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산국제모터쇼, 신차에 얽매이지 않으면 더 넓은 세상이 보인다

  • 기사입력 2022.07.15 18:28
  • 기자명 모터매거진

4년만에 개최되는 부산국제모터쇼는 소규모로 개최됐다. 자동차 브랜드로 분류해도 6개 브랜드만 참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선을 신차에서 조금만 돌리면, 볼거리는 풍부하다.

MOTORSHOW PRE-GUIDE

직접 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 많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가 개최된다고

했을 때, 참가 브랜드가 적다는 이유로 실망을 금치 못할 때도 있었다.

국내를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가 참가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을 때, 심지어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도 불참을 논했을 때, 모터쇼의 끝이 다가온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모터쇼는 축소되고 있고, 브랜드들은 모터쇼가 아닌 다른 무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지만 부산에 와서 부산국제모터쇼를 보고 안심했다. 만약 자동차에만

집중했다면, 부산모터쇼에서 볼만한 것은 현대차가 최초로 공개한 전기차 아이오닉 6, 앞으로 등장할 전기 SUV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콘셉트 세븐, 기아의 전기 SUV EV9, BMW가 국내에 최초로 공개한 2 시리즈 액티브 투어러 2세대 모델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가 아닌 모터사이클까지 포함한다면, 클래식카를 포함한다면

볼거리는 더더욱 늘어난다.

특히 부산모터쇼에서 감동적이었던 것은 전동화의 바람을 타고 모터사이클이 국내에서 힘껏 기지개를 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사실이다. DNA 모터스가 현대케피코의 부품을 받아 전기 스쿠터를 만들었고, 농기계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대동이 직접 전기 스쿠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엔진

시대에는 수입 브랜드에 무릎을 꿇어야 했던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이지만, 전동화 시대에는 역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신차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오래된 클래식카들도 한 번 즈음은 돌아볼

만하다. BMW의 클래식카들을 바라보면서 현재 BMW의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해도 좋고, 벤츠와 포르쉐의 클래식카들을 바라봐도 된다. 조금

특이한 이동수단을 체험하고 싶다면, 캔암의 삼륜 모델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까 부산국제모터쇼라는 데 집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풍성한 볼거리가 있는 셈이다. 관람객들이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기에는 이 규모가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주요 무대를 장식하는 주인공은 아이오닉 6이다. 전 축구선수 박지성 등장으로 분위기를 달군 현대차는 자신들만의 전동화 비전을 이야기하며, 아이오닉 시리즈에 대한 기대를 품도록 만들었다. 현대자동차는 E-GMP 플랫폼을 통해 히트작들을 내놓으면서 전동화 바람에 불을 지폈는데, 아이오닉

6에 이어 SUV인 아이오닉 7까지 모두 E-GMP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1세대 전기차 라인업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 뒤는 E-GMP에서 더 발전한 ‘통합

모듈러 아키텍쳐’가 담당한다. 이를 통해 전기차 라인업을

더욱 더 늘리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를 2030년에

180만대 이상으로 한다. 그만큼 국내 판매도 늘어나는데, 2030년에는 33만대 이상을 판매하게 된다. 그 때는 전체 라인업에서 45% 정도를 전기차로 채우게 되고, 선택지도 지금보다는 크게 넓어질 것이다. 현대차가 2035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선언도 허언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아이오닉 6는 꽤 잘 나온 전기차다.

기반이 된 콘셉트카 ‘프로페시’보다는 길이가

짧아지면서 B 필러에서 뒤로 떨어지는 라인이 짧아졌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은 유지하고 있다. 한 줄로 길게 이어진 ‘파라메트릭

픽셀 테일램프’는 물론 그 위에 있는 리어윙에서도 브레이크 램프가 꽤 밝게 그리고 넓은 면적으로 들어온다. ‘브레이크 램프를 못봤어요’라는 변명은 이 차에는 절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앞모습도 어색하지 않고 잘 다듬어져 있다.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라고

부르는 그 라인으로 인해 얻은 것은 바로 주행거리다. 1회 충전 시 최대 524km를 주행할 수 있는데, 현대차 역대 모델 중 최저 공력계수(CD 0.21)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공력팀의 의견을 디자인에서

대부분 수용했기 때문에 늘어날 수 있었다고. 실내도 고급스럽게 다듬어졌고, 무엇보다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시선이 아이오닉 5와는 다르게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뒷좌석은 성인이 무난하게 탑승할 수 있는 정도다.

이 외에도 현대차에서 다양한 자동차들과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특히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는 소형 모빌리티와 로봇들을 구경할 수 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유명한 개

로봇, 스팟이 있으며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도 있다. 편심 메커니즘 기반의 ‘엑센트릭 휠’을 탑재해 제자리 선회,

전 방향 이동은 물론 지면에 따라 각 바퀴의 높이를 조절해 차체의 흔들림을 최소로 만들 수 있다.

