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엑시언트 P540 트랙터&덤프트럭

  • 기사입력 2017.02.27 16:40
  • 최종수정 2020.09.01 19:14
  • 기자명 모터매거진

현대 엑시언트 P540 트랙터&덤프트럭

대반격의 서막

현대상용차의 기함 엑시언트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된 전략 모델이다. 유럽산 경쟁차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캡 디자인과 운전자 중심의 편의성, 뛰어난 엔진 성능까지 대형 상용차가 갖춰야 할 장점들을 두루 겸비한 팔방미인이다. 탄생과 더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용차로 자리매김하며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글 | 홍석명  사진 | 임근재

현대상용차 엑시언트는 트라고 후속으로 등장했다. 처음에는 트라고 엑시언트로 명명했다가 트라고를 빼고서 엑시언트로 라인업을 정비하게 된다. 현대상용차가 야심차게 개발한 대형 트럭인 엑시언트는 상용차 라인의 새로운 기함으로 자리했다.

국내 대형 상용차 시장을 사수하는 사명감도 있지만 북미 시장은 물론 대형 상용차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 판매까지도 염두에 두고 개발한 현대상용차의 전략 모델이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고객의 요구와 시장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고 경쟁차의 강점을 벤치마킹할 만큼 절치부심하며 심혈을 기울였다.

우수한 연비 성능은 물론 유려한 캡 디자인과 운전자 중심의 다채로운 편의사양까지 만재했다. 유럽산 경쟁차와 격차를 좁힐 수 있었던 요인이다. 변화의 주역 엑시언트 트랙터와 덤프트럭의 성능을 확인하러 현대상용차 전주공장을 찾았다.

도로 위의 팔방미인 P540 6×2 트랙터

전주공장 주행시험로에는 겨울 햇살을 머금고 있는 엑시언트 P540 트랙터와 덤프트럭이 육중한 자태를 자랑하며 서 있었다. 멈춰 있는 엑시언트를 올려다보니 웅장함이 느껴졌다. 트라고 시절 수입차와의 큰 차이는 캡 안팎의 디자인이었다.

오랜 시간 다듬어진 유럽산 트랙터는 고유한 디자인을 고수하며 진화했다. 빼어난 디자인과 기능, 편의성까지 어우러진 실내는 성능은 차치하더라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트라고는 직접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디자인의 비중이 높지 않지만 이미지를 결정하는 캡 디자인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엑시언트는 경쟁차를 철저히 벤치마킹해 캡 디자인에 신경을 쓴 흔적이 도드라진다. 유럽산 트랙터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캡 디자인이다.

현대상용차의 기함 엑시언트의 위용은 큼직한 프런트 그릴에서 시작한다. 프런트 그릴과 위치는 스카니아 R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지만 자세히 보면 정교한 대형 조각품처럼 곳곳에 디테일이 살아 있다.

살아 숨 쉬는 듯한 LED 헤드램프는 어댑티브 기능이 있어 야간에 스티어링 휠의 조향각에 따라 조사 각도가 바뀐다. 최고급 승용차에서 보는 사양으로 상용차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최신 헤드램프다. LED 헤드램프 바로 밑에는 LED가 촘촘히 박힌 주간주행등이 자리한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하는 캐릭터 라인은 엑시언트의 강인하고 독창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런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능적인 요소들이 풀 모델 체인지의 결과다.

부드럽게 열리는 도어를 열고 신발 수납 기능을 포함한 3단 스텝을 오르면 차분한 실내가 펼쳐진다. 현대차의 아이덴티티를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상용차도 마찬가지로 현대차의 이미지가 반영돼 있다. 승용차부터 상용차에 이르는 풀 라인업을 가진 몇 안 되는 메이커의 저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용에도 승용의 감성을 반영할 수 있다.

경쟁차와 달리 승용 감각을 맘껏 살렸다. 일취월장이란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과거 트라고의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외관보다 실내 디자인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고급 승용차에 그대로 옮겨 놔도 될 법한 고급스러운 디테일이다.

기존 상용차의 투박하고 값싼 소재는 찾기 힘들다.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고객을 위한 배려다. 현대차그룹의 독자적인 폰트는 가독성이 좋다. 수입 브랜드에서 볼 수 없는 완벽한 한글화다. 빛으로 감성을 살린 것도 매력적인 부분.

