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 제네시스 G90
2022-04-19 10:27

플래그십 세단은 브랜드의 모든 기술력을 쏟아부어 만드는 모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모든 면에서 정점에 있어야 한다제네시스는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자신들의 플래그십 세단인 G90는 그 위치에 걸맞은 상품성을 갖추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했다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산이 없는 법시장의 막강한 강자들을 잡기 위해 G90는 어떤 무기를 준비했을까?
어린 시절부터 드림카를 물었을 때 항상 대형 세단을 그 리스트에 두곤 했다경험해보진 않았지만 사회에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타는 자동차라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누군가 문을 여닫아주며 운전까지 해주는 그런 세단이 타고 싶었다처음으로 그런 차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은 1세대 에쿠스와 체어맨이 인기를 끌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번쩍이는 크롬 그릴과 거대한 덩치새까만 차체의 컬러는 위압감을 느끼게 만들기 충분했다체어맨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고현대 에쿠스는 제네시스 EQ900으로 G90으로 이름을 바꾸며 플래그십의 자리를 지켰다.

자동차의 종류를 서서히 알아갈 때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아우디 A8 등의 자동차도 알게 됐다타본 적은 없지만 무조건 좋을 것만 같은 일종의 환상이 있었다에쿠스체어맨과 같은 자동차들은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말이다그런데 신형 G90의 뒷자리에 앉아있는 호사를 누리는 지금은 과거의 그러한 생각을 깨끗이 지울 수 있게 됐다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안락하고고급스럽다흔히 말하는 독 3사의 플래그십과 정면으로 맞서 싸워도 충분히 치열한 경쟁을 할 수 있다어떤 부분에서는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최고의 시트를 찾아서
이처럼 만족스러운 2열의 첫 번째 비밀은 바로 시트에 있다시트는 승차감혹은 실내에서의 경험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다자동차에 타서 내리는 순간까지 탑승자의 몸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차체의 설계를 아무리 완벽하게 하더라도 불편한 시트를 가지고 있다면 탑승자는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게다가 차의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요소이니 디자인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잔뜩 신경을 쓴 옷차림에 싸구려 가방을 들 수는 없으니 말이다.

G90의 시트를 정의하는 단어는 ‘안락함이다플래그십 세단의 시트는 탑승자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한 임무다어느 누가 앉더라도 일어나기 싫을 만큼 편안한 시트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G90는 허벅지 앞부분옆부분 등 부위에 따라 푹신하고 딱딱한 수준을 세 가지로 구성했다사람이 앉았을 때 무게가 실리는 부분에 따라 안락함과 탄성력 확보를 위한 메모리폼라텍서블 폼코자임 폼 등 목적에 맞는 다양한 종류를 사용한다.
1열과 2열의 착좌감 차이도 인상적이다. 1열은 운전을 해야 하는 목적에 따라 몸을 단단히 지탱해주는 역할에 충실했고, 2열은 휴식을 취하기 위한 곳임을 강조하듯 몸을 포근하게 감싸준다이러한 2열은 독일 허리 건강협회(AGR)의 인증까지 받았을 정도로 인체 공학에 신경 썼다여기에 마사지 기능은 기대 이상으로 본격적이다꽤 묵직한 마사지를 받고 있으면 웬만한 안마 의자는 부럽지 않다. G90의 마사지 기능은 4개의 모드가 3개의 강도로 작동된다소형 펌프를 사용해 작동 소음도 줄인 것이 인상적이다.

또한 버튼 하나로 2열 좌석이 퍼스트 클래스가 되는 기능은 플래그십 세단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다리를 쭉 뻗고 누우면 세상 편안한 자세를 완성할 수 있다노멀 모델은 2열의 각도를 42° 롱 휠베이스 모델은 45°나 눕힐 수 있다여기에 암레스트는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있는데공조시트마사지커튼조명 등의 기능들을 조작할 수 있다. UI는 제법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용하기에도 편안해 마음에 든다.
잠금을 해제하면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이 등장하고타고 내릴 때는 버튼 하나로 문을 여닫을 수 있다나만의 도어맨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이를 손으로 밀어서 열 때 느껴지는 것은 모터의 저항이다이게 꽤 무겁고 이질감이 있는 편인데버튼을 통해 여닫는 것에 익숙해지기 전까진 이 이질감을 견뎌야 한다.

