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시승] 페라리 296 GTB, Got The Beast

  • 기사입력 2022.03.30 14:43
  • 최종수정 2022.03.30 16:28
  • 기자명 모터매거진

최초는 곧 역사의 시작이다. 296 GTB는 페라리 양산차 최초로 V6 파워 유닛을 심었다. 여기에 전기모터를 더했다. 단순히 과도기에 놓인 모델이 아니다. 과거의 내연기관에서 미래의 전기차로 넘어가는 순간을 표현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이 순간의 슈퍼카는 이렇다는 것을 페라리가 그렸다. 유려한 실루엣 안에 괴력을 숨기고 있는 296 GTB를 스페인 세비야에서 만났다.


글 | 안진욱 사진 | 페라리
스페인 남서부에 위치한 세비야. 우린 세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 않다. 김태희가 예쁜 얼굴로 어색한 탱고를 묻어버린 광고의 스팟 ‘스페인 광장’과 콜럼버스 관이 놓여 있는 ‘세비야 대성당’ 정도다. 이제 하나 더 기억하자. 세비야의 와인딩 로드! 몬테블랑코 서킷에서 멀지 않으며 HU 4103으로 구글링 하면 쉽게 찾아갈 수도 있다. 자전거와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의 성지로 유명하고 자동차로 가도 좋다. 평생 달려본 도로 중에서 이렇게 경치에 감탄한 적은 없다. 서양산 태양 때문일까? 시야에 들어오는 무엇이든지 아름답다. 비가 왔다가, 다시 화창했다가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지만 이 변덕스러움도 불편하지 않다. 난 출세했다. 영화 속에서 본 듯한 이 도로를 지금 페라리를 타고 누비고 있다. 그 것도 페라리에서 가장 따끈따끈한 신상 296 GTB로···. 스페인 국기 색상과 비슷한 옷을 입고 있어 배경과 더욱 잘 어우러진다.
낯선 도로에 처음 타는 차지만 이미 적응되었다. 페라리는 어떤 페라리를 타도 페라리다. 그 동안 수없이 탔던 페라리들과 결이 같다. 요즘 출시되는 골프 드라이버처럼 성능은 보장되며 관용성이 높고 배려도 깊다. 그렇다고 자극적인 맛은 빼놓지 않았다. 마네티노 스위치가 놓인 위치에 따라 드라이버가 원하는 대로 받아 준다. 요조숙녀처럼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를 때도 있고 때로는 머리를 풀고 나에게 달려든다. 지금은 전기모터로만 움직이고 있다. 전기모터만 작동해도 여전히 뒷바퀴만을 굴리니 깔끔한 스티어링 감각을 전달한다. 배터리는 시트와 엔진 사이에 자리잡고 있으며 배터리팩으로 차체 강성을 높이게끔 설계했다. 배터리팩이 스테빌라이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전기모터는 약 167마력 정도 출력을 가지고 있는데 차가 가벼워서인지 힘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산길을 오르고 내리기에 충분한 힘이다.