퍼들 램프는 캡에 잘 오르를 수 있도록 돕고, 차에 오르면 운전자를 반기는 웰컴 시스템, 그리고 야간에는 무드등으로 안락한 캡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인간공학과 감성이 한데 어우러져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엑시언트 트랙터 캡은 보급형 표준 캡과 고급형 하이루프 캡으로 나뉜다. 하이루프 캡은 표준 캡보다 225mm를 높여 실내 높이가 1895mm에 이른다. 한국 성인 남성의 평균키가 약 170cm임을 감안하면 캡 안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고도 이동이 가능하다.

지난달 시승했던 메르세데스-벤츠의 기가스페이스처럼 2m가 넘는 위협적인 높이는 아니지만 국내 실정을 고려하면 충분한 높이다. 시트 뒤편에는 휴식을 할 수 있는 침대가 달려 있다. 트랙터는 장거리용으로 쓰이기 때문에 교대로 운전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침대가 달린 캡이 일반적이다.

엑시언트의 침대는 길이 2180mm 폭 800mm로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성인 두 명이 누워도 될 만큼 넉넉한 크기다. 침대에서 리모컨으로 창문과 선루프, 실내등, 오디오 등을 조작할 수 있다. 머리맡에는 수건걸이와 옷걸이가 달려 있어 가벼운 옷과 수건을 걸어놓을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수납공간

엑시언트의 실내 공간 활용성은 탁월하다. 현대차의 세계적인 실내 공간 확보 기술은 마치 쏘나타가 동급 최대의 실내 공간을 자랑하듯 엑시언트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캡 천장에 있는 각종 서류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오버헤드 콘솔, 대시보드 하단 보관함, 센터콘솔, 슬리핑 베드의 하단 보관함, 베드룸 뒤쪽의 백 콘솔 등 실내 구석구석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크기의 수납공간은 총 1046ℓ로 더 높은 캡을 가진 수입차보다 크다.

간단한 물건뿐 아니라 리어 오버헤드 콘솔에는 이불, 가방 등 부피가 큰 짐도 거뜬히 수납할 수 있다. 동승석 대시보드에는 접이식 다용도 테이블까지 마련해 놓았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를 체형에 맞게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 공압식으로 조절이 가능한 스티어링 휠은 스티어링 칼럼의 버튼을 누르면 쉽게 조절이 가능하다. 버튼을 누르면 부드럽게 스티어링 휠을 상하좌우로 조절해 자신의 운전 체형에 맞출 수 있고, 약 7초가 지나면 자동으로 잠긴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도 자랑거리 중 하나다. 천연 가죽으로 고급감을 높였고 경쟁차에서 볼 수 없는 냉풍은 물론 온풍 기능까지 갖춘 운전석 시트는 운전자의 몸을 단단히 지지한다. 조절방식은 승용차의 전동식 시트와 조금 다르다.

시트 아래 앞쪽에 위치한 잠금 해제 레버를 위로 올린 후 시트의 전후 위치를 조절하고 레버에서 손을 떼면 고정되고, 엉덩이를 가볍게 흔들면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정확히 고정된다.

시트의 승차감도 조절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드로 세팅이 가능한데 소프트 모드는 고속도로와 같이 평탄한 포장도로 주행 때 부드러운 승차감을 만들고, 하드 모드는 노면이 불규칙할 경우 출렁거림을 방지할 수 있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강인한 엔진

엑시언트의 변속기는 대형 트럭에서 이미 정평 나 있는 ZF 아스트로닉 12단 자동변속기다. 변속 레버는 메르세데스-벤츠 악트로스와 같은 방식이다. 전진은 오른쪽 레버에 달린 로터리 스위치를 앞으로 살짝 돌려 D모드로 위치한다.

한 단 더 올리면 DM모드인데 짐을 싣거나 내릴 때 또는 협소한 공간에서 주차할 때는 미세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스티어링 칼럼 오른쪽의 스위치 노브를 누르면 주행 조건에 맞춰 수동으로 변속할 수 있다. 대시보드 오른쪽에 달린 주차 브레이크를 풀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엑시언트는 부드럽게 출발한다.

트레일러를 달지 않은 공차상태에서는 3단부터 가속을 한다. ZF 아스트로닉은 주행 상황에 적합한 변속을 하는데 무게 계산을 위한 학습시간이 필요하다. 학습 모드에서는 한 단씩 연속적으로 변속할 수 있다.

보급형 520마력과 고성능 540마력 L엔진을 고를 수 있다. 과거 트라고에 얹히던 유로4 460(440)마력 L엔진과는 차원이 다르다. 고출력 수입차들이 속속 선보이면서 트랙터의 출력 경쟁이 치열하다. 스카니아는 16.3ℓ 730마력, 메르세데스-벤츠는 15.5ℓ 578마력 고출력 엔진도 시판하고 있다.