디테일한 시트 디자인 역시 G90의 시트가 가진 매력이다도어를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부분이니 차에 맞는 디자인을 구성하는 데 적잖은 공을 들였을 것이다특히 눈에 띄는 것은 퀼팅의 디자인이다가운데로 교차되는 형상의 퀼팅은 복잡한 라인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선사해 내외부 디자인 콘셉트와 잘 어울린다이러한 퀼팅 디자인을 위해 1mm 이하 단위에서 한 칸 한 칸 개수를 세어가며 홀과 라인을 조정하는 과정을 반복한다고.
이에 더해 눈에 잘 띄지 않는 그레이존까지 꼼꼼하게 신경 썼다그레이존이란 외장과 내장이 만나는 경계면을 지칭하는 디자인 용어인데보닛과 도어 안쪽도어 경첩주유구 경첩 등이 대표적인 그레이존이라고 할 수 있다이러한 영역까지 세심하게 마감처리를 했고이를 통해 G90는 플래그십다운 면모를 한층 끌어올렸다고 할 수 있다.
에어 서스펜션이 만드는 마법의 양탄자
고급스럽고 안락한 승차감의 핵심 요소인 시트를 살펴봤다면 승차감의 다음 비밀을 알아볼 차례다조금 진부한 표현이지만 G90의 매직 카펫 라이드 즉마법의 양탄자와 같은 승차감을 만드는 또 다른 핵심요소는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이다이 덕분에 주행 모드에 승차감을 조절할 수 있다마법의 양탄자라는 표현은 하늘을 떠다니는 양탄자처럼 매끄러운 승차감을 가진 차들에게 흔히 사용된다승차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스펜션의 세팅이다. G90에는 공기압을 활용한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되는데최근 플래그십 세단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에서 사랑받고 있는 방식이다. G90의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은 총 세 개의 챔버가 있다부드러운 승차감이 필요하면 세 개의 챔버 모두를 활용하고역동적인 주행 능력이 필요할 때는 1개의 챔버만 활용하는 식이다.

여기에 도로의 상황과 주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차고를 조절하는 능력도 갖췄다과속방지턱을 진입할 때노면이 험할 때내리막길 주행 중 평평한 땅을 만났을 때 등 상황에 맞게 차고를 높이고 스포츠 모드고속 주행 등에서는 안정적인 거동을 위해 차고를 내린다사실 차체가 오르내리는 동작을 몸으로 느끼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그저 차가 알아서 잘해주리라 믿고차는 그 믿음에 부응하듯 평온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미 제네시스의 다른 차종에서 적용한 프리뷰 서스펜션도 탑재된다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과속 방지턱을 100m 남겨두고 댐퍼의 감쇠력을 부드럽게 조절하며 앞차고를 미리 들어 올려 실내로 전달되는 흔들림을 줄이는 방식이다덕분에 과속 방지턱을 꽤 빠른 속도로 넘어도 탑승객에게 전달되는 충격이 무척 적어 마음에 든다.

1열과 2열의 승차감 차이도 제법 큰 편이다. 1열은 차체의 거동과 움직임이 조금 더 명확하게 느껴진다. G90를 개발할 때 오너 드라이빙도 고려했기 때문이다분명 부드럽고 평온하지만운전자에게 느껴지는 피드백이 명확하기에 신기했다그에 반해 2열은 탑승객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보아도 좋다실력 좋은 운전 기사에게 운전을 맡긴다면 정말 구름 위를 떠다니는 기분일 것이다그저 편안하고 안락한 시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최선을 다해 뒷좌석을 즐기니 어느덧 시승을 끝낼 시간이다성공한 사람들은 이런 차의 뒷자리에 앉는 것인가문득 성공에 대한 갈망이 깊어진다제네시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플래그십 세단은 브랜드의 자존심인 법언제까지 독일 세단의 대체재로 평가받을 수는 없다. G90는 훌륭한 상품성을 갖췄다독일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높은 산을 단숨에 정복할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조현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5275×1930×1490mm
휠베이스  3180mm
엔진형식  V6 터보가솔린
배기량 ​​​ 3470cc  |  최고출력  ​​380ps
최대토크  54.0kg·m  |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AWD  |  복합연비  8.3km/ℓ
가격 ​​​133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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