생각해 보면 이 전기모터 덕분에 이 차의 순발력이 향상되었다. 아무리 페라리라 할지라도 터보 엔진으로 터보랙을 ‘0’에 가깝게 할 수는 있겠지만 ’0’으로 만들 순 없다. 그 ‘0’에 가까웠던 것을 진짜 ‘0’으로 만들어 주는 게 이 전기모터다. 아마 페라리에서도 이 전기모터로 약간의 마력을 더 얹은 것 보다는 리스폰스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게 더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물론 운전자도 그렇고. 걱정할 필요 없다.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추가되었음에도 296 GTB는 가볍다. 이를 위해 6기통 엔진을 선택했을 지도 모른다. F8 트리뷰토 엔진과 비교하면 실린더 두 개로 30kg 덜어냈다. 게다가 뱅크각을 120°로 눕히면서 무게중심도 낮췄다. 엔진의 특징으로는 보어가 88mm, 스트로크가 82mm로 전형적인 숏 스트로크 타입이다. 엔진 필링이 경쾌하고 회전질감이 깔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으로 달린다. 가속력은 당연히 폭발적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2.9초 걸린다. 시트에 온 몸이 들러붙고 두 손은 스티어링 휠에서 절대 뗄 수 없다. 부가티를 타보진 않았지만 쉽게 지지 않을 것 같다. 그나마 트랙션이 안정적이어서 다행이지 자세제어장치가 볼품 없다면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을 수도 없을 거다. 800마력이 넘는 후륜구동이 이렇게 노면을 움켜쥐고 튀어 나가는 게 신기하다. 앞서 말했듯이 가속 페달에 대한 응답성이 레이싱 게임 수준이라 가속하는 재미가 있다. 전기차처럼 명령하는 순간 지체 없이 움직인다. 여기에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기가 막히다. 변속속도도 빠르고 다운시프트에도 적극적이라 마음에 드는데 저단, 저속에서 울컥거리지도 않아 사랑스럽다. 엔진과 전기모터, 그리고 변속기에 이르는 이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는 극에 달해 있다. 터보 엔진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전기모터로 상쇄해버리고 구동 효율은 변속기가 챙긴다. 
급한 코너가 슬슬 나오기 시작한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서 기어를 하나 둘 내리고 스티어링 휠을 꺾어 앞머리를 코너에 집어넣는다. 이상하다. 타이어 스키드음이 들리지 않는다. 꽤 높은 속도였기에 당연히 앞 타이어가 비명을 지를 줄 알았는데 고요하다. 코너링 한계가 한참 남았다는 것이다. 참고로 내 운전실력은 트랙과 중미산에서 드리프트와 와인딩 과목을 이수한 정도다. 결코 선비처럼 코너를 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 코너에서는 진입 속도를 더 올려봤다. 그래도 언더스티어를 내지 않으며 깔끔하게 돌아간다. 뭐 이런 차가 있나 싶다. 아마추어 드라이버에게는 완벽한 뉴트럴스티어다. 실상은 약간의 언더스티어가 가미된 뉴트럴스티어겠지만 우리가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안전을 보장하는 울타리 내에서 극으로 놀 수 있는 세팅이다.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러 스포츠 4 S가 끼워져 있는데 섀시 밸런스가 워낙 훌륭해 싸구려 타이어를 끼워도 눈치 채지 못 할 것 같다. 
스티어링 기어비는 촘촘하고 피드백은 솔직하고 감도는 그리 무겁지 않다. 오히려 독일 스포츠카들이 무겁지 페라리는 늘 이렇게 조율한다.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휘저어 보면 앞이 텅텅 비어 있는 것 같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으로 차체와 액슬을 묶었다. 이 덕분에 고의적으로 자세를 흐트러트리려 해도 무너지지 않는다. 댐퍼와 스프링은 코일오버 타입이라 노면 상황을 운전자에게 잘 전달해 공격적으로 달릴 수 있다. 기특한 것은 코일오버로 하드웨어 세팅을 했음에도 승차감이 딱딱하지 않다는 점. 럭셔리 스포츠 쿠페 보다 살짝 더 단단한 수준이고 데일리카로 사용해도 될 것 같다. 코스 중간 중간에 유럽 특유의 돌을 깔아 만들 길(?)이 종종 나왔는데 차가 부셔질 것 같지 않았다. 일체형 서스펜션으로 튜닝해 본 이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것이다.
비가 갑자기 내린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스티어링 휠에 붙어 있는 와이퍼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이번에 페라리를 타면서 단점 하나를 찾았다. 와이퍼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 물론 이런 폭우 속에 페라리를 타고 다닐 사람은 없지만 와이퍼가 이렇게 여유롭게 움직이는 차는 처음이다. 한국에서 페라리를 타다가 비가 온 적은 있지만 이정도 양의 비는 처음이라 이 와이퍼 실력을 미쳐 알지 못했다. 속도는 2단계로 나눠져 있고 자동을 선택할 수도 있다. 천천히 다닐 수밖에 없다. 글을 쓰다 보니 의구심이 든다. 혹시 페라리에서 고의적으로 이렇게 해 놨나? 비가 오면 천천히 다니라고? 와이퍼 빨리 움직이게 하는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일부러? 만약 그렇다면 소름이다. 이게 진짜라면 단점이라고 말한 거 취소.