볼륨 모델은 아니지만 고출력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주력 차종은 경쟁력 있는 500마력대 엔진이다. 엑시언트의 직렬 6기통 12.7ℓ 540마력 엔진은 글로벌 기준으로 봐도 뛰어난 엔진이다. 후발 주자였던 현대상용차의 엔진 개발 기술이 놀랍다.

사용 환경과 목적을 고려해 연비를 생각한다면 520마력(235kg·m), 고출력을 원한다면 540마력(265kg·m) 중 고르면 된다.

540마력 L엔진의 넉넉한 힘과 ZF의 아스트로닉 12단 자동변속기가 연결돼 강하지만 부드러운 파워트레인을 완성했다. 트레일러를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트랙터는 힘이 넘쳤다. 포장도로 전용인 트랙터는 전주공장 내 잘 닦인 주행시험로를 거침없이 달렸다.

잠시 동안 가속을 하면 시속 90km에서 속도제한이 된다. 스티어링 중립감도 매우 뛰어나고 캡이 심하게 출렁이는 현상도 매우 억제돼 있다. 특히 승차감이 뛰어나다. 거친 노면을 만나도 진동과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출중하다. 트랙터의 코너링이 궁금했다.

고속 선회에서 코너링을 해보니 언더스티어 경향을 보였다. 상용차 특성상 코너링 성능보다는 안락한 승차감을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

시승차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이 달려있다. 최근 장착률이 높아지고 있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고속도로나 정속 주행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밟지 않고도 시속 90km까지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장거리 주행에서 운전자의 피로를 덜 수 있어 고속도로 운행이 많은 트랙터에 추천 아이템이다.

차선이탈 감지장치(LDWS)는 앞 유리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로 전방 차선을 인식해 시속 60km 이상 주행 중 차선을 이탈할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단품으로는 특별하지 않지만 각종 안전장치들이 연동되면 운전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위기의 순간을 쉽게 대처할 수 있다. 이 정도 디자인과 성능이면 기존 국산차에 대한 편견을 버릴 수 있는 수준이다.

SPECIFICATION

XCIENT P540 Tractor 6×2

길이×너비×높이 6160×2490×3685mm | 휠베이스 4650mm

엔진형식 직렬 6기통터보, 디젤(유로6)| 배기량 1만2742cc

구동방식 FR(6×2) | 최고출력 540ps/1900rpm

최대토크 265kg·m/1000~1400rpm | 변속기 전진 12단, 후진 2단

타이어 (모두)12 R 22.5


뛰어난 승차감을 선사 P540 8×4 덤프트럭

다음으로 덤프트럭을 시승했다. 캡 디자인은 높이만 차이가 날뿐 트랙터의 표준 캡과 같다. 단지 트랙터에 없는 데이 캡을 달았는데 표준 캡의 길이를 줄여 컴팩트하다. 수입차들은 트랙터와 덤프트럭의 내장 사양을 조금씩 차이를 둔다.

캡의 크기 차이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트랙터보다는 사양을 낮춰 판매한다. 엑시언트는 트랙터와 덤프트럭의 실내 디자인의 차이는 거의 없다. 건설장비로 하대를 받지 않는다. 단지 캡이 낮아 수납공간이 적어 데이 캡에는 접이식 침대가 마련돼 있다.

트랙터가 ‘킹사이즈’ 침대라면 덤프트럭은 ‘싱글사이즈’ 침대라고 할 수 있다. 공간의 제약으로 작은 크기지만 관리가 쉬운 인조 가죽과 열선까지 내장돼 있다.

엑시언트는 컬러풀한 디스플레이가 자랑거리 중 하나다. 계기판의 7인치 디스플레이는 승용차와 비교할 수 없이 많은 각종 주행 정보를 운전자에게 선명하게 전달한다.

중앙의 디스플레이는 기호에 맞게 변경할 수 있는데 DPF 재의 누적량, 디지털 속도계와 연비 게이지, 타이어 공기압, 브레이크 패드의 마모 상태, 차선 이탈 경보 등과 턴 바이 턴을 기반으로 한 내비게이션 정보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토종 메이커의 장점 중 하나다.

센터페시아의 8인치 터치스크린은 카오디오와 비디오, 내비게이션을 통합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수입차에서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한글을 기반으로 한 컬러 정보창이 인상적이다.

