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가 실제로 있었다면…애스턴 마틴 밴티지 by AddArmor

  • 기사입력 2022.06.28 09:59
  • 기자명 모터매거진

어린 시절, 영화 ‘007’ 시리즈는 꽤 충격적으로 재미있었다. 제대로 보기 시작한 것은 3대 제임스 본드인 ‘로저 무어’ 시절부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시리즈마다 MI6의 무기 담당관 ‘Q’가 나와 건네주던 특수 도구들이 아주 흥미로웠다. 물론 그중 최고는 ‘본드카’였다. 당연하게도 영국 차량의 비율이 많았고 특히 애스턴마틴이 자주 등장했다. 본드카에는 여러 가지 기상천외한 기능과 무장이 탑재되었는데, 매번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이번엔 어떤 본드카가 나올지 상상해 보는 것도 큰 재미 중 하나였다.
수많은 본드카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본드카가 기본적으로 갖춘 것 중 하나는 방탄 성능이다. 우리는 결코 제임스 본드가 될 순 없지만, 애드아머에서 제공하는 이 방탄 애스턴마틴 밴티지를 탄다면 약간 슈퍼 스파이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방탄 성능이 필요한 환경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애드아머의 방탄 밴티지는 B4 수준의 방탄 성능을 보여주는데, .44 매그넘, .357 매그넘 및 9mm 파라벨럼 등 강력한 권총탄을 막을 수 있다. 참고로 유럽 표준 위원회(CEN, Comite Europeen de Normalisation)의 방탄 등급은 샷건을 제외하고 총 7레벨로 나뉘는데, 최하 등급인 B1은 .22 LR 탄을 막아낼 수 있다. B2 레벨은 9mm 파라벨럼 탄을, B3 레벨은 .357 매그넘 탄을 막을 수 있으며, B4 레벨은 .44 매그넘 탄을 막는다. B5부터는 더 강력한 라이플 탄을 막아준다. B5는 5.56×45mm 나토 탄과 AK 소총에서 주로 사용되는 7.62×39mm 탄을 막아내며, B6는 저격총이나 중기관총에 사용되는 7.62×51mm 나토 탄으로부터 보호해준다. 최고 등급인 B7은 좀 더 위력이 강한 7.62×51mm 나토 탄을 막아준다.
즉, 이번 방탄 밴티지는 기존에 애드아머가 보여줬던 하드코어한 방탄 성능을 갖춘 것은 아니고 어지간한 권총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강력한 방탄 성능은 그만큼의 무게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차량의 운동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운동 성능을 희생해 방탄 등급을 높일 것인지, 방탄 등급을 낮추고 운동 성능을 살릴 것인지는 운용하는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 언뜻 도로 환경이 좋지 않다면 방탄 등급을 높이는 것이 좋겠고, 그 반대라면 차라리 빨리 위험 장소를 벗어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애드아머는 무게 증가를 줄이기 위해 약 204kg의 케블라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케블라는 듀폰에서 생산하는 아라미드 섬유의 한 종류로 매우 가볍지만 철보다 5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윈드실드와 도어 윈도에는 방탄유리를 사용하며, 지붕과 연료 탱크는 방폭 강화 강철로 보호된다.
자, 당신은 킬러, 강도, 혹은 유괴범이고 당신의 목표물은 차 안에 숨어 벌벌 떨고 있다. 왠지 모르겠지만 손에 쥔 권총으로 ‘아직 한 발 남았다’를 읊조리기엔 차가 너무 튼튼한 거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을 열고 끌어낼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차에는 본드카 못지않은 특수 기능이 있다. 방탄 밴티지의 모든 도어에는 전기 충격 기능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주인의 허락 없이 도어를 열려고 한다면 팔자에 없던 짜릿한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또, 아무리 방탄 차량이라고 해도 총알을 무한정 막아줄 수는 없다. 일단 최대한 빠르게 위험지역을 벗어나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런플랫 타이어도 추가했으며, 배기구에 이물질을 넣어 차의 성능을 저하시키려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배기 팁에는 커버를 씌웠다. 이 모든 보호 장비의 추가로 무게의 증가는 피할 수 없었고, 그에 맞춰 서스펜션을 튜닝하는 것으로 보완했다.

하지만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겉으로는 그다지 티가 나지 않는다. 외형에서 순정 차량과 달라 보이는 것은 배기구의 메시형 커버뿐이기 때문에 길에서 마주친다고 특별함을 눈치챌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실내는 밴티지스럽게 고급스럽지만, 도어를 열어 보면 일반 윈도로 보였던 유리가 얼마나 두꺼운지 쉽게 알 수 있다. 또, 도어 핸들의 전기 충격을 활성화하는 버튼도 추가되었다.
최신 밴티지의 순정 버전은 4.0ℓ V8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해 510마력(ps)의 최고출력과 69.9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되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6초 만에 달려 나가며, 최고속력은 시속 314km에 이른다. 방탄 버전의 경우 늘어난 중량으로 인해 제 성능을 다 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차량으로는 쫓아올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달아날 수 있겠다.
 
글 | 김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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