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스터VS쿠페, BMW Z4 M40i VS 토요타 GR 수프라
2022-07-04 10:06

토요타 수프라를 기다려온 마니아들이 많다우리 편집부에도 한 명 있다그토록 기다려온 수프라인데 BMW의 힘을 빌려 만들었다이에 반발이 심했다생각해보면 더 상위 클래스 브랜드의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가져오는데 왜 싫어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여하튼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두 대를 한자리에 모았다뚜껑이 있고 없고 차이가 있고 마지막 손길이 다르다하드웨어만 보면 쿠페가 주행 성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점쳐지지만 우린 실제로 달려 보고 눈으로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지금부터 출발한다.
EXTERIOR & INTERIOR
 | 유일한
같은 크기의 차체를 가졌음에도 다른 차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여러 가지가 있겠지만그 안에 담긴 비율에 비밀이 있을 것이다각 부분을 장식하는 패널의 크기와 덩어리 감헤드램프의 형상지붕을 구성하는 라인 등 모든 것이 차이를 둔다그런 점에서 BMW Z4와 토요타 GR 수프라는 같은 차체를 썼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다르다하긴 개발 때부터 차체 크기와 플랫폼, A필러 위치만 공통으로 결정하고 각자 개발에 돌입했으니 그럴 수도 있다.

Z4의 앞모습은 조금 둔하게 보인다수프라에 비해 그렇게 보인다는 것인데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차체에 비해 큰 키드니 그릴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큰 것까지는 좋은데 가로로 긴 형태를 취했고 헤드램프도 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균형이 약간 흐트러져 보인다차라리 BMW가 현재 4시리즈에 사용하고 있는 세로로 긴 형태의 그릴을 사용하면 어떨까 싶다기왕이면 헤드램프도 동그랗게 다듬어주면 더 좋고.
그 앞모습을 용서할 수 있는 이유는균형이 완전히 어긋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그리고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는데이 차는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이라는 사실이다천으로 된 지붕을 열은 뒤에 측면으로 시선을 옮기면, A필러와 시트 일부분롤바만 노출된 완벽한 로드스터의 형태가 드러난다도어의 하단 라인도 중간에서 살짝 올라간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이것으로 인해 뒷바퀴가 더 도드라져 보인다탑승할 때 걸리적거리지는 않는다.
사진으로는 그리 집중되지 않겠지만, Z4는 오버펜더를 가졌다차체보다 휠하우스가 더 튀어나왔다마치 처음부터 와이드보디 작업을 한 것처럼 말이다여기에 앞 펜더 하단에 적용한 아가미 등으로 측면에서 심심함을 지워냈다후면에서는 BMW만의 독특한 L자 형태의 테일램프가 모습을 마무리해준다차체가 워낙 낮고 뒷부분도 낮게 다듬어서 그런지 이 가느다란 테일램프가 꽤나 잘 어울린다범퍼 하단을 장식하는 두 개의 머플러가 화룡점정이다.
안으로 시선을 옮기면 여기부터는 익숙한 BMW의 실내 그대로다그런데도 이 실내가 다른 BMW와 조금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부근에서 조금 다른 형태로 보이도록 오각형사다리꼴 형상을 썼기 때문이다컨버터블은 지붕을 열고 달려야 하기 때문에 외형만큼 실내 디자인도 정말 중요하다그래서 기교를 부렸고다행히 그 기교가 잘 통하고 있다기왕 기교를 부리는 거센터 콘솔의 기어노브도 조금 형상을 바꿨으면 좋았을 것 같다.

도어에서 삼각형으로 멋을 부리는 오디오 스피커가 이채롭고도어 손잡이는 아래를 향하는 형태로 다듬어졌다삼각형과 사다리꼴을 섞어서 멋을 부린 것이다시트는 버킷 정도는 아니지만 착좌감이 꽤 좋고 엉덩이 포지션이 낮아 차체의 움직임을 솔직하게 느낄 수 있다지붕을 열었을 때도 트렁크는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는데작은 짐은 차 안으로 갖고 타도 된다필자는 가방을 시트 뒤에 두었는데별다른 불편함은 없었다.
GR 수프라는 이전 세대 수프라(A80)의 그 모습을 조금씩 계승하고 있다거대한 헤드램프가 그 증거다물론 그 아래에는 긴 LED 주간주행등을 넣어서 멋을 부렸지만이 정도는 최신 유행을 따르려는 변화로 받아들여 줄 수 있다노즈가 조금 돌출되면서 뾰족한 형상으로 다듬어졌는데어색하지 않고 멋으로 느껴진다헤드램프 측면에 검은색의 눈물 자국이 있는데문득 ‘더 이상 인간이 될 수 없는 가면라이더가 흘리는 눈물이라는 설명 혹은 설정이 떠오른다.

