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기 쉬운 검, BMW M240i xDrive

  • 기사입력 2022.07.01 10:06
  • 기자명 모터매거진

어쩌면 M2보다 더 재미있을 수도 있다. 우린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이게 얼마 만이지. 날씨도 좋고 산길에서 신나게 차를 타고 있다. 우렁찬 배기 사운드가 산에 울려 퍼진다. 스로틀이 닫히거나 다운시프트를 치면 매콤한 백프레셔가 터진다. 이 순간 작은 M 배지 붙은 BMW M240i x드라이브(이하 M240i)와 함께 하고 있다. 역시 차는 작아야 재미있다. 스티어링 명령에 뒤가 잘 따라오면서 다음 코너를 미리 준비하니까. 여기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달아 탈출 타이밍을 일찍 가져갈 수 있다. 끈적한 트랙션으로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다. 이제는 이전 세대가 되어 버린 M2와는 다른 모습이다. 날카로움은 덜 하지만 예리함을 잃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 퍼포먼스가 공도에서 타기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더한 스릴을 느끼고 싶다면 주행안정화장치를 해제하면 된다.

앞바퀴에 동력이 전달되지만 후륜구동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코너를 돌면서 가속 페달을 과하게 밟으면 여지없이 꼬리가 밖으로 빠진다. 그런데도 타이밍이 급하지 않다. 휠베이스가 짧은 BMW는 적응을 해야 자연스레 카운터를 잡을 수 있는데 확실히 프런트 트랙션이 약간이라도 걸려 있어 박자 맞추기가 수월하다. 여기에 장착된 x드라이브는 눈길과 빗길에서도 유용하지만 이처럼 와인딩을 타면서 휠베이스 살짝 늘여주는 효과도 있다. 물리적인 짧은 휠베이스의 이점은 가져가면서 다루기 쉬운 쪽의 세팅을 추구했다. M 디비전의 서열과 성격이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있다. 애매한 포지션은 없게끔 각 라인업끼리 조율을 기가 막히게 하고 있다.
여하튼 복합코너에서도 날렵하게 돌파한다. 한쪽으로 쏠린 중량을 반대쪽으로 자연스레 넘기고 섀시가 엉키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 기어비도 촘촘하며 피드백도 솔직 담백하고 빠르다. 100% 솔직하진 않아 불쾌함이 손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덕분에 계속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고 싶다. 기본적으로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지만 이 정도면 뉴트럴스티어로 봐도 무방하다. 진입과 탈출 속도는 M3 수준이다. 오히려 거친 맛이 덜해 조금 더 용기가 생긴다. 트랙션과 보디 밸런스가 훌륭해 타이어 스키드 음을 듣기 힘들다. 일부러 거동을 흐트러트리려 해도 쉽지 않다. 작고 가벼운 차에 끈적한 그립이 보장되어 있으니 완벽하게 코너를 점령한다.

서스펜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댐퍼 스트로크는 살짝 길고 스프링 레이트는 적당히 강한 편이다. 로드 홀딩과 롤링 모두를 충족시키기 위한 세팅이다. 또한 승차감까지 준수하다. 딱히 유럽 명품 코일오버 서스펜션이 필요 없다. 트랙에서 랩타임을 위해서라면 코일오버가 낫겠지만 그러한 목적이 예정이라면 추후 등장할 M2가 더 나은 선택이다. 공도에서 위험하지 않게, 그리고 합법적인 선에서의 스포츠 드라이빙은 이 하체 세팅이 딱이다. 노면을 그리 타지도 않고 충격을 잘 걸러 운전자를 피곤하게 만들지 않는다. 리어 액슬을 프런트보다 강하게 세팅해 뒷좌석 승차감이 걱정되지만 이 차로 뒤에 사람 태울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니 그냥 넘어가자.
하산 후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지금부터 파워를 느껴보자. 이 작은 차에 거대한 파워 유닛이 후드 안에 담겨 있다. 직렬 6기통 3.0ℓ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87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힘을 생산한다. ZF 8단 토크 컨버터 타입 자동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를 굴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4.3초 걸린다. 스펙에서 알 수 있듯이 시원하게 뻗어나간다. 저속구간은 물론 고속에서도 지치지 않는다. 요즘 워낙 고성능 차들이 즐비하지만 여전히 이 정도 파워는 어디 가서도 어깨에 힘줄 수 있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 부럽지 않은 자동변속기는 변속 속도도 빠르고 저단에서 울컥거리지 않아 만족스럽다. 다운시프트에도 적극적이라 스포츠 드라이빙에 제격이다. 메인터넌스에 이점도 있으니 듀얼 클러치가 아니라고 볼멘소리는 넣어 두자.

