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 & HEALING LIFE, 지프 랭글러 4xe & 미니 3도어 JCW

  • 기사입력 2022.03.23 09:06
  • 기자명 모터매거진

어떤 상황에서도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만능 자동차가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용도를 나눈 두 대의 자동차에 로망을 담는 것이 최선이다. 도심에서의 즐거움을 위한 차와 레저의 즐거움을 즐기는 차를 확실하게 나누고 즐겨보았다.

작은 차가 좋지만 큰 차도 필요하다개인적으로 작은 차를 좋아한다. 주 이동 무대가 되는 도심에서 다루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중형 이상의 자동차를 사라고 권유하지만, 도심에서 우측 길가에 세워놓은 트럭 또는 택시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데 있어 작은 차만큼 좋은 무기가 없다. 큰 차로 진입하기 망설여지는 골목도 작은 차라면 부담 없이 진입할 수 있고 말이다. 그러면서 출력도 어느 정도로 높다면, 그것이야말로 도심 속 펀카가 아닐까 싶다.그럼에도 큰 차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는 있다. 가족을 태우고 레저 활동을 즐기러 교외로 나갈 때다. 아무래도 이때는 폭이 넓은 차가 좋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험로를 다닐 일도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하다면 좋겠다. 그래서 최근에는 전기 픽업트럭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픽업트럭이라면 지형을 가리지 않고 주행할 수 있을 것이고,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는 저장된 전기를 사용해 풍족한 캠핑 라이프를 누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사실 이번에는 큰 차가 먼저 정해졌다. 바로 PHEV 오프로더인 지프 랭글러 4xe다. 전기차가 아니라는 게 아쉽지만, 주행할 때는 휘발유를 사용하고 캠핑장에서 저장된 전기를 사용하면 풍족한 캠핑 라이프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작고 날쌘 도심용 자동차는 무엇이 좋을까? 잠시 생각해 보니 답은 의외로 쉽게 나왔다.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B 세그먼트의 강자 미니 3도어 해치백, 그중에서도 고성능 모델인 JCW다.

도심을 달리는 날쌘돌이, 미니 3-DOOR JCW아침은 항상 바쁘다. 다른 곳에서는 바이러스로 인해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었다는데, 이 회사는 아직도 직원의 절대적인 출근을 고집한다. 아마도 직원의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 않으면 불안한 느낌이 드나 보다. 어제 무리를 해서 그런지 조금 더 자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제시간에 회사에 도착하려면 무조건 이 시간에는 일어나야 한다. 일어나자마자 씻는 둥 마는 둥 하고, 냉장고에 있는 빵 하나만 꺼내서 먹은 뒤 미니의 시동을 건다.작은 배기량이지만 제법 진중하게 울리는 엔진 소리는 잠든 머리를 깨우기에 충분하다. 잠시 높이 올라가던 엔진 회전은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연결하고 무선충전기에 세트하는 그 시간 내에 잠잠해진다. 조금 뜸을 들인 뒤 기어를 넣으면, 그때부터 이 작은 차체는 도심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휘저어줄 수 있는 ‘포켓 로켓’이 된다. 가속 페달에 힘을 살짝만 줘도, 가볍게 뛰쳐나가면서 다른 차들을 저 뒤로 보내버린다.

매일 겪는 광경이지만, 자동차로 꽉 차 있는 출근길은 유쾌하지 않다. 강변북로에 진입하려면 맨 우측 차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는 택배 트럭과 손님을 태우기 위해 정차 중인 택시들이 그 차로 하나를 가로막는다. 옆 차로까지 약간의 틈이 있지만, 대부분의 중형 세단들은 이 공간을 통과하는 게 버겁다. 이때 미니의 작은 차체가 빛을 발한다. 택시와 옆 차선 사이의 공간을 아주 쉽게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이를 꽤 빠르게 달리는 것도 가능하다. 대신 이때는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택시의 방향지시등 작동 여부, 앞바퀴의 움직임, 택배 트럭의 앞문이 열릴 것 같은 약간의 틈새 움직임, 그 모든 것을 파악하고 가속할지 감속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만약 감속이 필요하다면, 지체 없이 ABS에 모든 것을 맡기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된다. 날쌔게 달릴 수 있는 모델인 만큼 브레이크에도 신경을 썼고, 이제 브레이크스티어 현상도 사라졌다.
어느새 강변북로에 접어들었다면, 이제부터는 다른 차들을 극복해가면서 제한속도까지 재빨리 가속할 시간이다. 출력이 출력이니만큼 터보랙이 있을 것 같은데,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만약 십 년을 넘게 탄다고 가정하면, 그동안 한 번도 터보랙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성능이 받쳐주니 가속도 빠르고, 어느새 내비게이션에 남은 목적지 도착 예정 시간도 조금 더 감소한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쳐서 상쾌해지는 순간에, 회사에 도착해버리고 말았다.

