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인 소형 전기차의 가치, 2022 쉐보레 볼트 EV

  • 기사입력 2022.02.27 10:00
  • 기자명 모터매거진

본래 작년에 출시되었어야 했던 쉐보레 볼트 EV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이제야 국내 땅을 밟았다. 그래도 그만큼 기다릴 가치는 충분했다.

 

 

사실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니까 바뀐 게 많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다. 앞모습을 바꾸면서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받아들이고, 헤드램프의 위치를 낮추면서 새로운 인상을 부여하려 노력했다. 물론 옆과 뒤는 바뀌지 않았지만, 테일램프 내부에 새로운 그래픽을 넣으면서 다른 인상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전과 달리 후면의 방향지시등이 붉은색으로 빛나는데, 북미에서 직수입해온 영향이다.

외형에 비해 실내는 꽤 극적으로 변해 있다. 구성 자체는 달라진 것이 없지만, 직선을 조금 더 사용하면서 간결한 인상이 만들어졌다고 할까. 센터페시아 화면 아래에 있는 에어컨 조작 버튼이 단정하게 다듬어졌고, 음량 조절 다이얼 등은 화면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휴대폰 무선 충전에 무선 애플 카플레이 등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 있으니, 점점 더 사용하기 편리해지는 전기차가 되는 것 같다. 깔끔하기도 하고 말이다.

제일 큰 변화는 스티어링에 있다. 이전에만 해도 고무 버튼을 사용했는데, 이제는 플라스틱 버튼과 토글을 적절히 혼합해 조작감과 수명을 늘렸다. 스티어링 왼쪽에 튀어나온 패들시프트가 인상적인데, 이것은 이전에도 스티어링 뒤에 있던 ‘에너지 회수 버튼’을 키운 것이다. 스티어링 뒤에 오디오 조작 버튼이 들어가면서, 에너지 회수 버튼을 별도로 빼 놓은 것이다. 쉐보레의 상징인 보타이 엠블럼이 검은색으로 칠해져 색다른 느낌을 준다.

여전히 다루기 쉽다

동력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150kW(204마력)의 모터를 탑재해 앞바퀴를 굴리며, 배터리 용량도 66kWh로 동일하다. 2000년에 한 번 배터리를 개선한 그대로의 성능이다. 조금 달라진 부분은 변속기 조작과 서스펜션의 변경 그리고 ACC의 추가이다. 이전의 변속기는 조작을 위해 팔꿈치를 들었어야만 했는데, 버튼식 변속기로 변하면서 그럴 필요가 전혀 없어졌다. 손가락을 걸고 D를 살짝 당기면, 출발할 수 있다.

볼트 EV는 고속도로보다는 시내 그리고 간선도로 정도가 어울린다. 물론 제한속도 시속 110km의 고속도로를 충분히 달릴 수 있지만, 장시간 계속되는 고속 주행은 권하고 싶지 않다. 차체 안정성 등에는 문제가 없지만, 제한속도에서도 때때로 가속을 해야 할 때 배터리 잔량이 순식간에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볼트 EV는 시속 154km에 도달하면 더 이상 속력을 낼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가속과 감속이 종종 반복되는 구간에서 운전하기가 편한데, 이 때는 ‘원 페달 드라이빙’ 또는 ‘에너지 회수’를 사용하는 재미가 있다. 만약 시내에서 신호가 많은 구간에 돌입했다면, ‘원 페달 드라이빙’ 버튼을 누르고 오른발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해 보기 바란다. 조금만 익숙해진다면, 오른발만으로 정지선에 멈추는 것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걸리는 브레이크로 인해 동승객의 머리가 흔들리는 일도 없다.

‘원 페달 드라이빙’ 모드가 아니라면, 앞 차가 감속하는 것 같을 때 거리를 보고 에너지 회수 패들을 당겨보자. 잘만 맞춘다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자연스러운 거리 조절이 가능하다. 만약 발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면, ACC 기능이 있다. 차선 이탈 방지 정도만 해주기에 스티어링은 여전히 손으로 잡고 있어야 하지만, 장거리 주행에서 발의 피로를 확실히 덜어줄 것이다. 어라운드 뷰도 있어서 주차도 확실히 편하다.

볼트 EUV에게 주도권을 뺏기지는 않을까

이번 시승에서는 아쉽게도 전기 SUV, 볼트 EUV를 시승하지 못했다. 그러나 기대는 꽤 크다. 일단 조금 높은 최저지상고를 가진 SUV라는 사실만으로 국내에서는 가산점이 들어가며, 일반 볼트 EV보다 조금 더 긴 휠베이스도 실내 공간을 조금 넓게 사용하는 데 있어 장점이 될 것이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뒷좌석은 넓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꽤 있으니, 볼트 EV보다 볼트 EUV가 더 잘 팔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볼트 EV는 어떤 장점을 가지게 될까? 조금 더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충실히 다듬어진 소형 전기차라는 것에 장점이 있다. 그리고 사실은 어느 쪽이 더 많이 팔려도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플랫폼과 구동 모터,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을 동일하게 사용하니 말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훗날 볼트 EUV를 따로 시승한 뒤 붙이도록 하겠다.

 

 

 

글, 사진 | 유일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