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망 24시 무대를 정복하라, 토요타 레이싱 하이브리드의 역사

  • 기사입력 2022.06.10 17:35
  • 기자명 모터매거진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것이 레이스에 사용된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까? 세계 최초의 대량 양산 하이브리드인 ‘프리우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레이스를 감히 꿈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시점에서 세월이 꽤 흐른 현재, 하이브리드는 레이스의 기본이 되어가고 있으며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인 F1에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탑재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하이브리드로

고성능을 추구하게 되었다.

토요타도 하이브리드로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다. 그리고 24시간동안 쉼없이 달리는 레이스, ‘르망 24시’ 무대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렇다면 토요타는 언제부터 하이브리드를 레이스에 투입하려고 했던 것일까? 그

역사를 되짚어보면, 꽤 오래전부터 하이브리드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르망 24시에서 우승했던 것은

요행이 아니었던 것이다.

2006년에 레이스를 나가겠다고?

토요타 내에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레이스카를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 2005년

12월이다. 결정은 했지만,

당시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출전할 수 있는 레이스도 없었다. 그래서 하이브리드를 어떤

식으로 개발해 레이스카를 만들 것인지, 어떤 레이스에 출전할 것인지가 과제가 되었다. 그 결과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도카치 스피드웨이’에서 2006년에 개최되는 도카치 24시

레이스가 참가 후보로 결정됐다.

참가 차량은 의외로 손쉽게 결정됐다. 당시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양산 모델, 렉서스 GS450h였다. 당시 이 모델은 니켈 수소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커패시터를

추가하는 정도로 레이스용 자동차 변환 작업이 이루어졌다. 일반 배터리보다는 커페시터가 급속 충전과 방전

면에서 더 뛰어나기 때문에 레이스에 적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합산 출력은 345 마력으로 별 것 없었지만, 24시간 동안 달렸고 종합 17위를 기록했다.

여기서 자신감을 얻은 토요타는 2007년에 큰 변화를 단행했다. 레이스 전용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베이스가 된 자동차는

당시 토요타가 ‘수퍼 GT’에 투입하고 있던 4세대 수프라. 그것도 GT500 클래스에

투입하던 자동차를 그대로 갖고 와 개조하는 거대한 작업이었다. 최고출력 480 마력을 발휘하는 8기통 4.5ℓ 엔진을 그대로 두고 트랜스액슬 앞부분에 최고출력 150 kW(204 마력)을 발휘하는 MGU(모터/제네레이터

유닛)를 탑재했다. 그리고 앞 바퀴 양쪽의 로터에도 10kW 수준의 인 휠 MGU를 탑재했다.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사용된 캐퍼시터까지 포함하면, 레이스 전용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써는 이것이 최초이다. 훗날 THS-R(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 레이싱)이라고 불리는 레이스용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원형이 된다. 이 차는 2007년에 도카치 24시

레이스에 참가,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24시간

동안 616 바퀴(3136 km)를 달려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게다가 연비가 10% 이상 늘었고 앞 브레이크의 마모가 반 이하로

억제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정말 힘들었던 TS030의 시대

일본 내 내구레이스에서 우승한 후, 토요타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당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참가 가능한 레이스가 없었다. 게다가 르망 24시 참전을 가정했을 때, 다른 자동차들과 퍼포먼스를 동등하게 만들기 위해서 제작한 파워트레인의 총 중량이 600kg을 초과한다는 엄청난 결과가 나왔다. 르망 24시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그 중량을 100kg 이하로 줄여야 했다. 극한의 다이어트를 진행해야 했기에, 어려움이 늘어만 갔다.

갈등을 하던 도중, 르망 24시

참전 규정이 조금 완화되었다. 그래서 2012년, 토요타는 르망 24시 참전을 목표로 LMP1 클래스에 참가하는 TS030 하이브리드 레이스카가 만들어졌다. 본래 앞 바퀴에도 에너지 회수 및 구동을 위한 모터가 탑재되어야 했지만, 규정

변경으로 인해 앞 바퀴 모터는 어쩔 수 없이 제거되었고 뒷바퀴에만 동력을 전달하게 되었다. 당시 두

대가 출전했는데, 한 대는 사고로 부서졌고 다른 한 대는 고장으로 레이스를 마감했다.

토요타는 2013년에 대대적인 개량에 돌입했다. 시스템 효율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브레이크 제어의 정밀도를 높였다. 앞

바퀴에 모터를 탑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차체와 서스펜션을 재설계했으며, 이에 따라 펜더에서 노즈로

이어지는 라인이 개선되어 공기역학 성능이 개선됐다. 여기에 530마력을

발휘하는 8기통 엔진과 300마력을 발휘하는 전기 모터를

결합했다. 토요타는 이 때 르망 24시에서 2위를 차지하며, 약간의 희망을 보았다.

(다음은 TS040의 시대로

이어집니다)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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