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LIFE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 링컨 네비게이터

  • 기사입력 2022.04.03 09:06
  • 기자명 모터매거진

내 꿈의 차고에는 무슨 차를 넣을까? 일단 일본에서 건너온 컨버터블 쿠페와 미국에서 온 풀 사이즈 SUV를 선정했다. 이 두 대를 관통하는 공통 주제는 바로 럭셔리 라이프다. 과연 꿈의 차고에 걸맞은 자동차들일까?

INTRO자동차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낼 수 있는 최고의 도구 중 하나다. 자동차의 크기, 형태, 생김새 등 다양한 요소들이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 많거나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크기가 크고 좌석이 많으며 수납 공간이 넓은 차를 찾을 것이고, 운전을 즐기는 사람들은 스포츠 성향이 강한 차를 찾기 마련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법칙을 따르는 것은 아니겠지만 보편적인 경우에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그렇다면 꿈의 차고에는 어떤 차들이 있을까? 경제적인 상황이 허락된다면 자신이 원하는 차를 색상별로 모을 수도 있을 것이고, 각 브랜드의 대표 차종 혹은 소장 가치가 있는 클래식 모델들로 가득 채울 수도 있다. 이번 기획을 준비하면서 꿈의 차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각종 슈퍼카들이 즐비한 차고는 뻔하니까 조금은 현실적인 조건들을 정했다.첫째로 어느 정도 사회적인 성공을 거둔 나이에 어울리는 차종일 것. 젊은 나이에도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 사회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나이에 이룬 성공이 더욱 멋져 보인다. 두 번째로 현실에서 운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차종일 것. 슈퍼카? 클래식카? 물론 좋다! 그런데 단순히 차고에 세워놓는 것보다는 직접 타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바라만 보는 것은 이번 기획의 취지에 맞지 않다. 이런저런 고심 끝에 두 대의 차를 골랐다. 이번 드림 개러지의 주인공은 링컨 네비게이터와 렉서스 LC500 컨버터블이다.

Weekend with Lincoln Navigator
주말이면 여유를 가지고 어디든 떠나고 싶은 법. 가족과 함께 가벼운 나들이도 좋고 아웃도어 라이프를 위해 멀리 떠나도 좋다. 그 과정에서 이왕이면 럭셔리한 감성을 듬뿍 느끼고 싶고 넉넉한 크기를 통해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 평범한 SUV나 미니밴이 싫다면 미국에서 물 건너온 풀 사이즈 SUV도 꽤 괜찮은 선택이다. 가족이 모두 타고 짐을 실어도 공간의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거대한 SUV를 누가 타나 싶겠지만, 사실 인기는 꽤 많은 모델이다. 링컨 네비게이터는 미국에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어 급하게 증산을 의논해야 했다. 국내에서도 병행 수입 업체를 통해 종종 들어오다가 이제는 정식으로 수입될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비즈니스 용도와 패밀리카의 용도로 활용한다고 하니 검증은 끝났다고 보아도 좋지 않을까?
어쨌든 드림 개러지에 이 차가 들어올 수 있는 이유는 거대한 크기에 있다. 꿈은 크게 꾸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 큰 차가 주는 매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네비게이터 앞에 서면 거대한 덩치와 번쩍이는 크롬 그릴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드는데,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자동차는 흔하지 않다. 특히 전체적으로 각을 세운 디자인이라 더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른다.

차체가 커졌을 때의 문제는 자칫하면 디자인이 허전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네비게이터는 측면에도 적절한 포인트를 심으면서 허전하게 보이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거대한 휠과 그것을 감싸는 휠하우스 및 펜더에 굵은 주름 한 줄로 심심함을 달랬다. 이 주름은 차체의 옆면을 따라 테일램프까지 쭉 이어지며 존재감을 더한다. 후면 역시 거대한 링컨 레터링과 좌우로 이어진 테일램프로 거대한 면을 알차게 채운 모습이다.
도어 스텝을 밟고 차의 실내로 들어가면 광활한 공간이 먼저 눈에 띈다. 2열 시트는 독립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넉넉한 공간 덕에 더욱 편안한 자세로 앉을 수 있다. 3열 시트는 구색만 맞춘 것이 아닌 제대로 된 탑승 공간이다.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도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공간까지 꽤 남아있다. 원목의 따스한 느낌과 갈색과 검은색이 조합된 가죽이 마치 고급 응접실에 앉아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덕분에 때때로 대가족이 차 한 대를 타고 여행을 떠나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

