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가 만든 자유로운 휠체어, UNI-ONE

  • 기사입력 2022.04.19 17:18
  • 최종수정 2022.04.19 17:19
  • 기자명 모터매거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최근

들어 장애인의 이동권과 관련된 시위가 이어지고,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있다 하는데 필자는 그 광경을 보면서

‘휠체어의 이동도 힘들지만 작동 자체가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필자가 몇 다리 건너서 아는 사람도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사용한지 꽤 됐는데, 운동을 따로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체에 근육이 단단하게 붙어 있었다. 휠체어를

가지고 여러 곳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휠체어가 예전과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휠체어

자체는 예전부터 사용되어 왔고 ‘삼국지’에서도 ‘제갈량’이 바퀴 달린 의자를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대적인 휠체어는 1932년에 미국의 광산에서 일하다 장애를 입은

허버트 에버레스트(Herbert Everest)와 의료 기술자 해리 C.

제닝즈(Harry C. Jennings)가 개발했다. 프레임이

강철에서 얼루미늄으로 바뀌거나 카본 파이버를 사용하는 등의 개선은 있지만, 기본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그 점은 전동 휠체어에서도 그리 변하지 않았다. 손으로 직접 바퀴를

굴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좋지만, 배터리와 모터로 인해 무게가 증가하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자동차에 오르기가 힘들다. 전기차에서는 배터리를 바꾸고 같은 부피에서 용량을 늘리는 등 개선을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휠체어는 그런 연구는 거의 없다시피 한다.

게다가 전동 휠체어도 한 손은 언제나 콘트롤러를 잡고 있어야 한다.

핸즈프리 퍼스널 모빌리티

이번에 혼다가 개발한 퍼스널 모빌리티, 유니원(UNI-ONE)은 그 동안 보여줬던 휠체어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유니원은

겉으로 보면 휠체어라는 것을 알아보기 힘든데, 의자 좌우에 있는 바퀴는 사실상 숨어 있는 상태이고 보조

바퀴 4개가 장착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떤 움직임을 보여주기에

기존의 휠체어와는 다른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이 양 손 또는 한 손을 쓰지 않아도 가볍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유니원의 조상은 혼다의 독특한 퍼스널 모빌리티, 유니커브 베타(UNI-CUB β)다. 2017년 즈음에 혼다는 유니커브 베타에 장애인용으로

넘어지지 않는 어댑터를 장착한 적이 있다. 앞뒤 이동은 물론 일반적인 휠체어에서 불가능한 좌우 이동도

간단하게 수행할 수 있어 호평이었는데, 그 뒤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의문을 품게 했다. 그러나 혼다는 조용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이번에 유니원을 통해서

결과물을 보여준 것이다.

이 유니원에는 혼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로보틱스 기술이 들어가 있다. 밸런스

제어와 앞뒤 및 좌우 이동 비스듬하게 360도를 회전하는 기술도 있다.

혼다는 이러한 구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혼다 옴니 트랙션 드라이브 시스템(Honda Omni Traction Drive System)’이라고 부른다. 조작은

굉장히 간단한데, 특이한 것은 상승과 하강 모드이다. 탑승한

뒤에 작동 버튼을 누르면 그 자리에서 별 다른 진동 없이 15Cm 상승하며, 보조 바퀴는 모두 수납된다.

그 상태에서 이동하는 법도 굉장히 간단하다. 가고 싶은 방향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엉덩이 쪽에 약간의 하중 이동만 가하면 스스로 그 방향을 향해 움직인다. 기동성과 경쾌한 움직임이라는

면에서는 유니커브 베타에 비해 부족한 면이 있지만, 안전성을 우선해서 그렇게 다듬어졌다고. 만약 그 상태에서 배터리가 떨어진다고 해도 걱정이 없다. 신속하게

자세가 낮아지면서 보조 바퀴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 상태에서는 오른쪽의 콘트롤러를 이용해서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

유니원의 진정한 장점은, 휠체어를 사용해야 하는 장애인이 이동하면서도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별 거 아닌 장점이라고 가볍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장애인에게 있어서는 꽤 중요한 사항이다. 그리고 혼다가 이야기하는

유니원에 대한 모토도 그렇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일 또는 레저에 새로운 옵션을 제공하는, 걷는 감각의 모빌리티” 말이다. 이제는

휠체어도 로봇의 기술을 빌려 진화해야 될 시기가 아닐까.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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