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위해, 미래를 위해. 볼보 C40 리차지

  • 기사입력 2022.04.15 09:59
  • 기자명 모터매거진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매끈한 디자인은 물론, 그 디자인을 빛내는 재미난 성능까지 갖췄다. C40 리차지가 전기차 무대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볼보의 질주가 매섭다.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가며 독일차들의 무대였던 한국의 수입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토록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볼보가 오랜 시간 지켜온 인간 중심 철학 덕분이다. 타협하지 않는 안전과 환경보호에 대한 굳건한 의지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이끌어 냈고 어느덧 국내 수입차 판매량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브랜드가 됐다.친환경에 대한 볼보의 행동은 적극적이다. 지난 2020년, 볼보는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 가장 먼저 디젤을 전면 배제했다. 디젤의 빈 자리는 볼보의 전동화 전략에 따라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채웠다. 디젤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았던 때임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행보였다.2030년까지 프리미엄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전동화 전략의 첫 단추인 C40 리차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개성과 실용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볼보 최초의 쿠페형 SUV이며 CMA 플랫폼을 사용해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전기차다. 매력적인 스타일링과 볼보에 대한 신뢰, 우수한 성능 덕분에 초기 물량 1500대는 5일 만에 모두 팔렸다. 즉, 이제는 줄을 서서 사야 하는 자동차가 된 것이다.

매력적인 외모는 언제나 옳다
최근 전기차의 디자인 트렌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전기차임을 한껏 드러내며 전기차 라인업만의 디자인 언어를 만들거나, 기존 모델의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계승하는 경우다. C40 리차지의 경우 후자에 해당한다. 다만 볼보의 95년 역사상 처음으로 선보인 쿠페형 SUV이기에 이곳저곳에 작은 개성을 부여한 것으로 독창적인 모습을 더했다.

소형 SUV의 디자인은 당당하고 악동 같은 이미지가 무척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C40 리차지는 그러한 점에서 무척 마음에 든다. 엄연히 막내의 자리에 있기에, 귀엽고도 당찬 모습이 눈길을 끈다. 헤드램프에 존재하는 토르의 망치는 여전히 빛나고 있다. 아래는 동그스름하고 상단은 날카롭게 빚어 개구쟁이 같은 이미지를 더했다. 헤드램프 내부에는 84개의 픽셀 LED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지능형 헤드램프는 마주 오는 자동차의 운전자들에게 눈부심을 방지해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있던 자리는 전기차 전용 그릴로 대체되어 차체의 컬러와 같은 컬러로 칠했다. 날카롭게 접힌 후드와 프런트 범퍼의 라인은 전체적인 볼륨감을 살리는데 한몫을 했다.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 볼보 특유의 간결한 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깔끔한 멋을 내는 것이 포인트다. 심지어 20인치 휠도 무난하지만 보기에는 무척 예쁘다고 말하고 싶다. 쿠페형 SUV 특유의 루프 라인 역시 자연스럽게 그리며 단정한 개성을 뽐낸다. 블랙 투톤으로 처리한 루프는 이러한 개성을 더 부각하는 요소다. 전체적인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어 마음에 든다. 아마 차체 컬러를 그대로 사용했다면 밋밋해 보이지 않았을까?
후면에서는 C40 리차지만의 멋이 살아난다. 트렁크 리드와 리어 펜더, 트렁크 해치를 감아 올라가는 리어 램프의 형태는 다른 형제들과 차별화를 이룬 부분이다. 게다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들어오는 별도의 제동등은 리어 램프의 중앙과 스포일러 아래에 숨어있는데 이러한 형태 역시 무척 멋스럽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루프 끝단과 트렁크 해치에 있는 스포일러다. 요즘 쿠페형 SUV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테일인데, 다운포스의 향상보단 차가 달리는 중 후면에 발생하는 와류를 줄이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후면에서 재미있는 점이 몇 가지 더 있다. 우선 트렁크 버튼의 위치다. 이 차를 처음 본 자리에서 해치에 있는 굵은 라인 속에 손가락을 더듬어 보았지만 트렁크를 여는 버튼이 없었다. 보통은 눈에 띄는 곳에 버튼을 배치하기 마련인데, 눈에 잘 띄지 않는 번호판 상단에 배치한 것은 의외였다. 다음은 리어 램프의 그래픽이다. 한 줄로 이어지던 램프의 그래픽은 리어 윈드실드의 좌우에서 점선으로 바뀐다. 점선과 선의 조화는 차체의 면과 면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멋스러운 개성을 더했다.
문을 열자 비로소 보이는 것들
실내는 소소한 변화를 바탕으로 개성을 살렸다. 겉으로 보이는 전체적인 구성은 미니멀리즘을 강조한 XC40과 거의 동일하다. 여기에 고정식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토포그라피 데코 패널, 천연 가죽을 사용하지 않은 인테리어를 적용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등고선을 그린 듯한 토포그라피 데코 패널은 스웨덴 북부 산악지역인 아비스코에서 영감을 받았다. 평소에는 실내 트림과 비슷한 어두운 색상이지만 조명이 점등되면 등고선에 명암이 생기는 불빛으로 장식했다. 천연 가죽을 사용하지 않은 레더 프리 인테리어는 탄소 중립으로 향하는 볼보의 강렬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인간 중심의 철학은 실내 구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스타트 버튼이 삭제되고 시트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탑승 여부를 감지해 브레이크를 밟고 변속을 하면 즉시 출발할 수 있는 점은 흥미롭다. 몸에 익은 ‘시동을 거는 동작’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지만 금세 이런 방식의 편리함을 체감할 수 있다.
또한 리차지 전용 티맵과 ‘NUGU’ 시스템이 탑재된다. 최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스마트폰 연결성에 많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 주된 이유가 바로 모바일 내비게이션의 발달이다.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그 모바일 내비게이션을 순정으로 장착하고 심지어 똑똑한 음성인식 시스템을 탑재했으니 경쟁자들보다 한 발 더 앞서가는 것이다. 실제로 음성 인식 능력도 무척 좋은 편이고 그 범위도 넓다. “열선 시트 켜줘” 대신 “엉따 켜줘”, “스티어링 휠 열선 켜줘” 대신 “손따 켜줘” 등 일상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줄임말도 척척 알아듣는 모습이다. 또한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차량의 남은 주행거리와 목적지까지의 경로에 충전이 필요하면 충전소를 거치는 등의 기능도 편리하다.