거대한 덩치는 6기통 트윈 터보 엔진으로 움직인다. 비록 실린더 두 개가 줄어들었지만 ‘그르릉’거리는 사운드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배기량은 3.5ℓ이며 최고출력은 457마력, 최대토크는 71kg·m로 예상보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아도 가볍게 차체를 이끌고 나간다. 넉넉한 출력 덕분에 링컨이 말하는 ‘조용한 항해’도 가능하다. 운전을 시작하면 거대한 차체는 더욱 크게 느껴지는데, 각종 카메라와 센서의 도움으로 조금만 적응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운전할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지만 요트를 몰고 있는 기분이다.
다만 이 덩치라는 것이 이 차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 출퇴근에 활용하기엔 복잡한 시내 도로에서 운전하기는 꽤 힘든 일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이 차를 주말에 여행을 떠나는 차로 정한 것이다. 물론, 경제적인 상황이 허락한다면 기사를 두고 뒷자리에 탄 채로 출퇴근에 활용해도 꽤 근사할 것 같다. 어찌 됐든 럭셔리한 외모와 풍요로운 운전 감각은 이 차를 꿈의 차고에 넣어 두어도 모자람이 없다는 결론이다.
Daily with LC 500 Convertible
일상을 함께하는 자동차로는 LC 500 컨버터블을 선택했다. 렉서스 LFA의 직접적인 후속 모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큰 맥락에서 LFA의 정신을 물려받은 차라고 보아도 좋다. 그러니 여느 슈퍼카들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도 부럽지 않다. 물론 LC는 쿠페라는 선택지도 있지만, 가끔 지붕을 열고 달리는 매력을 놓치기에는 아쉬운 법이다. 그리고 막히는 시내 도로에서도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만큼 나긋하고 여유로운 반응도 데일리카로 쓰기에 꽤 잘 어울린다.

어쨌든 외형 자체는 보고 또 보아도 신선하다. 대형 스핀들 그릴은 LC에서도 그 존재감을 과시한다. 화살촉 모양을 닮은 LED DRL과 함께 헤드램프는 세 개의 큐브로 구성되어 있으며 방향지시등은 세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헤드램프가 완만하게 누워있고, 그 뒤로 이어진 두툼한 펜더는 전면부 디자인의 핵심 요소다. 여담으로 LC 컨버터블의 디자이너들이 가장 구현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이 앞쪽 펜더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디자이너는 프론트를 최대한 눕히고 싶어 하고, 엔지니어는 부품을 넣을 자리가 부족해서 곤란했는데, 결국 서스펜션의 각도를 조절한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다고.
뒷모습을 감상할 때 테일램프를 처음 본다면 꽤 낯선 느낌이 들 것이다. 일반적인 자동차들처럼 붉은색 램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메탈 소재의 느낌이 가득한 램프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시동을 걸고 램프를 켜면 비로소 인피니티 미러 LED 테일램프가 그 안에 숨어있던 붉은 빛을 발하며 진가를 발휘한다. 여기에 리어 범퍼를 구성하는 라인도 앞모습에서 보았던 스핀들 그릴의 형태를 가지고 있어 더욱 멋스럽다. 배기구와 디퓨저는 다소 심심한 편인데, 기를 쓰면서 달리는 고성능 차와는 다른 럭셔리에 초점이 맞춰진 GT카의 개념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소프트톱 루프가 눈에 띄는 옆모습도 LC 특유의 디자인을 잘 살렸다. 소프트톱을 여닫는데 필요한 시간은 약 15초이며 3단계로 리듬감 있게 움직인다. 루프를 여닫는 버튼은 팜레스트에 별도의 커버를 한 번 더 열어야 하는데, 마치 숨겨왔던 비밀무기를 주머니에서 꺼내는 기분으로 버튼을 누를 수 있어 마음에 든다. 루프를 열고 나면 브라운 컬러의 가죽으로 가득 뒤덮인 실내와 함께 컨버터블 특유의 자세가 운전자를 유혹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차는 편안한 GT카라고 보아야 한다. 그만큼 타고 내리는 과정에서도 큰 힘이 들지 않는다. 차고가 낮은 스포츠카는 타고 내리는 것조차 꽤 힘이 드는데, 이 차는 평범한 세단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실내에 들어오면 눈에 들어오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거의 모든 부분이 고급스러운 가죽과 메탈 소재로 장식된 것을 알 수 있다. 이 자체만으로 이미 황홀하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 그 뒤에 자리 잡은 계기판은 움직이는 원형 게이지로 아날로그의 감성과 디지털의 감성을 절묘하게 섞어 놓았다.