보닛이 곡면을 품고 부풀어져 있어서 그런지 머슬카의 느낌이 제대로 다가온다부풀어 있는 오버펜더가 그 근육과 어우러진다클램쉘 형태의 보닛을 열면휠하우스가 있는 부분에 수프라의 레터링이 새겨져 있다별거 아닌 것 같지만이런 차를 즐길 때 꽤 중요한 요소다그 뒤로 시선을 옮기면, A필러 뒤로 부드럽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이 있고 탑승객을 불편하지 않게 만드는 더블버블 루프도 있다.
뒷모습도 상당히 부풀어 있다사이드미러를 통해 뒤를 보면 부풀은 오버펜더가 먼저 보일 정도다이 근육질의 라인은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럽게 다듬어진 테일램프와 만나 멋을 부리는 형태로 바뀐다개인적으로는 이전 수프라가 가진 4개의 원을 상당히 좋아했는데지금의 GR 수프라가 가진 이 테일램프도 마음에 든다뒤 범퍼 하단을 장식하는 디퓨저와 F1에서 영감을 얻은 후진등구경이 더 커진 머플러도 인상적이다.
실내는 한 세대 이전의 BMW와 많이 닮았다대시보드 상단만 본다면 그럭저럭 이해해 줄 수 있는 구성이지만하단과 센터 콘솔은 완벽한 BMW심지어 BMW의 상징인 아이드라이브도 그대로 유지했다그래서 싫으냐고 묻는다면그건 아니다버튼은 BMW의 것인지 몰라도 중간중간에 토요타의 패기가 보이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드라이브 모드 조정 대신 스포츠 버튼 하나만 크게 있다는 것 말이다이 차는 스포츠카이니 노멀과 스포츠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는 이야기다.

스티어링 휠 자체는 Z4보다 얇은데 요즘은 이쪽이 더 마음에 든다그리고 계기판 너머로 보이는 원형 디지털 회전계가 꽤 멋있다도어 트림에는 스피커와 트위터가 있는데, BMW의 하만카돈이 아니라 토요타의 JBL이다손잡이도 위로 세워져 있어 대조가 된다시트는 본격적인 버킷 시트 형상으로 신체를 잡아주며시트 뒤로는 트렁크가 바로 이어져 있어 급하게 트렁크에서 물건을 꺼낼 때 좋다달리는 자동차이지만 어느 정도의 실용성도 챙기고 있다.
PERFORMANCE
 | 안진욱
매치의 꽃달리기 시간이다두 대는 같은 플랫폼에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한다직렬 6기통 3.0ℓ 터보 엔진에 ZF 8단 자동변속기를 달고 있다두 차 모두 최고출력 387마력최대토크 51.0kg·m의 파워를 낸다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역시 동일하게 4.1초다공차중량은 Z4 1495kg, 수프라가 1520kg이다오픈톱 모델이 쿠페보다 살짝 가벼운 이상한 상황이다.  

두 대를 번갈아 보며 타서 그 차이를 느껴 보기로 한다시트 포지션부터 차이가 있다측정을 해보진 않았지만 Z4가 수프라 보다 낮다수프라는 시트가 뚱뚱해서 그런지 스포츠카를 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나지 않는다반면 Z4는 로드스터 특유의 땅에 붙어서 가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시야도 Z4가 더 나은데 이유는 수프라의 대시보드가 너무 높다얼마나 높으면 룸미러와 센터 디스플레이가 닿을 정도다윈드실드의 중앙 쪽 시야가 좁아 답답하다스포츠 드라이빙을 할 때 시야가 중요하기에 수프라의 이러한 점은 약점이 된다측면 그리고 후방 시야 역시 Z4가 더 시원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달려보자직진 가속력은 당연히 비슷하다이 정도 힘이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정식 드래그나 롤링을 해 볼 수 없었지만 어느 한쪽이 밀리거나 우세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변속 속도도 비슷한 듯하지만 Z4가 조금 더 빠르고 다운시프트에도 적극적이다고속도로에 차를 올려봐도 힘은 남아돈다허나 고속 안정감에서 차이가 난다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속안정감은 Z4가 더 낫다시트 포지션에서 오는 안정감도 있지만 속도가 올라갈수록 차체가 낮아져 더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다수프라는 차체가 붕붕 떠서 불안한 정도는 아니지만 Z4처럼 깔리는 맛이 없다차체 강성에서 불리한 Z4가 서스펜션 조율 실력으로 이 과목을 이겼다.