콤팩트한 쿠페형 SUV지만 2열 공간이 크게 아쉽지는 않다. 비록 차체 크기 탓에 헤드룸과 레그룸은 조금 아쉽지만, 볼보 특유의 편안한 시트를 통해 불편함을 해소했다. 트렁크 용량은 413ℓ이며 2열 폴딩 시 1205ℓ까지 확장된다. 이 정도 용량이면 요즘 유행하는 아웃도어 라이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보닛 아래 있는 자그마한 프렁크(프런트 트렁크)의 용량은 31ℓ로 작은 가방 정도를 수납할 수 있는 크기다.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은 차체를 가득 울리는 훌륭한 연주를 들려준다. 여기에 방음 대책이 훌륭한 차체는 이러한 음악을 운전자에게 귀에 더 선명하게 전달하도록 도와준다. 딱히 장르를 가리는 오디오는 아니지만, 묵직한 저음 표현 덕분에 록과 힙합 계열에 조금 더 잘 어울린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볼보답게 다양한 안전을 위한 옵션 역시 기본으로 탑재했다. 스펙 시트를 살펴보면 일일이 설명하기도 어려울 만큼 빼곡한데 C40 리차지에 탑재된 안전 옵션의 가격을 모두 더하면 약 1000만원 이상이라고. 다만 볼보의 안전은 이러한 전자 장비에 의존하지 않는다. 사실 엔진은 정면충돌에서 탑승객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는데, 엔진이 없는 전기차의 경우 전면부가 다시 설계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CMA 플랫폼을 전면 재설계했고, 이 과정에는 배터리를 보호하는 솔루션도 함께 마련했다.

이번 C40 리차지는 모든 옵션이 포함된 최상위 트림 ‘트윈 얼티메이트’ 단일로 출시했다. 그 이유는 기존 볼보 모델 판매량의 95%가 최상위 트림인 ‘인스크립션’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C40 리차지의 가격은 6391만원이다. 국고보조금을 계산하면 6000만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다.  심지어 이 가격은 미국이나 독일 등 다른 나라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경쾌한 주행 감각, 운전의 재미를 놓칠 수 없다.
디자인과 인테리어, 옵션까지 모두 살펴봤으면 차를 타고 달릴 차례다. C40 리차지는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 감각이 돋보인다. 그리고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일에 신경 쓰거나 스트레스받는 일이 적어 볼보가 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게다가 듀얼 모터에서 뿜어지는 넉넉한 출력 덕분에 짜릿한 재미도 더한 매력덩어리다.