시동을 걸자 잠자던 8기통 엔진이 그르렁대기 시작한다. 이 차의 심장은 5.0ℓ V8 자연흡기 엔진이다. 최고출력 477마력에 최대토크 55.1kg∙m를 가진 이 엔진 하나만으로 LC 컨버터블을 살 가치가 충분하다. 물론 과급기가 있다면 더 빠르고 짜릿하겠지만 이 차의 성향을 생각했을 때는 이보다 높은 출력도 딱히 필요 없어 보인다. 비슷하거나 저렴한 가격에 더 높은 성능을 내뿜는 차가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앞서 말한 것처럼 이번 드림 개러지의 목적을 생각했을 때 성능보단 감성이 더욱 끌리게 된다. 같은 100만원을 쓰더라도 통장 잔고가 200만원인 사람과 1000만원인 사람의 심리는 다른 법.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는 넉넉한 출력이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이 차는 귀가 즐겁다. 8기통 자연흡기 엔진의 소리는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엄지를 치켜세울 수 있다. 이 차를 데일리로 선택한 이유도 이 소리 때문이다. 창문을 살짝 열고 가볍게 rpm을 높이기만 해도 하루의 스트레스를 모두 던져버릴 수 있다. 특히 7000rpm 근처까지 쥐어 짜낼 때의 쾌감! 변속하기 직전 마지막 1초의 그 짜릿함이 주는 중독성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자연흡기 엔진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 뻥 뚫린 느낌은 실제로 꼭 한 번은 들어보아야 한다. 만약 지붕을 열고 있다면 그 감동은 몇 배로 커진다. 시승을 끝낸 뒤에도 거의 매일 떠오를 만큼 황홀한 경험이다. 게다가 마크레빈슨 오디오는 톱의 개폐 여부와 상관없이 환상적인 연주를 선보인다.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에게 최고의 만족을 느끼게 하겠다는 강렬한 의지다.
꿈의 차고를 가진 나이가 되어서는 이 차를 타고 코너를 즐기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가끔 젊은 날의 가슴 뜨거웠던 무언가를 떠올리게 되는 날이면 이 차는 그때의 기분을 적당히 맞춰 줄 수 있는 능력도 있다. 웬만큼 차를 휘몰아쳐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그 이상의 영역에 진입하면 트랙션 컨트롤이 자연스럽게 운전자를 달래주는 방식도 마음에 든다. 그리고 적당한 속도로 크루징을 할 때는 GT카 다운 여유로움을 느끼는 것도 이 차를 즐기는 방식 중 하나다.
시승차 두 대를 모두 반납하고 현실로 돌아왔다. 현실의 차고는 다시 텅 비었지만, 꿈의 차고에 채워 놓을 차 두 대는 확실히 정했다. 가능하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두 대 모두 내 차고에 넣어두고 싶을 만큼 말이다. 나도 언젠가 저런 차들을 손에 넣는 날이 올까? 확실히 대답할 수는 없어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면서 현실을 더욱 열심히 살게 되는 것은 확실하다.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_ LEXUS LC 500 CONVERTIBLE
길이×너비×높이  4760×1920×1350mm  |  휠베이스 2870mm
엔진형식  V8, 가솔린  |  배기량 4969cc  |  최고출력  477ps
최대토크  55.1kg·m  |  변속기  10단 자동  |  구동방식  RWD
복합연비  7.5km/ℓ  |  가격  1억7800만원SPECIFICATION _ LINCOLN NAVIGATOR
길이×너비×높이  5335×2075×1940mm  |  휠베이스  3110mm
엔진형식  V6 터보, 가솔린  |  배기량  3496cc  |  최고출력  457ps
최대토크  71.0kg·m  |  변속기  10단 자동  |  구동방식  AWD
연비  7.2km/ℓ  |  가격  1억18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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