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 안을 열정과 욕망으로 가득 채우다. 럭셔리 퍼포먼스 바이 메르세데스-벤츠

  • 기사입력 2022.04.30 13:21
  • 기자명 모터매거진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43 4매틱+
요즘 AMG는 우아한 기품의 세단 형상에 V8기통, V12기통 엔진을 보닛 속에 숨기고 매서운 파워로 뒷바퀴를 태우며 하얀 연기를 내뿜던 예전, ‘라떼’와 사뭇 다르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 다운사이징한 직렬 4기통, 직렬 6기통, V8기통 엔진을 기반으로 35, 43, 45, 53, 63 등 효율 좋은 다양한 퍼포먼스 엔진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소형 해치백, 세단, SUV, 중형 세단, 쿠페, SUV, 대형 세단 및 SUV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모델에 AMG 배지가 달린 고성능 차를 출시하며 고객에게 다가서고 있다. 배기가스 규제에 따른 변화지만, 1인의 엔지니어가 하나의 엔진을 전담하는 오래된 전통은 그대로다. 1967년부터 55년 동안 담담하게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제작 기법은 AMG의 가치를 확고히 다져온 기반이 되었다.

새롭게 부분 변경한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3 4매틱+는 직렬 6기통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
조합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곁들인 파워트레인을 장착하고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1.0kg·m, 리터당 8.1km를 주행할 수 있다. AMG 배지를 달았으니 고성능임을 과시하듯 스타일 자체가 과격하다. 커다란 공기흡입구와 립스포일러 등 에어로파츠만 봐도 힘깨나 쓰고 잘 달릴 것으로 보인다. AMG GT의 루프 라인을 살짝 부풀리고 4개의 문을 단, AMG 스포츠카의 혈통을 이어받은 4도어 스포츠 쿠페를 몰고 서킷으로 향했다. AMG 스피드웨이는 긴 직선 구간보다 테크니컬한 운전 실력이 필요한 짧은 코너들과 높이 차이가 있는 헤어핀으로 구성된 트랙이다. 가속 성능과 브레이킹, 핸들링, 차체 밸런스와 순발력을 평가하기에 적절한 장소다. 카레이싱이 아니니 흥분은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레코드 라인을 따라 주행하면서 성능을 만끽해야 한다.
직선로에 들어서자마자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 스로틀을 최대로 개방했다. 정제된 배기 사운드가 뒤통수에서 울려 퍼진다. 43이라서 그런지 가속 성능은 기대치보다 살짝 밑돈다. 9단 자동변속기가 흥분한 엔진을 토닥거리며 달래는 것처럼 차분하게 변속하며 뿜어 나오는 출력을 가다듬는다. 힘찬 박력보다 매끈하고 경쾌하다. 예리한 날로 생선 살을 도려내듯이 예민한 핸들링은 코너링 구간마다 코스를 베어 내듯이 빠져나갔다. 서킷을 타는 내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며 말초신경을 자극한다. 머리칼이 쭈뼛거리기를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목덜미 뒤가 간질거린다.
메르세데스-AMG CLS53 4매틱+
매끈한 선이 상어 콧등처럼 생긴 보닛 끝자락부터 루프 라인을 타고 유려하게 흘러 트렁크 리드로 이어진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우아하게 감싼 보디 라인에 깔끔한 장신구로 마무리한 외형은 모던한 감각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도드라진 미남형이다. 3세대로 이어지며 4도어 쿠페라는 장르를 개척해온 CLS의 부분 변경 모델에 AMG의 염색체를 입혔다. 유전자는 거의 동일하고 염색체 수만 다른 말과 얼룩말처럼 순하게 CLS의 일반 모델과 AMG 배지를 달고 AMG 파츠를 두른 모델은 같은 혈통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외모뿐만 아니라 나파 가죽과 다이나미카 소재로 감싼 스티어링 휠만 봐도 대단한 능력을 숨기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2999cc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접목한 M256 엔진은 9단 자동변속기와 쌍을 이룬다. 최고출력은 435마력, 토크는 53kg·m이다. AMG는 다른 브랜드의 고성능 차보다 배기 사운드가 작은 편이다. 걸걸한 중저음에 간간이 쉰 듯한 허스키한 소리도 내뱉는다. 소음과 관련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피치 못해 AMG도 머플러 설계를 변경해 배기 사운드를 줄였다. 대신 운전석에서 들리는 배기 사운드는 더욱 박력이 넘치도록 세팅했다.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간을 맞춘 음식이 맛있듯이 운전의 재미를 위해 새로운 양념을 한 술 더하듯 배기 사운드를 손봤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5초 만에 도달한다. 론치 필링은 AMG GT43 4매틱+와 흡사하다. 메르세데스-벤츠 가문의 장점인 부드러운 가속과 매끄러운 변속은 변함없다. 넉넉한 힘으로 가속할 때의 펀치력도 훌륭하다. 엔진의 회전수를 높여도 지친 기색을 보이거나 힘이 처지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핸들링 역시 빠릿하다. 넘치는 힘을 단단하게 받쳐주는 섀시와 탄탄하게 조율한 탄력 있는 서스펜션 덕분에 직선과 코너에서 일사불란한 동작으로 운전의 재미를 더해준다. 2t이 넘는 무게를 잘 컨트롤하며 원심력에 맞대응하는 모습은 믿음직했다. 데일리카의 실용적 가치와 스포츠카의 역동성이 유쾌하게 공존하는 AMG 4도어 스포츠 쿠페는 곁에 두고 싶은 매력덩어리다. 서킷에서 AMG 특유의 빠르고 화끈한 성능을 맛본 귀한 경험이었다.
 
글 | 이승용  사진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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