시승차는 트랙터와 같은 최고출력 540마력의 L엔진을 얹었다. 하독스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적재함의 내구성을 높였고 앞뒤 리프 스프링의 개수를 늘려 험로 주행의 내구성을 높였다. 트레일러를 연결하지 않은 트랙터는 뒷부분이 조금 불안정하지만 무거운 적재함이 달린 덤프트럭은 앞뒤 무게 균형을 잡아 주행 안정감이 좋다.

감흥을 준 것은 든든하면서 안락한 덤프트럭의 승차감이다. 최근 시승했던 메르세데스-벤츠 아록스 덤프트럭은 특유의 단단함을 넘어선 돌덩이 같은 거친 승차감이었다. 반면 엑시언트 덤프트럭은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이 일품이었다.

덤프트럭에서도 이런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타이어부터 시트까지 승차감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많겠지만 운전자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승차감을 구현한 점은 후발주자로서 큰 강점이다. 여담이지만 현대차의 승차감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제네시스 EQ900의 경우 뒷자리 승차감만 따져본다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보다 뛰어나다. 일관성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고 승차감을 중시하는 국내 정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8×4 덤프트럭에는 리타더가 기본으로 장착된다. 25.5t 이상의 중량물을 운송하는 덤프트럭에 강력한 제동장치는 필수다. 시승 중 제동은 리타더를 사용했다. 통상 리타더는 내리막길과 고속 주행 중 감속할 때 사용한다.

리타더는 유체의 저항을 이용해 감속을 돕는 보조 브레이크로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리타더와 배기 브레이크가 결합하면 막강한 제동력을 발휘한다. 일반 승용차에서는 볼 수 없는 드라마틱한 제동력이다. 풋 브레이크의 사용을 줄여 브레이크 패드의 교환 시기를 연장할 뿐 아니라 안전 운행에 큰 도움을 준다. 보조 브레이크를 사용할 때마다 역동적인 제동 성능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와는 반대로 언덕길 발진 보조장치(EHS)는 운전자가 언덕길 같은 경사로에서 멈추었다가 다시 출발할 때 뒤로 밀리지 않도록 제동 압력을 제어한다. 승용차의 오토홀딩과 같은 기능이다. 다른 점은 공기압력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연비를 높일 수 있는 에코롤(Eco-Roll) 기능도 있다.

내리막길을 운행할 때 ‘E롤’ 버튼을 누르고 가속을 중단하면 ECU에서 연료량 공급을 조절해 연비를 높인다. 이때 10~12단에 물려 있는 기어는 자동으로 중립으로 위치해 마찰저항을 최소화한다.

험로 주행이 잦은 덤프트럭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 눈에 띈다. 휠록(Wheel Lock) 기능을 사용하면 험로를 쉽게 탈출할 수 있다. 구동축 중에서 좌우의 한쪽 바퀴가 웅덩이 등에 빠져서 탈출할 때나 빙판, 눈길, 진흙길, 젖은 도로, 모래길 등과 같은 도로를 통과 할 때 유용한 기능이다.

시속 40km 이하로 속도를 떨어트리고 휠록 버튼을 누르면 된다. 특이한 이름의 트랙션 헬프 기능은 경사로나 미끄러운 노면에서 출발할 때 구동축인 뒷바퀴의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구동축에 걸리는 하중을 일시적으로 증가시켜 슬립을 방지할 수 있다. 험로 주행을 위한 알찬 기능들이다.

현대상용차가 작심하고 개발한 엑시언트. 시승 전 수입차와 격차가 클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반나절 엑시언트 트랙터와 덤프트럭을 접하면서 수입차와 충분한 경쟁력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국내 실정에 맞게 개발했고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유지관리는 수입차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토종 브랜드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도록 성능과 상품성을 확보했다는 점은 기존 현대상용차에 대한 편견을 버릴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엑시언트의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수입차로 등을 돌렸던 고객들이 다시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쟁쟁한 수입차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지만, 국내 대형 상용차 시장에서 엑시언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형 트럭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SPECIFICATION

XCIENT P540 Dump Truck 8×4

길이×너비×높이 8680×2495×3280mm

휠베이스 1940+2960+1350mm

엔진형식 직렬 6기통터보, 디젤(유로6)| 배기량 1만2742cc

구동방식 FR(6×2) | 최고출력 540ps/1900rpm

최대토크 265kg·m/1000~1400rpm | 변속기 12단, 후진 2단

타이어 (모두)12 R 22.5


INTERVIEW

소통을 통한 고객과의 동행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 유재영 전무

‘상용차는 앞으로 현대차의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하는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 유재영 전무. 고객 간담회를 비롯한 현장에서의 각종 행사 등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가장 큰 미션이라고 강조한다. 현대상용차의 흥행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유 전무에게 엑시언트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글 | 홍석명 사진 | 임근재