미니와 함께라면 출근길도, 그리고 퇴근길도 즐겁다. 퇴근 시에는 여유가 있으니 정체가 약간 있더라도 억지로 극복할 필요는 없다. 가속과 감속은 ACC에 맡기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브레이크 페달에 발만 올려두면 된다. 만약 저녁 데이트 도중 연인의 부모님이 시간 내에 집에 돌아오라고 긴급 과제를 준다면? 오른발에 조금만 힘을 주면 된다. 로켓처럼 연인을 안전하게 부모님의 집으로 모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나날이 다시 오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말이다.
의외로 편안한 오프로더, 지프 랭글러 4xe
랭글러는 로망이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데 있어서 이만큼 좋은 차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프로드에 모든 능력을 몰아넣은 덕분에 도로에서 조금 힘을 못 쓴다는 면도 있지만, 사실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랭글러도 앞으로는 엔진의 힘을 빌리지 못하고 전기 모터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시대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그때의 랭글러는 과연 운전자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랭글러에서 굳이 PHEV 모델인 4xe를 고른 이유는 그것이다. ‘전기 랭글러의 시대를 미리 알아본다’는 사명 말이다. 그런데 사실 그건 핑계에 가깝다. 캠핑을 즐기지만 불편한 상태에서의 캠핑은 싫어하기 때문에, 전기는 언제나 중요한 문제였다. 누군가는 스마트폰을 안 보는 시간을 가지며 ‘디지털 디톡스’를 한다고 말하는데, 메신저로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는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추운 날 텐트 안에 전기장판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랭글러 4xe는 놀랍다. 시동을 걸었는데 엔진 소리 대신 침묵이 차체를 감싸고 있으니 놀랄 수도 있는데, 도심을 조용히 빠져나올 때 유용하다. 아무래도 멀리 떠나려면 새벽에 나올 필요가 있는데, 그때 거친 엔진음이 나면 잠자던 이웃들이 항의를 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주택가를 벗어났다면 이제부터는 전기 모터와 엔진을 동시에 사용해 가속할 시간이다. 빠르지는 않지만, 답답하지는 않은 가속을 보여주며 도로를 정복한다.

일반도로 주행 능력은 그냥 넘어가고 싶다. 랭글러의 진가는 캠핑장을 불과 몇 km 남겨놓은 그 시점에서 발휘된다. 아, 그전에 캠핑장 근처의 대형 마트 정도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주행하느라고 전기를 다 썼을 테니, 미리 충전해 둘 필요가 있다. 맛있게 구워 먹을 삼겹살과 필요한 숯불, 여유로움을 즐기게 해 줄 맥주 2~3캔과 과자 등을 고르고 나면 한 시간 정도 흘렀을 것이고, 그 정도면 배터리의 절반 정도는 채워진다.
나머지 배터리는 캠핑장을 가는 동안 채우면 된다. 대시보드 왼쪽에 있는 E-SAVE 버튼을 누르고 센터페시아의 모니터로 들어간 뒤 CHARGE를 선택하면, 달리는 동안 엔진을 써서 배터리를 채워준다. 그리고 엔진의 힘을 써서, 캠핑장에 진입하는 거친 길을 극복하자. 폭설로 인해 나무가 부러져 길을 가로막고 있지만, 이 차는 랭글러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무 같은 건 그냥 가볍게 넘어가면 그만이다. 이 맛에 오프로더를 타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캠핑장에 도착하면, 그때부터는 시동을 끄고 저장된 전기를 끌어다 쓰면 된다. 전기장판을 작동시키고 몇 개의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데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겨울 캠핑이라고 춥게 보낼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문명은 누리라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여름에는 소형 에어컨을 연결하지 않을까 싶다. 바깥은 더운데 텐트 안은 시원한 그 기분. 이것도 PHEV이니까 배출가스 없이 누릴 수 있는 사치스러운 캠핑 아닐까 한다.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_ JEEP WRANGLER 4xe
길이×너비×높이  4880×1935×1850mm  |  휠베이스 3010mm
엔진형식  I4+전기모터, 가솔린  |  배기량 1995cc  |  최고출력  272ps
모터출력  136ps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4WD
복합연비  12.7km/ℓ  |  가격  8690만원

SPECIFICATION _ MINI 3DOOR JCW
길이×너비×높이  3870×1725×1415mm  |  휠베이스 2495mm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998cc  |  최고출력  231ps
최대토크  32.6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FWD
복합연비  11.4km/ℓ  |  가격  52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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