박력 있게 전진할 수 있는 것은 고속 안정감이 받쳐 주기 때문이다. 대게 이렇게 휠베이스가 짧은 차들은 고속 안정감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M240i는 조미료 살짝 뿌리면 5시리즈 정도의 안정감을 보여준다. 고속으로 달리다 위급상황에 강한 제동이 걸려도 불안하지 않다. 노즈다이브가 심하지 않고 브레이크스티어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일부러 브레이크 시스템을 혹사해도 일반 도로에서 지치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조향이 들어간 상태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차체가 안으로 말리지 않아 다행이다. 페달의 답력과 스트로크는 일반 차보다 살짝 강하고 짧은 편이다.
이러한 기본기로 이 정도 운전 재미를 준다면 외모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다. 실제로 보면 화면보다 훨씬 낫다. 이전 모델보다 순둥순둥한 얼굴이며 최신형 분위기는 확실하게 난다. 눈은 작은데 초롱초롱해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다. 차체가 작은데 당당한 스탠스가 마음에 든다. 극단적으로 짧은 프런트 오버행에 1M부터 시작된 측면 실루엣이 귀여우면서 공격적이라 이색적이다. 고성능 모델이니 에어로파츠는 공격적으로 꾸몄다. 미적 지수와 공력 효율 및 냉각 효율을 모두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휠은 M340i에서 봤던 그 19인치다. 차체 크기에 비해 큼지막해 위풍당당한 자세가 나오며 스포크 형상도 세련되었다.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간다. 전형적인 BMW 레이아웃이다. 운전자를 향한 센터페시아다. 안정감이 들며 오래 봐도 지겹지 않다. 아니 내가 소유한 적은 없으니 오래는 아니고 자주 보는데 지금도 지겹지 않다. M240i만의 인테리어 기교는 도어 트림에 있다. M 패턴을 은은한 빛으로 표현해 놨다. 스티어링 휠은 직경이 적당하고 두껍다. 손이 작은 사람에게는 조금 벅찬 두께지만 적당한 쿠션도 있어 잡는 맛이 좋다. 시트는 세미 버킷 스타일이다. 착좌감도 괜찮고 사이드 볼스터도 어느 정도 튀어나와 있어 코너에서 운전자를 놓치지 않는다. 2열 공간도 있지만 앞서 말했듯이 사람이 앉기는 힘들다. 외투나 짐을 던져 놓는 공간이다.
실내를 다 둘러봤으니 다시 달리러 가겠다. 차가 만만하게 재미있다 보니 계속 타고 싶다. 시동을 켜면 애프터마켓 배기 시스템 부럽지 않은 배기 사운드가 다시 날 반긴다. 다양한 노면 조건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하체 세팅으로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주고 짧은 휠베이스로 빠릿빠릿한 순발력을 자랑한다. 엄청난 힘의 일부만을 사용하는 것보다 이렇게 타는 게 더 재미있다. 물론 이 출력을 도로에서 모두 쏟아 낼 순 없지만 순간적으로 스로틀을 단번에 끝까지 여는 게 두렵지 않다. 이 차는 공차중량이 생각보다 가볍지 않다. 1.7t이 살짝 넘어간다. 숫자에 민감한 이들은 이 사실에 반감을 가지겠지만 이 정도 무게이니 주행안정감을 얻은 것이다. 애매할 수도 있는 포지션의 모델이 한쪽으로만 몰려 있는 모델 두 대의 장점만을 뽑아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일반인들이 M2보다 더 진하게 놀 수 있는 모델 M240i였다.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SPECIFICATION길이×너비×높이  4537×1838×1390mm휠베이스  2741mm  |  엔진형식  I6 터보, 가솔린배기량 ​​​ 2998cc  |  최고출력  ​​387ps최대토크  51.0kg·m  |  변속기  ​8단 자동구동방식  RWD  |  가격  ​​​​​​​69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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