현대상용차의 기함 엑시언트는 지난 2006년 트라고 출시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풀 모델 체인지 모델이다. 엑시언트는 동급 최고 연비, 넓은 실내 공간 등을 바탕으로 메르세데스-벤츠, 볼보트럭 등 유럽 메이커와의 경쟁을 대비했다. 엑시언트는 현대상용차 부문의 끊임없는 도전과 기술 혁신의 결실로 현대상용차가 글로벌 메이커로 발돋움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대형 상용차 시장에서 수입차들이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수입 트럭들은 한-EU FTA의 최대 수혜자로 관세 인하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배기가스 규제와 관련해 유로2 대비 현대차의 판매 가격이 상승되어 수입차와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했고, 젊은 고객층 위주로 수입차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한몫을 했다.

엑시언트의 강점이 궁금하다.

엑시언트라는 차명에서 알 수 있다. 바로 넓은 실내 공간과 동급 최고 연비가 엑시언트의 최고 강점이다. 엑시언트라는 차명은 데이터의 가장 큰 단위인 XC(엑스사인트)와 효율적인 의미를 갖는 이피션트(Efficient)의 단어를 조합해 작명했다.

엑스사인트(XC)는 넓은 실내 공간이라는 것, 이피션트(Efficient)는 뛰어난 연비 성능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차명이다. 상용차는 고객이 차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 단순히 이동수단으로의 차가 아니라 일터라는 공간으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엑시언트는 안락한 워킹 스페이스(Working Space)의 의미를 구현할 수 있도록 좀 더 넓고, 편안한 실내 공간으로 설계해 고객에게 편안한 일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또 하나, 고객의 영업을 위한 상용차의 특성을 고려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 절감이다.

일 년에 10만km 이상 운행하는 대형 트럭에서 연비는 수입과 직결되는 척도다. 상용차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엑시언트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우수한 성능의 H엔진과 L엔진을 탑재해 수입차보다 뛰어난 연비 성능을 발휘하도록 개발했다.

지난주 전주공장 시험로에서 엑시언트를 시승했다. 도어를 열 때부터 승용차의 감성이 두드러졌다. 엑시언트 개발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안락한 캡의 설계라고 들었다.

앞에서 언급했듯, 우리는 엑시언트를 개발하는 3년 동안 단순한 이동수단의 의미가 아니라 고객이 하루 중 대부분을 보내는 사무실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했다. 즉 보다 넓고, 보다 편안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엑시언트의 개발 목표였다.

때문에 기존 고급 승용차의 디자인을 접목해 고객의 감성적인 부분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했을 뿐 아니라 실용적인 부분도 같이 고려했다. 좀 더 넓은 실내 공간과 함께 1000ℓ가 넘는 수납공간을 확보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장시간의 운전 시간을 고려해 냉온풍 시트, 열선 침대, 냉온장고 등 고객만의 안락한 사무실을 구현했다.

엑시언트의 특화된 사양 및 신기술은 어떤 것을 꼽을 수 있나?

상용차의 특성에 맞게 연비 개선과 긴 주행 시간을 고려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있는 첨단장치를 개발해 달았다. 연비 개선을 위하여 내리막길에서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타력 주행을 유도하는 에코롤, 자신의 주행 습관을 점검할 수 있는 블루링크의 운전자 연비 점검 모드, 힘이 필요한 구간과 연비 운전이 중요한 구간을 나누어 엔진 출력을 조절할 수 있는 듀얼 파워 시스템을 달았다.

또한 장시간의 운전에도 고객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차선 이탈 경보장치,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도 달았고,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는 첨단 안전사양인 긴급 제동보조 시스템(AEBS)과 차간 거리 유지 보조장치(SCC)를 탑재했다. 불의의 사고에도 고객의 부상을 경감시킬 수 있도록 운전자 에어백을 달았다.

수입 상용차를 선택하는 고객들은 연비와 내구성이 구매 포인트다. 경쟁사 대비 엑시언트의 연비와 내구성의 수준은?