먼저 출력을 살펴보자. 프런트와 리어 액슬에 각각 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은 408마력, 최대토크는 67.3kg∙m에 달한다. C40 리차지의 체구를 생각한다면 차고 넘치는 출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0 →시속 100km 가속은 4.7초. 웬만한 스포츠카와 견주어도 될 정도의 가속 성능이다. 일상에서는 한없이 나긋하지만 가속 페달을 조금 강하게 밟으면 그 즉시 앞머리가 들썩이면서 적극적으로 속력을 올린다. 도로가 제한하는 규정 속도까지는 자유자재로 가속한다. 이 과정에서 들리는 전기모터의 구동음도 꽤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다만 전기차의 특성상 그 힘은 조금 일찍 빠지는 편이다. 애초에 최고속력은 시속 180km에 제한이 걸려있어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크지는 않다.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기대 이상이다. 속력을 높이면 차체가 자연스럽게 바닥으로 달라붙는 느낌이 들면서 낮은 무게중심의 이점을 경험하게 만든다. 고속으로 달리는 중 요철을 만나더라도 자세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잠깐 흐트러진 자세는 재빠르게 바로잡으며 앞으로 달려 나간다. 만약 이러한 운전이 피로하다면 반자율주행 기능인 파일럿 어시스트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는 솜씨는 당연하고 차선의 중앙을 물고 달리는 능력 역시 믿음직스럽다. 시속 90km 이상의 속도에서도 꽤 깊은 코너를 문제없이 돌아나가는 파일럿 어시스트의 모습에 감탄을 내질렀다.

코너를 돌 때 느껴지는 서스펜션의 반응은 익숙한 볼보의 맛 그대로다. 탄탄하면서도 유연한 서스펜션 세팅은 언제나 예상 가능한 범위 내로 움직여준다. 높은 속도로 코너를 진입해도 차체의 자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데, 이는 절묘한 서스펜션 세팅과 더불어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부지런히 일을 하기 때문이다. 코너링 성향은 언더스티어 성향이다. 타이어의 사이즈부터 앞 235/45, 뒤 255/40으로 뒤 타이어의 폭이 더 넓은 언더스티어 세팅이 되어있다. 그러나 그 농도가 짙지 않고 다루기가 꽤 쉬운 편이라 크게 걱정되는 부분은 아니다.
원 페달 드라이빙 모드 역시 당연히 지원한다. 다만 회생제동의 강도를 따로 설정할 수는 없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측된다. 원 페달 드라이빙 모드를 켰을 때 느껴지는 회생제동의 강도가 무척 강한 편이다. 이를 자연스럽게 컨트롤하기 위해서는 꽤 정교한 가속 페달 조작이 필요하다. 브레이킹 감각은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다. 그만큼 이질감을 없애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낸 것이다.

소비자들이 전기차에서 주목하는 가장 큰 이슈는 주행가능거리다. C40 리차지는 78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356km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국내 기준에 맞춘 거리이니 믿어도 된다. 대체로 다른 전기차들이 그렇듯 날씨가 따뜻해지면 국내 기준보다 더 먼 거리를 가는 일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정도의 주행거리면 일상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도, 가끔 교외로 나들이를 다녀오기에도 충분한 수준이다.
C40 리차지는 분명 최신 기술을 잔뜩 탑재하고 매력적인 스타일링을 했으며 운전에 대한 재미까지 갖춘 팔방미인이다. 게다가 다루기도 편리한데 환경을 지키기 위한 발걸음에 동참하는 기분도 든다. 볼보가 나아갈 길의 첫 발자국은 진하게 남았다. 이런 전기차라면 언제나 환영이다. 새로운 차지만 원래 있던 자동차처럼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미워할 구석을 단 한 군데도 찾을 수 없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440×1875×1595mm  |  휠베이스  2702mm
엔진형식  트윈모터​​​  |  최고출력  408ps  |  최대토크  67.3kg·m​​​  | 
변속기  시프트 바이 와이어  |  구동방식  AWD
주행가능거리  356km  |  가격  639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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