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해라 랭글러"…거친 길도 편안하게, 포드 브롱코 오프로드 시승기

  • 기사입력 2022.04.21 15:28
  • 최종수정 2022.04.21 15:55
  • 기자명 모터매거진

지난 3월 3일 출시한 포드의 오프로드 SUV ‘브롱코’는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1996년 생산이 중단된 이후 25년만에 부활한 모델이라 오프로드 마니아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델이기도 하다.

이러한 포드 브롱코를 지난 4월 20일, 경기도 안성에서 체험해볼 수 있었다. 오프로드를 강조한 모델 답게 행사장은 오프로드 코스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브롱코의 오프로드 주파 능력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다. 시승 코스는 A코스와 B코스 두 가지로 준비됐다. A코스는 장애물 극복을 체험할 수 있고 B코스는 전반적인 임도 주행 능력을 체험할 수 있다. 이 두 코스를 통해 브롱코에 적용된 G.O.A.T모드(Goes Over Any Type of Terrain) 지형 관리 시스템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다. 포드 브롱코는 현재 아우터 뱅크스 단일 트림으로 출시된다. 2.7ℓ V6 에코부스트 엔진은 10단 자동변속기와 궁합을 맞춰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55kg·m를 발휘한다.

간단한 차량 설명이 끝난 후 시승을 시작할 시간이다. 배정받은 컬러는 Area 51이다. 평소 눈여겨보던 컬러라 무척 마음에 든다. 도어는 꽤 무게감 있게 열리는 편이다. 또한 차체가 높은 편이라 타고 내리기에 꽤 힘들 줄 알았는데, 도어 스텝과 손잡이 덕분에 수월하게 탑승할 수 있다.
실내는 오프로더의 특성이 잘 구현되어 있다. 센터콘솔과 대시보드에는 손잡이가 장착되어 있으며 이는 차체의 흔들림이 많은 오프로드 주행의 특성상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도어 트림에 있어야할 사이드 미러 조절 버튼과 윈도 조작 버튼이 암레스트 아래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사용한 이유는 이 차의 도어가 탈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뭉툭한 기어 레버와 G.O.A.T 조절 다이얼은 오프로드의 감성을 한층 짙게 만든다.
 
시트 포지션은 예상대로 높은 편이다. 덕분에 시야확보가 중요한 오프로드 주행에서 큰 강점을 가진다. 출발하기 전 G.O.A.T 시스템을 4륜 로우 기어로 맞추고, 변속기는 2단에 고정시킨다. 전자식으로 이루어지는 덕분에 간편하다.
먼저 향한 곳은 A코스다. 먼저 네 바퀴의 트랙션이 불규칙적으로 바뀌는 범피 코스를 향한다. 운전석과 조수석 방향이 교대로 내려갔다 올라오는 범피 코스를 통과할 때 차는 약 30° 기울여진다고 계기판에서 알려준다. 차체가 기울여지는 방향으로 스티어링 휠을 살짝 틀어주면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다.
사면로를 지나 마주한 다음 코스는 진흙 코스와 도강 코스다. 이 부분을 탈출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한 트랙션과 출력을 확보하는 능력이다. G.O.A.T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적절한 구동력을 분배해 이정도 코스는 여유롭게 지나갈 수 있다. 도강 코스를 지났다면 약 25°의 오르막 코스를 만난다. 타이어가 물에 젖은 상태라 미끄러짐을 걱정했는데, 넉넉한 출력 덕분인지 어렵지 않게 오른다. 특히 차체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12인치 디스플레이로 노면을 비추는 덕분에 시야 확보도 용이하다.
오르막을 오른 뒤에 만난 자갈 코스에서는 서스펜션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날 때의 충격을 얼마나 흡수하는지가 관건이다. 다른 오프로드 SUV를 타본 경험을 생각했을 때 실내로 전해지는 충격은 적은 수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A코스를 통해 장애물 극복 능력을 확인했다면, B코스에서는 임도를 주행하는 능력을 확인해볼 차례다. 코스의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20° 경사로 코스가 꽤 길게 이어져 있다. 가속 페달에서 힘을 풀지 말고 차를 믿고 오르라는 인스트럭터의 지시를 받고 자신감 있게 밀어붙인다. 엔진의 출력이 즉각적으로 발휘되며 거침없이 산을 오른다. 눈으로 보기에는 무척 난이도가 높은 코스였으나, 차의 능력이 워낙 뛰어난 덕분에 문제없이 등반에 성공한다. 두 번째 28° 급경사는 더욱 살벌하다. 한 눈에 보기에도 노면의 상태가 불규칙하며 깊은 코너까지 동반했다. 이 역시 아무 문제없이 클리어. 운전자의 스킬이 부족하지만 차가 알아서 극복해주는 느낌이다.
내리막 코스가 한참 이어져도 브레이크를 조절할 걱정은 없다. ‘원 페달 드라이브’ 모드를 작동하면 차가 스스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내려오는 덕분이다. 2km/h~15km/h 로 설정할 수 있으며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아 20km/h를 넘기면 자동으로 풀린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트레일 회전 시스템’이다. 거의 90도에 가까운 급회전 코스를 한 번에 돌아나간다. 분명 다른 차였으면 후진을 하며 방향을 다시 조절했을 것이다. 트레일 회전 시스템은 센터페시아 상단의 버튼을 눌러서 활성화시킬 수 있다. 원리는 회전하는 방향의 뒷바퀴를 잠구는 방식으로 전차 혹은 굴착기와 같은 궤도 차량의 원리와 비슷하다. 한 지점을 고정시켜 원을 그리는 컴패스와 비슷한 느낌이다.
울창한 숲길을 한참 내달려도 몸의 피로감이 쉽게 쌓이지 않는다. 전체적인 코스는 약 한 시간의 길이로 구성되었는데, 온로드 주행과는 다르게 오프로드 주행은 피로가 무척 빠르게 쌓이는 편이다. 즉, 차량의 능력에 따라 운전자가 느끼는 피로감의 정도는 꽤 차이가 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브롱코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덜컹거리는 임도를 쉬지 않고 내달린 후에도 가뿐하게 내릴 수 있으니 말이다.
 
짧은 시승 코스가 끝났다. 브롱코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모두 경험하기엔 코스의 난이도가 쉬웠다. 혹은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 높은 난이도의 코스였지만 브롱코와 함께이기에 쉽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이번 뉴 포드 브롱코의 판매 가격은 부가세와 3.5% 개별소비세를 적용해 6900만 원이다. 비슷한 가격의 경쟁 모델은 꽤 긴장해야 할 것이다.
 
글 | 조현규
사진 | 포드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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