고속도로에 296 GTB가 떴다. 숨겨왔던 리어 스포일러를 꺼내고 폭우를 뚫고 폭풍처럼 달린다. 1차선의 차들이 우측 방향지시등을 키면서 나의 길을 터준다. 선진 문화 속에서 달리기에 페라리는 더욱 과감하게 달릴 수 있다. 괜히 외국 와서, 신나서 무리하는 게 아니다. 고속안정감이 환상적이다. 속도는 시속 200km를 넘어가고 뒷바퀴에 830마력이 입력되고 있지만 캐빈룸은 평화롭다. 296 GTB는 앞뒤 무게배분이 약 4:6으로 앞이 가볍지만 프런트 그립이 잘 확보된다. 고속에서 앞이 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프런트 범퍼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미적지수와 다운포스를 위해 열심히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야근한 결과다. 헤드 램프 근처에 에어덕트가 있는데 이는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채널이다. 공기를 위에서 아래로 흐르게 만들어 다운포스와 브레이킹 쿨링 두 마리 토끼를 영리하게 잡았다. 기능적이지 않은 디자인은 페라리에겐 없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오른쪽으로 빠지라고 뜬다. 그러고 보니 페라리에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는 차는 처음 본다. 아무쪼록 길었던 고속도로가 끝나고 다시 산길에 닿았다. 비는 살짝 그쳤지만 나와 296 GTB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여유 있게 운전한다. 친절하게 진정한 컵홀더도 있다. 물을 마시면서 아이폰을 연결해 애플카플레이로 노래를 고른다. 나의 초이스는 NUJABES의 LUV pt2. 창문을 살짝 내려 외제 바람을 쐬면서 음악과 함께 이렇게 근사한 길을 누비니 로맨틱하다. 나 홀로 나 밖에 없는 이 도로를 떠다닌다. 세상이 촉촉하고 시선을 살짝만 내리면 스티어링 휠의 페라리 로고가 보인다. 말과 눈이 마주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마스크를 언제부터 썼는지 가물가물하고, 슬프지 않지만 재미도 없었던 일상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296 GTB는 굳이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운전자를 기쁘게 할 메시지 카드를 건넨다. 슈퍼카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산다. 잘 못 된 것은 아니다. 누구나 그 욕구는 가지고 있으니까. 이 차 역시 과시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오묘한 매력까지 가지고 있다. 참고로 난 장시간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힘든 일정의 여행도 선호하지 않는다. 이런 내가 296 GTB를 타고 한 달 동안 유럽을 가르는 꿈을 꿨다. 이런 상상을 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이 차는 가치가 있다. 오랜 시간 같이 하고 싶다. 편하고 잘 났다.         