연비는 엑시언트 개발의 핵심 키워드였다. 엑시언트를 돋보이게 하는 특장점이기도 하다. 듀얼 파워, 에코롤 등 연비 개선을 위한 여러 첨단 사양을 사용했고 국내 지형에서 수년간의 실제 주행 테스트를 통해 국내 주행 환경에 가장 뛰어난 연비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 고객들의 평가에서도 연비는 이미 수입사와 같거나 그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구성 부분에서도 과거 뉴 파워 트럭과 트라고에서 축적된 수십 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폭적인 내구성 개선을 했다.

이를 통해 엔진 및 동력 전달 계통 부품 5년 무제한, 차체 및 일반 부품 3년 무제한이라는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는 보증 수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유럽산 수입차도 운영하지 못하는 격이 다른 보증 조건이다. 현대차는 엑시언트의 뛰어난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고객 중심의 적극적인 보증 수리 정책을 시행해 고객에게 엑시언트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상용차 고객에게는 성능 외에도 서비스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국산차 브랜드로서 서비스 네트워크의 강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전국 어디서나 접근이 쉽도록 대형 상용차 전담 블루핸즈를 현재 83개소까지 운영 중이다. 고객의 입고 편의성 증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상용차의 전자제어 부품이 늘어나 복잡한 고난도의 수리를 위한 하이테크 블루핸즈는 7개소 운영 중이다.

전국 어디서나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구입이 가능한 보수용 부품 공급 체계를 가지고 있다. 상용차 특성상 휴차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볼보트럭의 연비왕 선발대회, 다임러 트럭의 드라이빙 스쿨 등 해외 브랜드들은 고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현대차에서는 고객을 위한 어떤 행사를 하고 있는가?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에서는 국내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비마스터 선발대회, H:EAR-O(히어로), 패밀리 페스티벌 등 다양한 고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연비마스터 선발대회의 경우 2012년부터 매년 진행되어 지난해 5회째를 맞이했다.

대형 트럭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비를 주제로 참가자들이 겨루고 즐기는 게임 형식의 이벤트로 고객들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상용 고객 소통 프로그램 H:EAR-O(히어로)를 시작했다.

H:EAR-O는 현대상용차가(H) 상용차 오피니언 리더 고객의(O) 말을 경청하겠다는(EAR) 의지의 표현이며 컨퍼런스,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고객의 목소리(VOC)를 직접 듣고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또한 패밀리 페스티벌은 전국 각지를 운행하느라 바쁜 상용차 고객들에게 가족들과 함께 1박 2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상용사업본부는 고객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는 이벤트를 올해에도 확대하여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반응은 어떤가?

엑시언트는 개발 단계부터 전략 수출 차종으로 계획됐다. 차를 보면 알겠지만, 해외의 장거리 운송에 최적화된 모델로 유럽 유수 메이커의 트랙터와 마찬가지로 거주성과 장시간 운전 편의성을 철저히 고려했다. 선진 시장에서 우리는 후발주자다.

같은 가격이라도 유럽 유수 메이커보다 고객으로부터 선택 받기 위해서는 고유가 시대에 연비 성능에서 앞서야 한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개발했다. 이는 곧바로 수출 시장에서도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가령, 유럽 시장에서도 가장 가혹한 운송 조건을 가진 러시아에서는 엑시언트 트랙터가 자동차 수송용 트랙터로 대량 판매되어 활약 중이다.

화물 중에서도 가장 고가의 상품 중 하나인 신차 수송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엑시언트의 우수성을 설명할 수 있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권역별 운송 환경에 적합한 사양 개발을 꾀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특히 고출력 엑시언트 트랙터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끝으로 지난해 국내 판매 성과와 올해 판매 전략은?

지난해는 엑시언트 엔진 및 동력 계통 보증기한을 5년/무제한km로 확대했고, 기출고한 엑시언트까지 확대해 시장의 호평을 얻었다. 직원들이 엑시언트에 대한 판매 자신감을 회복하는 기회가 되었고 이는 6456대라는 판매 기록으로 이어졌다.

대형 트럭 영업사원의 생산성이 3.5대로 승용 직원과의 동일한 수준으로 올라서는 쾌거를 만들었다. 올해는 대형 트럭의 판매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틴팅 및 블랙박스 등 120만원 상당의 물품을 무상으로 고객에게 제공하여 카마스터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판매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아울러 엑시언트의 품질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 트랙터 상설 시승차를 전국적으로 5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입차를 선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적극 홍보해 수입차에게 빼앗겼던 고객들을 기필코 현대차 마니아로 만들 수 있는 한 해로 만들 계획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