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이동, 그 하나만을 위하여... 기아 니로 EV

  • 기사입력 2022.06.16 10:54
  • 기자명 모터매거진

새로 태어난 니로 2세대 모델의 전기차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여전히 실용성 있는 공간과 편안함을 자랑한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

다루기 쉬워졌다.

기아 니로는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충격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1세대 모델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다른 사항은 보지도 않고 실용성 하나만 제대로 챙긴 자동차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소형 SUV라는 형태와 굉장히 긴 휠베이스, 등급에 비해 꽤 넓은 실내공간을 가졌기에, 당시 한 등급 위였던

스포티지를 위협한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스타일은 조금 그렇지만, 막강한 연비와 실용적인 공간으로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었다.

그 니로가 어느새 2세대로 진화하더니 이전과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에

이어 전기차 모델이 등장했다. 엔진이 탑재되지만 충전도 할 수 있는 PHEV가

사라진 게 아쉽지만, 나라에서 조만간 하이브리드 혜택을 없앤다고 하니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리라. 처음 등장했을 때와는 달리 전기차도 다양해진 현재, 니로 EV는 과연 어떤 캐릭터를 갖고 고객들에게 다가가려 하고 있을까? 그것을

알기 위해 시승 현장으로 떠났다.

확실한 개성을 챙긴 모습

2세대로 변하면서 니로는 달라졌다.

조금 밋밋한 것 같은, 달리 말하면 특징이 없었던 것 같은 모습에서 측면에 강렬한 엑센트를

새긴 특별함을 새기게 됐다. 전면에서 기하학적인 사각형을 그리며 내려온 헤드램프만 봐도 그것을 알 수

있다. 이 독특한 디자인을 성형하면서 헤드램프 규정까지 맞추느라고 고생했을 엔지니어의 모습이 그려질

정도다. 전기차 모델이라 전면에 충전구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호랑이 코 그릴’이 만들어진다.

측면 C필러를 장식하는 색상은 니로의 가장 큰 특징이다. 차체 색상과 필러의 색상이 달라지면서 차를 소유한 오너만의 개성이 생긴다. 아직까지는

회색이나 차체와 같은 색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디 컨셉트카에도 적용되었던 것처럼 주황색 등

도드라지는 색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겼으면 한다. 후면 상단을 세로로 길게 장식하는 부메랑 형태의 브레이크

램프도 인상적이다.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은 범퍼로 내려가 있다.

실내는 평범하면서도 실용적으로 다듬어졌다는 느낌이다. 요즘 기아는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데 적극적인데, 니로는 가격 억제를 위해서인지 커브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내비게이션 화면도 평범한 10.25인치다. 그렇다고 해서 불편함이 있는가 하면, 전혀 아니다. 내비게이션과 음악 재생 화면 등 분할도 잘 되어 있고, 애플 카플레이도

기민하게 지원한다. 그 옆으로 조그맣게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니로를 조금 다르게 보이도록 만든다.

소형 SUV임을 감안하면 공간은 꽤 넉넉하다. 이전에도 공간은 풍족했는데, 휠베이스가 이전보다 20mm 늘어났으니 더더욱 그렇게 느낄 수밖에. 시트는 착좌감이 꽤

우수하고, 주행 시 몸에 배기는 곳이 없다. 1열도 2열도 넉넉하고, 앉은키가 큰 성인이 탑승해도 천정에 머리가 닿을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트렁크 역시 생각보다 넓고, 2열 등받이를

접으면 꽤 평평한 공간이 만들어져 차박도 즐길 수 있다.

박력보다는 다루기 쉽다는 것을 강조하다

일단 전기모터에 대해 이야기하면, 최고출력 204마력인 것은 이전과 동일하다. 그런데 토크가 이전 40.3kg-m에서 26.0kg-m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부분에서 한탄할 운전자들도

있겠지만, 막상 운전해 보면 토크 부족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토크가 줄어서 그런지, 운전하기가 더 편해졌다. 그리고 그만큼

모터의 효율을 높여서 그런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01km로

이전보다 꽤 늘어났다. 꽤 실용적인 전기차가 된 것이다.

시동을 걸고 출발해 보면 알 것이다. 토크가 강한 전기차에 매력을

느끼는 운전자들이 있겠지만, 막상 오른발에 힘을 잘못 주는 바람에 휠스핀이 자꾸 일어나는 경험을 하고

나면 짜증부터 솟구치게 될 것이다. 오른발에 온 힘을 다해 미세하게 제어하는 게 좋은 방법이지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출근해야 하는데 잠도 조금은 덜 깬 시점에서 오른발이 그렇게 말을 잘 들을 리가 없다. 매일 고성능 스포츠카를 탈 수는 없지 않은가.

그 시점에서 니로 EV는 오른발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을

제공한다. 전기차이지만 일반적인 가솔린 자동차처럼 편안하게 출발할 수 있는 것이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출근길에서 이 특징은 커다란 무기가 된다. 진동이

없고 조용하다는 전기차의 특성에 편안함까지 더해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니 말이다. 혼자서 운전할 때도

그렇지만, 옆에 누군가 탑승했다고 해서 부드러운 운전을 위해 긴장할 필요도 없다.

낮은 토크와는 별개로 고속 주행에서도 힘들어하는 모습은 없다. 물론

초고속 영역에 돌입하는 것은 불가능이지만, 고속도로 최고 제한속도를 지키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애초에 니로 EV는 고속 주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도심 또는 간선도로를 무대로 하며 스포츠카 수준의 정밀한 운전이 전혀 필요 없는, 긴장을 푼 형태의 다소 헐렁한 운전을 해도 받아줄 수 있는 아주 실용적인 이동수단이 바로 니로 EV의 진면목이다.

그래서 니로 EV의 스티어링은 정밀하지는 않다. 스티어링을 돌리면 약간 언더스티어가 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인데, 그것도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려나가서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일반적인 여유로운 운전에는 오히려 이 특성이 잘

어울린다. 그리고 이 차도 기아의 전기차라서 그런지, 회생

제동 조절을 통해 i-PEDAL을 선택할 수 있다. 이 때는

약간 경사가 있는 곳에서도 페달에서 발을 뗀 것 만으로도 차체가 정지되는데, 꽤 놀랍다.

차가 편해져서 그런 것인지, 주행하는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과연 니로 EV는 누구에게 어울리는 자동차일까? 답은 의외로 금방 나왔다. 당장 스포츠카를 원하지는 않으며, 일상 생활 속에서 자신만만하게 다룰 수 있음과 동시에 편안함과 실용성을 우선으로 하는 사람들이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EV6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으며, 존재의 가치는 충분하다. 편의장비나 ADAS 시스템도 잘 갖추고 있고 말이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 봤을 때, 니로 EV는 젊은이들보다는 오히려 자식들을 모두 독립시킨 5-60대의 부부가

더 많이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과거와는 달리 전기차 충전 불편은 크게 줄어들었으며(그럼에도 구축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아직 불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소

운전 감각이 사라져 있어도 다루기가 쉽기 때문이다. 어쩌면 전 세대를 하나로 어우를 수 있는 전기차가

되지 않을까? 니로 EV에 꽤 높은 가치가 있었다.

글, 사진 | 유일한

SPECIFICATION_ KIA NIRO EV

길이×너비×높이  4420×1825×1570mm

휠베이스 

2720mm  |  엔진형식  전기모터

최고출력 

​​204ps  |  최대토크  26.0kg·m

최대주행거리 

401km  |  구동방식  FWD

가격 

​​​​​​​​​513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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