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전기 카트를 원한다면? 미니 일렉트릭!

  • 기사입력 2022.04.27 16:01
  • 기자명 모터매거진

미니가 내놓은 전기차는 무언가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엔진을 탑재한 미니와 비교할 때 이야기다.

이 작은 전기차가 세상에 나온 뒤 국내 출시를 예고했을 때, 기대한 사람들이 꽤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출시 전 구체적인 정보가 제공되었을 때, 실망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필자의 머릿속에서 살짝 정리를 해 보면, 기대한 사람들과 실망한 사람들은 미니 전기차에 바라는 것이 달랐기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기대를 했던 것은 미니 특유의 동글동글하면서 패션을 중시한 이미지, 실망한 것은 생각보다 짧은 주행거리 대략 그 정도일 것이다.미니는 작은 자동차의 아이콘이다. ‘로버 미니’라는 이름으로 오랜 세월을 살았을 때부터 그랬고, 미니스커트 등 수 많은 패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영감을 주었다. 지금의 미니 역시 그 독특한 패션으로 회색의 도심을 물들이고 있다. 생각해 보자. 이렇게 디자인만으로 애타게 가지고 싶도록 만드는 자동차가 세상에 몇 대나 있는지 말이다. 도로에 서 있기만 해도 주목을 받는 슈퍼카가 아니라 대중적인 자동차인데도 말이다.

당신은 어디에서 살아가나요
아마도 많은 이들이 실망했을 것 같은 사항인 주행거리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1회 충전 시 달릴 수 있는 거리 159km. 이것만큼은 어찌할 수 없는 사항이다.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지 않으면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고, 운전자의 운전 습관에 따라 주행 거리가 더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쾌적함을 포기해가며까지 주행 거리에 집중할 운전자는 없을 것이다. 자동차라는 것은 인간이 편안하게 이동하기 위해 만든 것이니 말이다.

만약 당신이 어느 도시의 외곽에서도 꽤 먼 곳에 살고 있으며 출퇴근 거리만 해도 편도 50km를 넘긴다면, 이 차를 구매한다는 선택은 쉽게 하지 못할 것이다. 집이나 직장에 적절한 충전 시설이 없다면 더더욱 그렇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평소에 누리는 삶’이다. 국내에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직장인들의 평균 주행 거리는 왕복 30km를 조금 넘는 정도라고 한다. 미니 일렉트릭이라면 4~5일간 충전하지 않고도 버틸 수 있는 셈이다.
여기서 ‘주말에는 레저를 즐기기 위해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한 번쯤 자신이 사는 곳과 사는 방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말 자신이 주말마다 활발하게 레저를 즐기고 있는지, 그 무대가 진짜로 외곽인지 아니면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정도인지 말이다. 그리고 레저를 즐기기 위해 어떤 이동수단을 사용하는지, 여유가 없어서 계속 달려야 하는지 아니면 조금 여유를 두고 움직일 수 있는지도 말이다.
도심을 물들이는 에너제틱 옐로우
미니 일렉트릭의 좋은 점은 ‘특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전기차라고 해서 특별한 디자인을 가진 것이 아니라, 기존의 미니 3도어 해치백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가 되면 엔진을 담을 보닛이 필요 없기 때문에 그만큼 보닛을 줄이고 실내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들어왔지만, 미니는 애초에 그럴 필요가 없다. 작은 차체에 실용적인 실내 공간을 만들기 위해 엔진 탑재 모델부터 극단적으로 작은 보닛을 가졌기 때문이다.

차체의 끝부분까지 극단적으로 밀어놓은 바퀴도 엔진 모델과 동일하다. 차이가 있다면 전면 그릴이 막히면서 검은색의 면을 가졌다는 것, 그 주변에 검은색의 띠를 둘러 포인트로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휠 일부와 사이드미러 등 포인트가 되는 곳에 미니 일렉트릭 전용 색상인 ‘에너제틱 옐로우’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그릴에 새겨진 노란색의 S자는 이 차가 ‘쿠퍼 S’ 모델과 거의 동등한 성능을 가졌다는 것을 알려준다.
실내 디자인도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변한 것이 있다면 먼저 계기판이다. 왼쪽에 회전계 대신 노란색의 파워 및 에너지 회수 게이지가 있고, 오른쪽에서는 연료 대신 배터리 충전량을 알려준다. 스타트 버튼이 붉은색 대신 노란색으로 물들었는데, 가볍게 시동을 걸면 엔진음이 아니라 ‘뷔요오오옹’이라고 외치는 것 같은 기계음이 들려온다. 전기차라 엔진음이 들리지 않으니, 시동을 걸었다는 신호를 운전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신호다.
모든 움직임이 경쾌한, 그때 그대로
시동은 아까 걸었으니 이제 기어를 넣고 움직여 볼 차례다. 전기차라면 막강한 토크로 도로를 찢고 나갈 것 같은 모습을 상상할 텐데, 미니 일렉트릭은 그런 모습까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출발이 답답한 것도 아니다. 그냥 출발할 때도 쿠퍼 S의 그 느낌 그대로다. 차이가 있다면 변속이 없어서 게이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이 없다는 것 그리고 처음부터 가속 능력이 꽤 잘 발휘된다는 것 정도.

엔진 모델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는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조여 놓는다. 요철을 통과할 때 더 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이유다. 그런데 미니는 서스펜션을 그렇게 조이지 않았다. 엔진 모델보다 조금 더 조이긴 했지만, 승차감에서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의외로 답은 금방 나왔다. 현재 판매되는 3세대 모델의 서스펜션이 워낙 편하고 좋았기 때문에 조금 조이는 정도로는 손해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움직임 면에서 이야기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엔진 모델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조금 조인 서스펜션에 낮아진 무게중심이 미니가 항상 강조하는 ‘고 카트 필링’에 더 가깝게 다가가도록 만든다. 배터리가 T자 형태로 차체 중심과 뒷좌석 쪽에 깔리는데, 그로 인해 엔진 모델보다 무게중심이 30mm 낮아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바퀴가 좀 더 지면에 잘 밀착하는 것 같고, 와인딩에서도 좀 더 과감한 코너 공략이 가능하다.

그렇지않아도 도심에서 즐거운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미니인데, 전기모터를 달고 나니 미니에 진짜 날개를 달아버렸다. 작은 차체로 도심의 좁은 골목을 기민하게 빠져나가고, 코너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돌아나갈 수 있으며, 앞으로 배출가스로 인해 도심 주행 제한을 받을지도 모르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날개. 이 작은 미니는 분명히 이동의 즐거움을 줄 것이다. 그것도 시골이 아니라 번잡한 회색빛 도심에서 말이다.
미니는 전기 시대가 되어도 미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도심을 벗어나서 살 수 없다. 그것이 직장이 되었든 라이프스타일이 되었든 말이다. 그렇다면 도심을 상쾌하게 만들기 위해 미니 일렉트릭을 선택해도 괜찮을 것이다. 노란색의 마법 버튼을 누르고 혼자서 혹은 다른 누군가와 함께 즐기면서 말이다.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3850×1725×1430mm
휠베이스  2495mm  |  엔진형식  전기모터
배터리용량 ​​​ 32.6kWh  |  최고출력  ​​184ps
최대토크  27.5kg·m  |  변속기  1단
구동방식  FWD  |  복합전비  4.5km/kWh
가격 ​​​​​​4990만원(보조금 수령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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