가장 궁금한 와인딩 능력이다아무리 BMW라도 섀시에 스트레스가 많이 가는 와인딩에서 수프라를 이기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테스트에 참여한 다른 동료 기자들도 그랬다예상은 빗나갔다섀시가 살짝 유연한 게 오히려 도움이 되었는지 Z4가 수프라에 밀리지 않는다언더스티어의 정도는 Z4가 더 진하고 수프라가 뉴트럴스티어에 가깝다허나 진입 속도와 탈출 속도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고 Z4가 다루기가 더 수월하다개인적으로 수프라로 코너를 타면서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은 댐퍼와 스프링이다섀시는 너무 강한데 댐퍼 스트로크는 길고 스프링레이트가 약해 스티어링에서 이질감이 든다이 감각 때문에 차에 적응되지 않으면 더 깊고 진하게 달릴 수 없는 것이다만약 내가 수프라를 산다면 애프터마켓의 코일오버 타입을 구매해 적절하게 감쇠력을 맞춰야 할 것 같다.
좌우 롤링도 수프라가 더 심하다복합코너를 Z4는 자연스럽게 수프라는 거칠게 빠져나온다한쪽으로 쏠린 중량을 반대로 넘기는 리듬도 Z4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수프라의 주행감은 살짝 잘 못 튜닝된 M2의 느낌이 난다휠베이스가 짧아 안 그래도 예민한 섀시에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물렁한 서스펜션이 달려 운전자가 조종하기 힘들다물론 내 운전 실력이 형편없어 그럴 수 있다두 대 모두 자세제어장치를 해제하고 탄다면 Z4는 여유 있게 카운터를 잡으면 뒷타이어를 태울 수 있지만 수프라는 재빠르게 카운터를 쳐야 하고 자칫 그 양이 지나치면 리버스 스핀이 일어날 수 있다.
제동 성능도 비슷하다브레이킹 기본기가 잘 지켜졌다노즈다이브 혹은 브레이크스티어 현상을 잘 잡았고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코너를 돌면서 브레이킹을 걸어 보면 차체가 안으로 말리지 않는 것도 훌륭하다페달의 답력과 스트로크도 비슷하고 제동 쪽에서는 우위를 가릴 수 없다끝을 맺자면 제동을 포함한 전반적인 퍼포먼스를 비교해 보면 Z4가 더 빠르다는 게 아니다다루기 쉽고 깔끔한 게 Z4.
CONCLUSION
안진욱
나의 선택은 BMW Z4 M40i우선 수프라와 달리 오픈에어링이 가능하다우리가 스포츠카를 타면서 격하게 타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최근 날씨가 좋아 뚜껑을 열고 달리니 스트레스가 다 풀렸다차체 강성 따질 시간에 여유롭게 밤공기를 마시는 게 낫다그렇다고 주행 실력에서 밀리느냐내 기호에는 Z4가 더 맞다다루기 쉽고 낮은 포지션으로 스포츠카 느낌을 주면 그 것으로 만족한다과거 1세대 Z4처럼 긴장하면서 탈 필요도 없다그러한 올드스쿨 퓨어 스포츠카는 아니지만 현시대 스포츠카는 이래야 한다늘 탈 수 있고 놀고 싶을 때 운전자의 장단을 맞춰 줄 수 있는 그러한 차.
유일한
필자의 선택은 토요타 GR 수프라다비록 지붕을 열 수 있는 Z4가 부럽기는 하나온전히 달리는 감각을 느끼는 데 있어서는 수프라가 한 수 위에 있는 것 같다동일한 엔진과 변속기를 쓰면서도 배기음과 반응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그리고 수프라가 조금 더 퓨어 스포츠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도 좋아한다또 하나 더스티어링이 손에 잡히는 감각이 수프라가 더 좋다대중적인 모델을 선뜻 선택하지 않는 필자의 반골 기질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그런데 실망스러운 일이 생겼다그동안 ‘수프라에 수동변속기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외치며 수동을 갖고 싶으면 2.0을 구매한 뒤 엔진과 변속기를 A80용으로 바꾸라고 말하던 토요타였다허나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있는 지금수동 변속기를 단 GR 수프라를 내놓겠다고 말하고 있다나중에 개발자 아저씨를 만나면어퍼컷 한 번 날려줘야 될 것 같다.
 | 안진욱유일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BMW Z4 M40i
길이×너비×높이  4325×1865×1300mm  |  휠베이스 2470mm
엔진형식  I6 터보가솔린  |  배기량  2998cc  |  최고출력  387ps
최대토크  51.0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RWD
연비  -​  |  가격  9110만원

SPECIFICATION
TOYOTA GR SUPRA
길이×너비×높이  4380×1855×1305mm  |  휠베이스 2470mm
엔진형식  I6 터보가솔린  |  배기량  2998cc  |  최고출력  580ps
최대토크  51.0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RWD
연비  -​  |  가격  ​​​756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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