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대한 생각을 담아, 볼보 C40 리차지

  • 기사입력 2022.04.05 14:57
  • 기자명 모터매거진

C40 리차지는 전기차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볼보의 야망이 담긴 자동차다. 전용 플랫폼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없고 의외로 즐겁다.

들어오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 것 같다. XC40 리차지 모델때부터

도입을 기대했는데, C40 리차지가 발표된 뒤에 두 모델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그 이전에 XC40 PHEV 모델을 기대했지만, 앞으로도 들어올 가능성은 없으니 이것은 기대를 접는 게 좋겠다. 아무튼

볼보는 이제 엔진을 버리고 앞으로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가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그래서 전용 플랫폼을

가진 콘셉트카도 발표했지만, 먼저 C40 리차지가 중요하다.

이전에 볼보의 PHEV 모델을 시승했을 때도 불만은 거의 없었다. 하루 출퇴근 거리를 아슬아슬하게 소화할까 말까 하는 배터리 용량을 제외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엔진을 들어내고 배터리를 더 넣은 이 전기차는 과연 어떨까? 불만이

있을지 없을지, 역시 직접 타봐야만 알 수 있다. 수 많은

C40 모델이 도열해 있으니, 장관이 펼쳐진다. 배정된 자동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려고 했는데, 시동 버튼이 없어서

깜짝 놀랬다.

앉기만 하면 출발 준비 완료

C40 리차지는 XC40하고

외형이 약간 다르다. 큰 차이는 뒤쪽이 쿠페 형태로 다듬어졌다는 것.

이렇게 만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일 큰 효과는 바로 에어로 다이내믹이다. 자세히 보면 지붕 뒤편에도 윙이 있고, 트렁크 리드 끝부분에도 윙이

있다. 그 옆으로 기다란 테일램프가 이어지면서 멋을 부리고 있다. 단, 지붕을 낮췄기 때문에 2열 좌석을 반드시 체크할 필요가 있다. 만약 앉은키가 크다면, 2열 좌석이 좀 불편할 것이다.

실내는 XC40의 그것이다. 세로로

긴 형태의 내비게이션 화면도 그대로 유지된다. 단, 주행을

위한 준비가 조금 다르다. 시동을 걸려면 키를 몸에 지닌 채로 차에 오른 뒤, 문을 닫고 브레이크를 밟은 뒤 기어를 넣으면 된다. 내릴 때는 기어를

P에 둔 뒤 문을 열고 내리기만 하면 된다. 전기차라서 가능한

구조이긴 한데, 시동을 걸지 않고 라디오만 듣고 싶을 때 불편하긴 하다. 기어를 넣은 뒤 다시 P를 눌러야 하기 때문이다.

발진 감각은 꽤 다이내믹하다. 볼보가 안전 위에 성능을 올려 온 브랜드라는게

단박에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아무래도 두 개의 모터를 지닌 강한 출력의 4륜 구동 모델이라서 그런 듯 하다. 생각 없이 오른발에 힘을 주어

발진하면 동승한 가족들을 놀라게 할 수도 있겠다. 대신 최고 주행속도는 180km/h를 넘길 수 없다. 엔진 때부터 정해버린 안전 기준을 전기차에도

그대로 갖고 왔다. 뭐 전기차로 그렇게 급하게 이동할 일은 거의 없겠지만.

따로 방음에 대한 것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은데, 시끄러운 것은 없다. 다른 소리가 크게 들려올 것 같은 고속 주행도 어느 정도는 견뎌낸다. 체감

상 90km/h까지는 소음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배터리는

바닥에 배치하고 있는데,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중량 배분이 꽤 잘 되어 있고 스티어링 조작에도 잘 반응해준다. 약간의 유격을 두고 반응하는 것도 엔진 시절의 그 볼보 느낌 그대로다. 플랫폼이

같으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회생 제동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이 있다. C40 리차지는 회생 제동이

없거나 아니면 원 페달 드라이빙을 하거나, 그 두 가지만 고려하고 있다. 도심 주행만 한다면 원 페달 드라이빙에 불만이 없지만, 고속도로나

전용도로만 달려도 원 페달보다는 회생 제동이 없는 것이 편하다. 뭐 그것까지도 불만은 없지만, 회생 제동 선택이 꽤 힘들다. 화면 속 메뉴 안에 들어가서 따로

찾아서 눌러야 하기 때문이다. 버튼 방식으로 따로 빼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싱글 모터가 필요하다

볼보가 이번에 C40 리차지를 국내에 들여오면서 가격에 대해 고심을

많이 했다는 것은 잘 느껴졌다. 성능이나 주행거리, 옵션을

고려하면 다른 모델들과 비교해도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 그리고 주행 감각도 볼보 특유의 것을 잘 살리고

있다. 그래서 사전 계약에서 그렇게 높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행 내내 두 개의 모터 대신 한 개의 모터만으로도 볼보의 감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싱글 모터가 되면 출력이야 낮아지겠지만, 그만큼 주행거리를 더 확보할

수 있다. 가격을 낮추는데도 효과적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휠타이어는 너무 크기 때문에, 인치를 하나 낮추고 승차감을 더 확보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 볼보코리아 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잘 판단해서 갖고 왔겠지만, 주제

넘게 이야기를 해 봤다. 아, 그리고 뒷좌석 확보 문제가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C40보다 XC40 리차지를 더 권하고

싶다.

글, 사진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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