구성하는 블록의 크기가 작아지고 있다. 시선을 위로 머물게 하여 차체의 크기를 더욱 크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상단 블록을 자세히 보면 사선으로 디테일을 넣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V자 형태의 라인을 구성하여 인상이 더 강해 보인다.
측면과 후면에서는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리어 범퍼의 형태를 살짝 매만지고, 캘리그래피 트림의 보조 제동등을 더 길게 만들었다는 것 정도다. 트렁크를 열면 널찍한 공간이 나타난다. 2열과 3열 시트는 모두 전동 스위치로 눕힐 수 있으며, 다시 세우는 기능은 3열만 가능하다.
인테리어의 변화는 전체적으로 더 넓고 쾌적한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송풍구의 디자인이 좌에서 우로 쭉 이어진 형태로 바뀌었는데,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확실히 내부가 더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센터페시아와 센터 콘솔 디자인도 약간의 변화를 거쳤다. 공조기 조작부가 터치 방식으로 바뀌며 센터 콘솔의 버튼이 줄어들어 시각적으로 한층 단정해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12.3인치로 크기를 키웠으며, 디지털 계기판과 마찬가지로 기존 현대차의 그 형식을 따르고 있다.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도 다른 모델들과 동일하게 바뀌었다. 곡선이 가미된 4스포크 형태인데,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손으로 쥘 때 다양한 곳을 잡을 수 있어서 활용도는 좋은 편이다.
룸미러도 변화가 있다. 디지털 룸미러가 적용됐는데, GM의 모델들에서 흔하게 보았던 바로 그 방식이다. 룸미러 뒤의 레버를 당기면 작동되며 야간이나 비 오는 날에도 좋은 화질을 자랑한다. 또한 3열에 사람이 탑승하거나 트렁크에 짐을 높게 쌓아서 후방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특히 쏠쏠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다.

룸미러를 따라 시야를 조금만 더 올리면 상단에 여러 버튼들이 있다. 기존에는 이곳에 별도의 라이트가 없어 버튼의 구분이 힘들었지만 이번 모델에서는 다행히도(?) 라이트가 있어 어두운 밤에도 버튼의 구분이 가능하다. 앰비언트 라이트도 장착됐으며 컬러는 총 64가지로 설정할 수 있다. 적용되는 범위가 넓지는 않지만 실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는 충분하다.
1열 시트는 에르고 모션 시트가 적용된다. 제네시스와 아이오닉5에서 볼 수 있었던 시트인데, 실제로 앉았을 때 무척 편안한 편이다. 부드러운 가죽의 질감과 함께 착좌감도 무척 우수하다. 특히 몸을 편하게 눕히는 릴렉스 모드는 편안한 휴식 공간을 만들어주는 소중한 기능이다. 2열과 3열 공간도 많은 신경을 썼다. 7인승 모델은 2열이 각각 좌우로 독립된 형태이기에 3열로 타고 내리기에도 큰 부담이 없다. 2열 시트는 통풍과 열선을, 3열 시트는 열선 기능을 지원하며 3열은 전동으로 등받이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3열의 공간은 성인 남성 기준으로도 기대 이상의 공간을 갖추고 있다. 2열을 적당히 당겨주면 레그룸도 의외로 부족하지 않다. 물론 미니밴의 3열 공간만큼은 아니지만, 가끔 사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시승차는 가솔린 모델로 V6 3.8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은 295마력, 최대토크는 36.2kg∙m다. 즉, 파워트레인에는 변화가 없다. 대신 앞서 말한 것처럼 내실을 단단히 다졌다. 2열에는 더 두꺼운 차음 유리를 적용했고, 휠 하우스에 차음재를 적용하여 하부 소음도 줄였다. 가솔린 엔진의 음색도 잘 조율한 덕분에 실내를 무척 고요하게 유지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하면 플래그십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엔진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이 돋보인다. 엔진 회전수를 높여도 불쾌한 진동이나 소음은 잘 억제했다. 넉넉한 출력 덕분에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을 일도 많지 않다. 다만 파워트레인의 선택지가 3.8 가솔린과 2.2 디젤 단 두 개라는 것은 아쉽다. 2.2 디젤 엔진은 차체의 크기를 생각하면 어딘가 부족해 보이며 소음과 진동도 싫은데, 가솔린 엔진의 연료비가 부담되는 이들은 꽤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두 엔진의 중간 단계 역할을 할 파워 유닛이 필요해 보인다.
이전 팰리세이드의 또 다른 약점은 승차감이었다. 2020년 이후로 3세대 플랫폼으로 변경한 다른 SUV 모델과는 다르게 아직 2세대 플랫폼을 사용하는 팰리세이드는 승차감에서 아쉽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이번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쇽업소버를 개선하여 승차감과 잔진동을 깔끔하게 개선한 점도 느낄 수 있었다. 요철이 많은 도로에서도 자연스럽게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이 마치 도로 위를 항해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편안함에 많은 공을 들인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팰리세이드의 부분변경에서 가장 많이 주목받았던 부분은 아마 가격이 아닐까 싶다. 트림별로 200~400만원 정도 가격이 올라갔다. 3.8 가솔린의 익스클루시브는 3867만원부터, 사륜구동에 VIP 트림을 선택하면 5878만원이다. 구형 모델의 동일 트림은 각각 3606만원, 5418만원이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하고 각종 안전 사양의 확대를 생각하면 큰 인상이 아닐 것 같다. 결국 많은 운전자들이 선택하는 옵션사양을 더하면 실질적인 구매 가격은 큰 차이가 없는 것과 다름없다. 여기에 안전 장비 및 에어백 구성도 더욱 확대한 것을 생각하면 하위 트림은 여전히 가성비가 좋은 SUV라는 결론이다.

정리해보자. 이번 팰리세이드의 부분변경 모델은 부분변경이라는 목적에 충실했다. 기존의 단점을 지우며 상품성을 끌어올렸고, 디자인의 변경은 최소화했지만 더욱 강인한 인상으로 바뀐 것도 만족스럽다. 승차감과 정숙성은 이전 모델보다 확실히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고, 안전 및 편의장비도 넉넉하게 탑재했다. 비록 가격은 상승했지만 그만큼 높아진 상품성을 생각하면 수긍할 수 있는 정도다.
유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던 팰리세이드는 이번 부분변경을 통해 그 인기를 이어 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아빠들에게 팰리세이드만큼 좋은 차를 찾기가 쉽지 않다. 즉 가격대를 생각하면 대체재가 없는 독보적인 존재라는 것. 혼자 타더라도, 가족이 타더라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훌륭한 패밀리 SUV다.

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995×1975×1750mm
휠베이스  2900mm  |  엔진형식  V6 가솔린
배기량 ​​​ 3778cc  |  최고출력  ​​295ps
최대토크  36.2kg·m  |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FWD  |  복합연비  9km/ℓ
가격  462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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