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T THE SHOT! 포르쉐 911 카레라 4 GTS

  • 기사입력 2022.06.23 17:15
  • 기자명 모터매거진

여전히, 그리고 역시 최고의 모습만을 보여주는 스포츠카.

드디어 포르쉐 911에 GTS 라인업이 추가되었다. 쿠페(후륜구동 / 사륜구동), 카브리올레(후륜구동 / 사륜구동), 그리고 타르가(사륜구동) 이렇게 총 5종의 GTS가 들어왔다. GTS가 등장했다는 것은 조만간 마이너체인지가 이뤄진다고 예상할 수 있다. GTS 마니아층도 있다. 노멀 모델보다 강하고 GT 계열의 모델보다는 연해 이 농도를 선호하는 이들이다. 나 역시 GTS가 공도에서 타고 즐기기에 딱 좋다고 생각하는 이들 중 하나다. 991 시절 GTS를 타 봤고 오랜만에 992로 돌아온 GTS를 만났다. GTS 특유의 붉은 빛 대신 노랑 물감을 칠한 GTS다. 시승차는 사륜구동 모델이다. 터보 S를 제외하면 992 사륜구동은 3.0ℓ 엔진으로는 처음이다. 날씨도 좋아 기대가 된다. 바로 칼럼 왼쪽에 위치한 엔진 스위치를 돌려 911을 깨운다.
도로에 나와 다녀도 편하다. GTS의 장점이다. 저단에서 울컥거림도 없고 승차감도 어느 정도 보장한다. 보통의 스포츠카보다 훨씬 부드럽다. 도로의 요철이나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거슬리는 잔진동을 머금지도 않는다. 과속 방지턱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지상고가 낮지만 웬만한 방지턱은 굳이 대각선으로 넘지 않아도 된다. 시승차에는 앞을 들어 올려주는 리프트 옵션까지 있었지만 타는 동안 필요 없었다. 심리적 안정감으로 이 옵션을 택할 순 있어도 필수는 아니다. 신기한 것은 리프트 기능을 활성화하면 그 위치를 기억한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알아서 앞머리를 올리는 신기방기한 옵션이다. 여하튼 GTS로 범퍼 하단을 긁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다이얼로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에 둔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백프레셔가 나지 않아 스포츠가 좋다. 911 특유의 건조한 배기음이 더욱 허스키해지면서 박서 엔진이 힘차게 일을 한다. 6기통 수평대향 3.0ℓ 트윈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490마력, 58.2kg·m의 파워를 생산한다. 거의 500마력에 달하는 출력이다. 포르쉐는 100마력 이상 더 강한 차와도 나란히 가는 재주가 있기에 500마력이라 봐도 무관하다. 과거 911 기함 터보 모델이 이 정도 출력으로 슈퍼카를 쓸어버리고 다녔는데 이제 GTS가 그 정도 성능을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3.3초이며 최고시속은 309km에 달한다. 이제 911 GTS는 슈퍼카에 준하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달려봐도 성능은 놀랍다. 일반 도로에서 다 사용하지 못할 괴력인데 쉽고 안전하게 전진한다. 포르쉐의 기술력이다. 누가 타도 빠르게 탈 수 있는 스포츠카다. 태코미터 바늘이 어디를 가리키고 있더라도 토크는 두툼하다. 다운시프트를 해서 특정 구간으로 엔진회전수를 맞출 필요가 없다. 또한 강하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알아서 재빨리 다운시프트를 하며 최대토크 구간으로 안내한다. 그 때문에 일반적인 교통 흐름을 따라가다 선행 차를 추월할 때 편안하다. 이 녀석보다 빠른 차도 있겠지만 이렇게 도로에서 써먹을 순 없다. 이 분야는 911, 그리고 포르쉐가 최고다. 참고로 카레라 S와 가속력을 비교하자면, 카레라 S도 워낙 잘 나가 그 보다 훨씬 잘 나간다는 느낌은 없다. 40마력의 차이를 느끼지도 못하겠고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카레라 S 오너가 GTS를 탐낼 필요는 없다. 여하튼 이 강력한 힘은 고속영역에서도 계속 유지된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차체가 노면으로 밀착되는 움직임도 예술이다. GT3처럼 콧구멍을 뚫어 놓지도 않았음에도 프런트 트랙션이 확보된다.