기아

기아는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을

의미하는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앞세우고 있다. 상반된 개념의 단편적인 결합을 넘어 긴밀한 융합을 지향하는데, 융합의

방법을 ‘이유 있는 즐거운 경험(Joy for Reason)’, ‘미래를

향한 혁신적 시도(Power to Progress)’, ‘인간의 삶을 위한 기술(Technology for Life)’, ‘평온 속의 긴장감(Tension

for Serenity)’,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 등

다섯 가지 축으로 정의한다.

2023년에 등장하는 기아의 새로운 전기 SUV, EV9는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을 중심으로 한다. BMW에 있다가 기아로 자리를 옮긴 디자이너 ‘카림 하비브’는 고객들이 자연에 접근하고, 자연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 EV9를 디자인했다. SUV답기 사각의 실루엣을 가지면서 당당한 느낌을 주어야 하는데, 전기차는

공기역학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위해 노력했다.

EV9의 주목할 점은 측면이다. 중간

부분은 소프트한데 양 끝은 각을 세웠고 이와 함께 차량 곳곳에 삼각형 요소들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디자인적 대비를 느끼실 수 있다. 패밀리카로서 굉장히 실용적이고 운전자가 이용하기

편하도록 만드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 실내는 3열 시트로 구성했다.

EV9는 2023년에 양산 모델로 등장하는데, 현재의

디자인이 양산차에 95% 정도 반영된다. 사실상 거의 그대로

나온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

이와 함께 해양 생태계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바다와 갯벌 등 해양 생태계가 탄소를 흡수하는 소위 ‘블루카본(Blue Carbon)’이 주목받고 있는데, 기아는 이 갯벌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차 보호용 비닐을 수거, 업사이클링(up-cycling) 전문 작가와 협업해 차량용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등 다양한 활동에 앞장선다. 또한 2040년까지 전 세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 이니셔티브’ 가입을 완료했다.

EV9 외에도 주목할 만한 자동차들이 몇 대 있다. 그 중에는 고성능 전기차, EV6 GT도 있다. 관람객이 EV6 GT의 실내ㆍ외 디자인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하고 제로백 3.5초 등 EV6의 빠른 가속감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마련해 고객의 기대감을 높였다. 일반 모델과는 달리 별도로 버킷 시트를 장착하고

드라이브 모드 외에 별도의 녹색 GT 버튼을 마련하는 등, 하이퍼카와

겨루어도 되는 짜릿한 모습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BMW & MINI & BMW MOTORRAD

하나의 그룹에 속한 세 개의 브랜드가 나섰다. 브랜드마다 이번 모터쇼에

참가하는 테마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미래’를 논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BMW는 ‘미래를 이끄는 드라이빙의 즐거움(Driving

Pleasure, Drive the Future)’을, 미니는 ‘미니, 헤리티지로부터 미래로(Heritage and Beyond)’를, BMW 모토라드는 ‘라이더처럼 미래를 즐겨라(Make Future a Ride)’를 주제로 내세웠다. 그에 따라

전시한 것들은 조금씩 다르지만, 전기차가 있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BMW의 중심을 차지한 모델은 신형 7 시리즈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 i7이다. 이전보다 커진 차체와 위 아래로 분리된 헤드램프,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화려한 엠비언트 라이트가 특징이다. 그 옆에는 실용성으로 주목을 받았던 자동차, 2 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의 2세대 모델이 있다. 이와 같은 뉴 모델에 이어 BMW의 역동성을 전면으로 내세운 M 모델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그 중에는 i4 M50 등 현재 판매하는 M 전기차도 있다.

미니는 고성능 브랜드 JCW의 탄생

60주년을 기념하는 ‘미니 JCW 애니버서리

에디션’과 포뮬러 E 페이스카로 투입하는 전기차 ‘MINI 일렉트릭 페이스세터’를 공개했다. 그리고 미니 JCW 클럽맨, 미니 JCW 컨트리맨, 미니 JCW 컨버터블

그리고 미니 일렉트릭 등을 전시해 미니의 레이싱 DNA와 브랜드의 비전을 알렸다. 이 자리에는 JCW 탄생을 주도한 ‘존 쿠퍼’의 손자 ‘찰리

쿠퍼’가 등장해 JCW가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

BMW 모토라드는 M 브랜드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는 M 1000 RR 50 Years M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며, 모터사이클의 지속가능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전기 모터사이클 BMW CE 04,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 뉴 R 18 트랜스콘티넨탈

등 총 3가지 모델을 전시했다. 본래 BMW 모터라드는 고성능 모델에 HP를 사용했지만, 신형 S 1000 RR부터 M으로

고성능 명칭을 통일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BMW 전기

모터사이클에서도 M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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