ASSETTO FIORANO어제는 도로에서, 오늘은 트랙에서 296 GTB를 탄다. 그 것도 아주 진하게 탄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고 태양이 떴다. 서 있는 이 곳 몬테블랑코 트랙은 난이도가 제법 높다. 고저차가 심하지 않지만 급코너가 많고 테크니컬 코너도 힘들게 구성되어 있다. 트랙 주행에는 노멀 296 GTB 대신 아세토 피오라노 버전이 투입된다. 형 격인 SF90에서도 아세토 피오라노가 소개되었는데 이는 조금 더 가볍고 트랙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이다. 리버리와 각 파츠에 아세토 피오라노 배지가 붙은 것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했다.노란색 296 GTB 아세토 피오라노의 도어를 열고 콕핏에 앉았다. 페라리가 왜 최고인지는 시트에 앉아 스티어링 휠을 잡아 보면 알 수 있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의 중앙이 완벽하게 정렬되어 있다. 조금의 오차도 없다. 당연한 거 아니냐고? 바로 주차장으로 가서 자신의 차 혹은 부모님 차에 앉아서 확인해 보자. 분명 스티어링 휠과 시트의 중앙이 맞지 않을 것이다. 여태 몰랐던 치부가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이 정렬에 강박증이 있는데 완벽하게 처리하는 브랜드는 페라리다. 이게 페라리가 왕인 수백만 가지 이유 중 하나다. 또한 큼지막한 헬멧을 써도 헤드룸이 남는다. 밖에서 보면 차가 납작하고 차고가 낮은데 헤드룸을 잘 뺐다. 트랙을 갈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방열 마스크도 쓰고 헬멧 안으로 무전기도 작동하고 있다. 4점식 레이싱 벨트로 몸도 조였다. 내 차에 지금 미캐닉 4명이 붙어서 타이어압을 최적화하고 있다. 오늘만큼은 나도 팀 스쿠데리아의 멤버가 된 것 같아 소름 끼친다. 오늘 난 진짜 멋있다. 이 장면을 스마트폰 영상으로 찍어 놨어야 하는데 아쉽다. 레이싱 드라이버처럼 준비 완료됐다고 무전 날리고 트랙으로 입장한다. 드디어 296 GTB를 트랙에서 날려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앞서 영상과 사진 촬영으로 트랙을 먼저 맛봤다. 코스는 어느 정도 익혔다. 첫 번째 랩은 워밍업으로 설렁설렁 돌며 나와 페라리의 몸을 풀어준다.마지막 코너를 빠져나와 직선 주로가 시작이다. 스로틀을 단박에 열어버리고 830마력을 토해낸다. 일반 공도가 아닌 트랙에서 직진 가속에 감탄하는 경우는 없는데 이 아이는 다르다. 시공간을 뛰어 넘는다. 7단까지 사용하고 시속 278km에서 풀 브레이킹 하며 왼쪽 패들 시프트를 박력 있게 튕기며 기어를 2단까지 내린다. 다운시프트 할 때 마다 하이톤 배기 사운드가 헬멧 속으로 뚫고 들어와 소름 끼치게 만든다. 이 트랙의 직선 주로가 그리 길지 않는데 저 정도 속도를 마크한다. 분명 인스트럭터는 시속 280km 후반을 찍었을 거다.
헤어핀을 따라 스티어링 휠을 우측으로 꺾는다. 횡그립이 남아돈다. 굳이 브레이킹으로 하중을 프런트 타이어에 실은 후 코너를 탈 필요가 없다. 그냥 차가 알아서 다 해준다. 스티어링 감각은 가볍지만 프런트 트랙션은 확실하다. 승차감이 괜찮았던 서스펜션은 트랙에서는 레이스카처럼 좌우 롤링은 억제해버린다. 그 때문에 복합코너에서 움직임이 날렵하다. 한쪽으로 쏠린 중량을 반대로 넘기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넘긴 후의 진동을 오래 남겨 두지 않는다. 게다가 풀가속과 강한 제동이 반복될 때의 앞뒤가 들썩이지 않으며 고의적으로 요잉을 만들 수 있고 급하게 반응하지 않아 만족스럽다. 원하는 대로 돌아주니 코너를 타는 게 즐겁다. 그 동안 여러 페라리로 트랙을 많이 달려봤는데 페라리는 페라리고 신형은 신형이다. 코너 몇 개를 돌파하니 노면이 까만 색이다. 이 구간은 젖어 있었고 심지어 아스팔트를 새로 깔아 기름기까지 남아 있어 정말 미끄러웠다. 트랙 타기 전 먼저 탄 호주 기자 할아버지가 뒤쪽으로 가면 ‘블랙 아이스’ 구간이 나온다고 했다. 전 세계 할아버지들 특유의 과장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주행안정화장치가 켜진 상태이고 스포츠 모드였음에도 코너에서 가속 페달을 조금 일찍 혹은 깊게 밟으면 뒤가 여지없이 날아간다. 허나 그 리듬이 빠르지 않고 예측 가능해 카운터 스티어를 하기에는 쉽다.