노랑 911 GTS를 탔으니 개나리를 보러 산에 닿았다. 꼬불꼬불한 와인딩 코스다. 가장 재미있는 시간이다. 스티어링 감각은 최고다. 가벼우면서 정확하다. 나이가 들수록 무거운 스티어링보다 가벼운 것을 선호하는데 포르쉐가 딱이다. 가벼우면 스포티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촌스러운 것이다. 우리 같이 아마추어 드라이버들은 차체 중량을 엉덩이보다 손으로 느끼기에 가벼운 스티어링이 좋다. 기어비가 촘촘해 피드백이 솔직하고 스티어링 휠 직경이 작고 림은 가늘어 돌리는 맛이 있다. 스티어링 휠을 고의로 급격하게 틀어보더라도 뒤가 앞을 잘 따라온다. 더구나 시승차에는 PDCC(포르쉐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가 달렸는 데 활성화를 시키는 순간 차체의 모든 볼트는 다시 꽉 조여지는 느낌이 든다. 차체의 롤링을 허락하지 않으며 민첩한 몸놀림을 보여준다. 하지만 노면이 안 좋은 도로를 달릴 때는 끄고 달리는 것이 그립 확보에 훨씬 유리하며 안정적이다.
기본적인 성향은 언더스티어지만 그 정도가 심하지 않다. 예측하기도 쉽고 라인을 수정하기도 쉽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달려 있어 보다 코너를 안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탈 수 있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무거운 차체 엉덩이가 가뿐하게 명령을 따른다. 복합코너도 섀시가 엉키지 않고 쉽게 돌파한다. 코너링 한계가 워낙 높아 타이어 스키드 음을 듣기 힘들다. 인상적인 것은 힐클라이밍 때도 운전이 쉽다는 것. 앞이 가벼운 911은 내리막이 더 편한데 포르쉐가 어떻게 요리를 했는지 무게가 뒤로 쏠린 채 가파른 길을 올라도 프런트 그립이 찰지다. 그런데도 내리막이 더 재미있긴 하다. 브레이킹으로 앞에 하중을 준 후 찍고 돌아가는 게 중독적이다. 타이밍을 잘 맞추면 완벽한 뉴트럴스티어를 경험할 수 있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완벽하다. 이 차에는 보통 GTS에는 잘 고르지 않는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이 달려있다. 냉간 시에 소음이 없어 합격. 퍼포먼스는 파워트레인과 섀시를 압도한다. 답력은 슈퍼카처럼 무겁지 않아 장거리 주행에도 발이 피로하지 않다. 브레이킹의 기본기도 탄탄해 노즈다이브 혹은 브레이크스티어와 같은 현상은 일절 없다.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도 잘 견딘다. 이로 미뤄 보아 트랙에서도 한 세션 격렬하게 타도 거뜬할 것 같다. 물론 메인터넌스 비용이 걱정되지만···. 코너를 돌면서 속도를 줄여도 차체가 안으로 말리지 않아 언제 어디서든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가져갈 수 있다.
좋은 차로 재미있게 탔다. 역시는 역시다. 포르쉐는 늘 한결같다. 왜 많은 사람들이 포르쉐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잘 달리는 것은 당연하고 믿음이 간다. 포르쉐 배지가 주는 믿음! 이는 911뿐만 아니라 마칸이나 파나메라 다른 모델에도 해당된다. 진짜 차를 잘 만든다. 포르쉐더라도 나중에 실내에서 잡소리가 날 수도 있다. 예상치 못한 고장도 날 수 있다. 포르쉐도 사람이 만드니까 어쩔 수 없다. 우리가 포르쉐는 완벽하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주행 실력이다. 그 누가 타더라도 즐겁고 쉽게 다룰 수 있는 스포츠카. 그게 911이고 911에서 가장 적절한 위치에 놓인 모델이 이 911 GTS다. 세련된 뒤태를 망치는 리어 윙을 제외한다면 완벽한 스포츠카였다.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535×1850×1300mm
휠베이스  2450mm  |  엔진형식  F6 터보, 가솔린
배기량 ​​​ 2981cc  |  최고출력  ​​490ps
최대토크  58.2kg·m  |  변속기  8단 듀얼 클러치
구동방식  AWD  |  연비  -
가격 ​​​​​​​​​2억70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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