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가장 큰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을 가다

  • 기사입력 2022.05.31 17:06
  • 기자명 모터매거진

한국타이어의 새로운 테스트 트랙이 충청남도 태안에 자리잡았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스트 트랙의 이름은 한국테크노링(Hankook Technoring). 약 2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한국 테크노링에 다녀왔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구성 요소 중 지면과 맞닿는 유일한 요소다. 퍼포먼스, 안전, 연비, 승차감 등을 결정짓는 요소 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극단적인 테스트는 타이어의 성능을 구성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이를 위한 테스트 트랙 확보는 각 제조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한국타이어의 새로운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Hankook Technoring)’은 충청남도 태안군 남면에 자리잡았다. 부지의 총 면적은 약 126만m², 축구장은 125개에 가까운 거대한 크기로 총 13개의 시험로를 갖추고 있다. 총 길이 4.6km의 고속 주회로를 시작으로 3.4km의 마른 노면 핸들링 코스, 1.6km의 젖은 노면 핸들링 코스, 제동 시험로, 소음 시험로 등이 빼곡하게 구성되어 있다. 전체 면적의 크기는 중국에 있는 테스트 트랙보다 조금 작지만, 내부의 알찬 구성 덕분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다.

한국타이어는 한국 테크노링 준공으로 R&D 인프라를 더욱 강화했다. 글로벌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본사 ‘테크노플렉스(Technoplex)’의 중장기 전략 및 혁신 상품 기획, 중앙연구소 ‘한국테크노돔(Hankook Technodome)’의 타이어 원천기술 개발, 글로벌 8개의 생산기지에 더해 최종 테스트베드인 ‘한국테크노링’으로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수일 대표이사는 “자체적인 테스트 트랙을 지은 덕분에, 우리가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진행할 수 있다”라며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의 작은 테스트 트랙과 해외의 테스트 트랙을 임대해서 사용했던 한계를 드디어 넘는 것이다.
 
또한 이 곳에 현대자동차의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가 입주할 예정이다. 덕분에 일반인들도 현대자동차가 준비하는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이 곳에서 즐길 수 있을 전망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실차 테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하고, AI를 활용한 가상 최적화 기술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현에 앞장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시스템의 관리를 위해 높이 37.1m의 컨트롤 타워는 최첨단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테스트 중인 차들의 정보를 수집 및 분석을 위해 주행 데이터 전문 스타트업인 쓰리세컨즈(3Secondz)와 손을 잡았다. 이들이 지원하는 ‘팀솔루션(TeamSolution)’은 복잡한 장비 대신 컴팩트한 자이로 장비만으로 차의 위치와 거동 및 센서 데이터를 관리한다. 이를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거쳐 테스트카들이 주행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제 테스트 트랙을 체험해볼 차례다. 이번 체험에서는 총 13개의 시험로 중 5개의 시험로를 맛볼 수 있었다. 다양한 테스트용 자동차들이 트랙을 돌고 있는 가운데 기자의 앞에 나타난 자동차는 쉐보레 타호 4세대 모델이다. 거대한 덩치를 가진 풀 사이즈 SUV인데, 심지어 타이어는 올 터레인 타이어인 다이나프로 AT2. 이러한 차와 타이어로 트랙을 돌아보는 것도 진귀한 경험이다. 운전대는 당연히 테스트 드라이버의 몫이다.
 
5개의 시험로 중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일반 도로 코스다. 일반 도로 코스는 국내의 다양한 도로 상황을 가정한 5km 길이의 코스다. 한계 상황의 테스트도 중요하지만 일반적인 도로 조건에서 나타나는 타이어의 반응은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마주할 대부분의 상황이기에 중요하다.
일반 도로 코스를 지나면 마른 노면 핸들링 코스가 등장한다. 이 코스는 3.6km 길이의 연석이 없는 소규모 서킷에 가깝다. 최대 직선 구간은 670m이며 저속 및 중고속 코너 16개를 알맞게 배치하여 각 코너에서 나타나는 차량 거동을 파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타고 있던 차량의 특성상 차체의 움직임이 극단적으로 느껴져서 더욱 재미가 느껴진다.
다음으로 진입한 곳은 고속주회로다. 총 4.6km 길이에 4차선 도로인 이곳에서는 차의 최대 출력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다. 시속 250km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경사로의 기울어진 각도는 뱅크각 38.87°로 아시아에서는 가장 급격한 각도다. 직선 구간을 달리면서 급 차선 변경 테스트도 할 수 있으며 경사 구간에 진입하면 차가 옆으로 누워서 달리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때의 움직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수직으로 발생하는 관성인데, 높은 속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타이어를 짓누르는 하중을 더욱 강하게 줄 수 있어 무척 중요한 테스트다.
 
최고 속력으로 마음껏 달렸다면 다음은 젖은 노면에 진입할 차례다. 젖은 노면 핸들링 코스에서는 빗길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총 길이 1.6km에 11개의 코너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킷 구간은 수심을 1~1.2mm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다. 확실히 차의 거동이 한층 둔해진다. 차의 속도가 조금만 높아도 여지없이 자세 제어 장치가 개입하며, 코스 바깥으로 밀려나기에 타이어의 배수 성능이 더욱 중요해진다.

마지막으로 젖은 노면 제동 성능을 확인하는 코스다. 제동 코스는 총 8개의 차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른 노면 4개와 젖은 노면 4개로 구성되어 있다. 마른 노면과 다르게 수막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제동력의 차이가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한국타이어는 테크노링을 통해 한 발짝 성장하는 미래를 꿈꾼다. 더 많은 연구를 통해 글로벌 최고의 타이어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이를 위해 현재 약 1억개의 연간 생산량을 2030년까지 1억 5천만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리고 그러한 계획의 중심에는 한국테크노링이 있다.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글 | 조현규 기자사진 | 조현규, 한국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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