 전날 트랙에서 스태프 허락 하에 드리프트를 잠깐 할 기회가 있었다. 초면인 미드십 슈퍼카인데 다루기에 수월했다. 내 실력으로 이게 가능하다면 섀시 밸런스가 완벽하다는 방증이다. 어제야 트랙션 컨트롤을 완전히 껐지만 오늘은 그냥 스포츠 모드 일 뿐이다. 보통 트랙션 컨트롤을 완전히 해제하지 않으면 카운터를 준 상태에서 가속이 되지 않는데 이 녀석은 그게 가능하다. 물론 본격적으로 연기를 내며 길게 뽑아주지는 못하지만 딱 재미있을 정도의 앵글까지만 허락한다. 이 미세한 각도를 짧은 순간 찰나에 잘 파악하는지 신기할 정도다. 운전자와 차를 모두 지켜주면서 살짝 놀아 주는 센스다. 전자식 디퍼렌셜의 수준이 최고 경지에 있다.   
가속력, 코너링은 환상적이다. 이제 제동 실력만 보면 된다. 페라리는 늘 리어 캘리퍼도 모노블럭으로 장착한다. 이 것만 봐도 브레이크 시스템에 돈을 아끼지 않는 브랜드가 바로 페라리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은 섀시와 파워를 다스리기에 충분하다. 노즈다이브나 브레이크스티어와 같은 나쁜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 코너를 감아 들어가면서 속도를 급하게 낮춰도 라인 안으로 말리면서 위험해지는 짓도 저지르지 않는다. 놀라운 것은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이다. 정말 레이스카와 양산차 사이의 교묘한 위치에서 세팅했다. 그리 무겁지도 않고 일반적이지도 않다. 다른 브랜드와 확실히 다르다. 또한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 사이의 간격도 기가 막히다. 이 차로 그럴 필요는 없지만 힐앤토 치기 딱 좋은 거리다. 브레이크 페달도 적당히 무거워 처음 타더라도 쉽게 힐앤토를 칠 수 있겠다. 과거 수동변속기 슈퍼카 가진 페라리였기에 이 간격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을 거라고 난 믿는다.
정말 세게 트랙을 탔더니 정신 몽롱하다. 타이밍 딱 좋게 세션이 끝났다는 무전이 들려온다. 고맙다. 차를 세우고 헬멧을 벗고 296 GTB를 보니 차가 달라 보인다. 그리 강해 보이지 않는 예쁘장한 외모 때문에 온순할 줄 알았는데 한 ‘성깔’ 한다. 아니 괴물이다. 말이 쉬워 830마력짜리 후륜구동이지 그 힘을 사용할 수 있게 세팅한 것이 대단하다. 일상영역에서도 훌륭했지만 트랙에서는 여기가 나의 고향이라 외친다. F1에서 쌓은 데이터가 얼마나 방대하게 쌓였으면 이런 차를 만들까? 어째 296 GTB에 대한 극찬만을 늘어놓은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내가 소유하고 오랜 시간 탄다면 어떤 불만이 생기겠지. 허나 비 오는 날 마음 조이며 몰아도 보고 그림 속을 지나도 보고, 레이싱 서킷에서 극한으로 달려 봤는데 다 좋았다. 끝까지 진화된 야생마, 아니 야수 296 GTB였다.  
길이×너비×높이      4565 x 1958 x 1187mm휠베이스      2600mm무게         1470kg엔진형식      V6 터보 + 전기모터, 가솔린배기량         2992cc최고출력      830ps최대토크      75.5kg·m(내연기관)변속기         8단 듀얼 클러치구동방식      RWD가격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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