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C, 한국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 기사입력 2022.06.23 18:08
  • 기자명 모터매거진

한국지엠이 야심에 찬 모습으로 GMC 브랜드를 국내에 갖고 왔다. 그러나 거대한 픽업트럭 한 대로 전세를 뒤집을 수는 없다. 또 다른

모습이 필요하다. 전동화도 그 해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GMC는 어떤 브랜드인가

1902년에 설립된 GMC는

이미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브랜드다. 그 해

창립자가 처음 만든 트럭을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청소 회사에 판매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1908년에 GM의 창립자가 이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1909년 즈음에 회사를 완전히 GM 산하로 가져오게 됐다. 현재 사용하는 GMC의 로고는 1912년에

처음 등장했는데, General Motors Truck Company의 약자이다.

그 이름대로 GMC는 처음부터 트럭 전문 제조사로 시작했다. 이후 1925년에 버스가 유망하다는 것을 안 뒤에는 시카고에 있는

버스 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키웠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군용 트럭을 대량으로 만들어 명성을 얻었다. 그 중 일부는 한국에도 건너와서 미군이 사용했고, 전쟁이 끝난 후 미군이 두고 갔기에 민간인들이 이를 사용하게 됐다.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 이 당시의 GMC 트럭을 사용하고 있다.

GMC는 전후의 풍족한 미국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1958년에 출시한 와이드사이드(Wideside) 픽업, 1960년대 초에 등장한 핸디 밴(Handi Van)이 인기를 얻었다. 성장과 함께 여가 시간이 늘었고 GMC는 이에 맞춰 밴, 캠핑용 픽업, 모터홈(캠핑카) 등 다양한 유형의 오프로드 주행용 모델을 만들고 팔았다. 1972년에

등장한 GMC 스프린트(Sprint)는 픽업트럭과 세단을

결합한 퓨전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1980년대 초, S-15라는

이름의 새로운 소형 픽업도 등장했다.

GM이 수 많은 브랜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이 과정에서 폰티악이 사라졌다) GMC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트럭과 SUV 등 오프로드 주행 모델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 올림픽 대표팀의 공식 후원사가 된 적이 있다. 시에라는 ‘미국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량 픽업트럭’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으며, 미국

고속도로 교통 안전국(NHTSA)에서 2011년 신차 평가

프로그램을 바꾼 이후 안전에서 별 5개를 받은 최초의 픽업트럭이 되었다.

시에라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한국지엠은 GMC 브랜드를 내세우면서 GMC 시에라를 맨 처음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시에라 중에서 최상위

트림인 ‘드날리’를 도입할 것이며, 옵션이 많고 조금 더 고급스러운 외형을 갖고 있는 만큼 가격은 꽤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GMC는 한국지엠의 온라인 판매를 주도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시에라를 100% 온라인 판매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전국 400개 이상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국지엠이 생각하고 있는 GMC의 포지션은 ‘프리미엄 브랜드’다. 물론

최상위 프리미엄 브랜드인 ‘캐딜락’이 있으니, 그 위치를 뛰어넘겠다는 것은 아니다. 쉐보레보다는 약간 높고, 캐딜락보다는 아래인 그 위치에 있겠다는 것이다. 2014년 즈음, 폭스바겐이 고급 브랜드를 선언하며 그 아래에 스코다를 놓겠다고 이야기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대중적이지만 조금은 고급스럽게 인식되는, 그런 브랜드가 되고 싶어한다.

그리고 시에라는 국내에서는 경쟁자가 없는 풀 사이즈 픽업트럭이다. 길이

5885mm, 폭 2063mm, 높이 1917mm로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주차장에 꽉 차는 수준을 넘어선다(물론

미국에서는 이 정도 크기는 평균이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쉐보레 콜로라도보다 더욱 큰 픽업트럭이고, 국내는 물론 수입 자동차 회사에서도 경쟁 모델을 수입하지 않았다(병행수입

제외). 따라서 풀 사이즈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는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시에라는 많이 팔리는 모델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GMC가 한국에서 많이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면, 시에라 말고도 GMC 내의 다른 모델들을 갖고 올 필요가 있다. 문제는 GMC 내의 다른 라인업이 쉐보레와 겹치는 것이 꽤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모델을 갖고 올 경우 쉐보레와의 동족상잔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약간의 차이를 두고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전기차 시프트가 중요하다

이즘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GMC의 전기차 모델이다. 그 중에서도 험머 EV는 꽤 좋은 판매를 기록할 수 있는 모델이

될지도 모른다. 주행 성능도, 크기도, 배출가스가 없다는 점에서도 험머 EV를 기대하는 고객들이 많다. 가격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한국의 전기차 판매를 보고

있으면 높은 가격은 전기차에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게다가 험머 EV는 픽업트럭 형태도 있는 만큼, 실 구매가를 낮출 여지는 충분하다.

전기차 시대를 잘 대비한다면, GMC는 온라인 판매를 통해 고객의

구매 부담을 덜면서 전기차를 많이 판매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한국지엠 내의 인프라가 중요하다. 전기차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정비 인력도 지금보다 더 많이 양성해야 하고 충전 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필요하다. 앞으로 국내에서

벌어질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본격적으로 대비한다면, GMC 브랜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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