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동안 지속된 불법 제작… 일본 히노 게이트 등장인가

  • 기사입력 2022.08.03 14:32
  • 기자명 모터매거진

일본의 상용차 제조사인 히노(日野)가

불법, 정확히는 인증 부정 문제에 개입되었다는 것이 이번에 밝혀졌다.

본래 올해 3월 즈음부터 이야기가 되었던 것이지만, 자체적으로

특별 조사위원회를 꾸려 정밀한 조사에 돌입했고, 이번에 그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엔진과 관련된 인증 신청 과정에서 장기간 부정이 이루어졌으며,

회사가 조사 보고서를 수령한 뒤 관계 부처와 함께 향후 대응을 위해 보고를 진행했다.

특별 조사위원회가 판명한 바에 따르면, 배출가스와 관련해 2003년에 일본 내에서 새로운 규제가 정해지면서(신단기 규제/E6), 이를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디젤 엔진에서 불법이 이루어졌다. 주로

열화 내구 시험과 관련된 불법으로 판명됐다. 또한 연비와 관련해서는 2005년

배출가스규제(신장기 규제/E7)이후 대형 트럭의 연비기준이

도입되어 세제 혜택이 베풀어지면서, 이를 맞추기 위해 연비 측정 과정에서 불법이 이루어졌다.

자동차만이 아니라 산업용 디젤 엔진에서도 불법이 이루어졌다. 배출가스

관련으로 2011년 3.5차 규제가 신설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열화 내구 시험과 관련된 불법이 이루어졌다. 또한

2016년 일본 국토교통성(한국의 국토교통부에 해당)이 인증과 관련된 배출가스 및 연비 시험과 관련해 부적절한 사항을 보고하도록 요구하자, 히노가 허위 보고를 진행한 것으로 판명됐다. 이번 조사는 전 오사카

고검 검사장이 주도하여 이루어졌다.

경직된 조직의 변화를 거부한 모습이 불러온 커다란 화

히노는 왜 이렇게 엔진에 손을 대면서까지 약 20년에 걸쳐 불법을

저지른 것일까? 앞서 이야기한 배출가스 규제와 함께 모든 것이 시작됐다.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해야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2005년 11월부터 대형 엔진의 배출가스 제어는 물론 연비 향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목표는 달성하기 힘들었고, 임원이 계속 채찍질을 했기 때문에

불법에 손을 댔다고. 그리고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3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 모두 합심하여 자동차를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히노 내에서 섹셔널리즘이 강했다는 것인데, 한 마디로 다양한 조직이

연합한 것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부분적으로만 최적을 진행하고 전체적인 최적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개발할 때 서로 활발한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또한 자동차 제작 능력과 자원과 관련해 현장과 경영진과의 인식에 큰 괴리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단절이

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두 번째, 세상의 변화에 뒤쳐졌다는 것이다. 과거의 성공에 취해, 변화하거나 스스로를 객관시하지 못했다. 또한 외부 환경과 가치관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설령 그걸

아는 사람이 있다 해도 상명하복의 기풍이 강한 현실 속에서 제대로 말을 못했으며, 소통이 안 되는 안

좋은 조직이 되어 있었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면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다른 조직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자멸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업무를 관리하는 구조가 경시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히노의

개발 업무 인증은 파워트레인 실험부에서 담당하고 있었다. 전문가가 아니니 당연히 규정도 잘 모르고, 정비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임원과 현장 사이의 적절한 권한

분배도 이루어지지 않으니, 그 회사가 잘 굴러갈 수 없다. 그것이

20여년 간 문제가 방치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그 결과

히노는 라인업 내의 절반 이상을 팔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전차의 복철을 밟지 마라

일본 내 다른 매체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앙케이트를 벌인 결과, 그

외에 다른 문제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다름이 아니라 “히노는

토요타 그룹 내에 속해 있으니 괜찮다”라는 안일한 의식이다. 게다가

“토요타와 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으면 문제는 없다”라는 생각도

퍼져 있었다고. 그 시점에서 토요타의 사장은 “히노가 일으킨

불법은 고객의 신뢰를 배반한 것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직접 말한 것이 아니고, 히노 사장이 대신 이야기한 것이다.

전차복철후차지계(前車覆轍後車之戒)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히노 한 회사만의 문제일 수 있지만, 다른

자동차 회사에 이런 문제가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히노가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문제를

분석해나간 만큼, 부디 다른 회사들도 이를 받아들여 회사 내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할

것이다. 배출가스야 전동화로 어찌 해결한다 해도, 안전 문제

등 자동차와 관련된 문제는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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