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PEOPLE]안녕하세요 ‘잇섭’ 입니다.

  • 기사입력 2022.02.20 11:24
  • 기자명 모터매거진

구독자 약 205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유명 테크 유튜버 잇섭을 만났다. 테크 유튜버와 전기차 이야기를 아주 진하게 나눴다. 성공한 유튜버의 시각은 역시 뭔가 달랐다!  

“안녕하세요 잇섭입니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전자기기와 관련된 알짜배기 정보를 진하게 담아내는 채널이 있다. 노트북, 키보드, 스마트폰은 물론 전동칫솔, 로봇 청소기 등 소개하는 제품들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자동차 분야까지 진출한 ‘IT Sub 잇섭’ 채널이다. 약 20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그를 만나기 위해 마포구에 위치한 사무실로 찾아갔다. 역시 테크 유튜버 답게 다양한 전자기기와 컴퓨터 부품으로 가득한 사무실에서 ‘잇섭’을 만날 수 있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전자기기와 관련된 테크 채널 ‘IT Sub 잇섭’을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테크 크리에이터 잇섭입니다. 최근에 전기차에 빠져서 2022년에는 한 달에 하나씩 전기차 리뷰를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 채널이 주로 테크를 다루다 보니 그것을 소홀히 할 수는 없으니까요.
 
테크 콘텐츠를 주로 진행하다가 요즘에는 종종 전기차에 대한 콘텐츠가 업로드되는데요. 전기차에 주목한 이유가 있을까요?
예전부터 전자기기의 가장 최종 버전은 전기차라고 생각했어요. 내연기관이 전기모터로 바뀌면서 전기차가 전자기기 같은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요. 전기차에 탑재되는 전자 장비들이 엄청 많아지고, 다양한 기술들이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전자기기와 비슷하게 발전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테크 유튜버인 저도 이런 것을 경험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야 나중에 리뷰를 하거나 제 경험을 이야기하기에 좋을 것 같아서 일부러 조금씩 공부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자기기의 최종 버전은 전기차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전자기기와 전기차의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는 확실히 기계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엔진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들이 파워를 만드는 느낌인데, 이게 조금은 옛것이라는 느낌이 있어요. 전기차의 경우에는 전원만 공급되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느낌이 전자기기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전자기기가 무척 커진 것 같은 느낌을 처음 받은 차는 테슬라인데, 그래서 사람들이 유독 열광하게 된 경우가 아닐까요?
모터매거진 인터뷰의 단골 질문입니다. 잇섭님의 카 히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첫차에 대한 기억이 나네요. 2007년식 SM3를 중고로 2016년쯤에 구매했습니다. 그렇게 가져온 차에 이것저것 튜닝도 하고 그렇게 놀았어요. 제가 오디오에도 관심이 많아서 순정 오디오 대신 해외 직구한 오디오를 장착하고, 브레이크 캘리퍼를 빨갛게 도색하는 등의 DIY를 했어요. 당시 주변에 자동차를 정말 좋아하는 형이 있었는데, 대학생들은 방학 기간에 딱히 할 게 없잖아요? 그래서 원룸 건물 주차장에 모인 다음 자키로 차를 들어서 이것저것 해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세차도 하고, 재미있게 놀았던 덕분에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그러고 다음 차는 기아 K5를 탔었고 이후 유튜브에도 소개해드린 빨간색 스팅어, 그리고 지금은 아우디 e-트론 GT까지 소유하고 있습니다.
 
아우디 e-트론 GT와 관련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국내 1호 출고라면서요?
스팅어를 3년 정도 타다 보니 슬슬 차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사치도 부리지 않으면서 유튜브 하나만 보고 계속 달려왔거든요. 그래서 나를 위해 차를 사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 당시에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포르쉐 카이엔이었어요. 용산에 있는 포르쉐 매장에 구경을 갔는데, 직접 보니까 생각보다 별로인 거예요. 퀄리티와 옵션에 비해 가격이 조금 의아했죠. 결국 포르쉐 마크에 대한 비용이 그만큼 높다는 것인데, 제 기준에서 옵션을 많이 선택하는 게 아니라면 만족감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 같았어요.

카이엔에 대한 꿈을 접고 집으로 가는 중에 아우디에서 e-트론 GT가 출시한다는 소식을 들은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물어볼 겸 아우디 전시장에 갔거든요. 물론 당시에는 e-트론 GT는 없고 SUV 모델인 e-트론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되게 괜찮은 거예요. 특히 전자기기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눈이 뒤집어질 만한 디지털 사이드미러가 제 마음을 홀렸죠. 그래서 시승도 했고, 진지하게 구매까지 고민했습니다. 할인도 꽤 많이 받을 수 있었거든요. 그러던 가운데, e-트론 GT의 출시 일정을 확정적으로 들었고 가격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면 그냥 마음에 드는 차를 사서 오래 타자는 마음으로 GT를 구매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계약을 일찍 한 것도 있었고, 태안 모터스와 아우디 코리아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써주셔서 1호차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다른 선택지도 많았을 것 같은데, 특히 포르쉐 타이칸은 고려하지 않았나요?
일단 현재 나와 있는 전기차 중에서 스포츠카와 데일리카의 중간 정도 느낌을 원했어요. 원래 SUV 스타일은 출렁이는 승차감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스팅어를 타면서 스포츠백 스타일을 무척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자동차는 사실 약간의 사치품이기도 하잖아요? 남들의 시선도 조금 즐기고 싶었습니다. 그럼 왜 타이칸을 구매하지 않았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으세요. 그 이유는 가성비 때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결국 베이스가 같은 차일 때 아우디 마크를 달고 있으면 포르쉐 마크를 달았을 때보다 조금 더 저렴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고, 디자인 자체도 타이칸보다 e-트론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결정한 이유에는 아직 제가 포르쉐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앞으로 조금 더 성공하면 그때 포르쉐를 타고 싶거든요. 스팅어에서 포르쉐로 한 번에 넘어가자니 그 중간에 있는 경험을 해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저는 차근차근 하나씩 올라가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만약 타이칸을 국내 1호로 출고할 수 있었다면 진지하게 고민해봤을 텐데, 이미 출시되고 시간이 꽤 오래 지난 차이기도 하잖아요? e-트론은 국내 1호로 출고해서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메리트도 있었습니다.
 
테슬라는요? 영상의 댓글을 보면 테슬라 안 사고 왜 이거 샀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만만치 않게 많잖아요. 그분들의 의문을 풀어주실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 일단 솔직히 저는 1억이 넘는 돈을 주고 테슬라를 사기 싫었습니다.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가 가장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실내 디자인, 흔히 말하는 하차감의 차이도 크고요. 비싼 차를 탄다면 남들에게 보이는 것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러한 부분에선 e-트론 GT의 가치가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차를 타면서 느끼는 점인데 가속 성능도 중요하지만 차를 제어해주는 능력의 차이도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모델3 퍼포먼스만 해도 무척 빠르잖아요? 그런데 그 차는 직선에서만 빠른 것 같고 승차감과 안정감이 e-트론 GT에 비해 차이가 크다고 느꼈습니다.

또 경험의 차이가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저는 포르쉐 타이칸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도 그분들과 똑같이 생각했어요. 주행거리가 저렇게 짧은데 차라리 테슬라를 사지 저걸 왜 살까? 라는 의문을 가졌거든요. 그런데 막상 타이칸을 타보니까 전기차는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경제성을 위한 전기차, 성능과 재미를 위한 전기차, 이렇게 딱 두 개로 나뉘더라고요.

타이칸의 경우 주행거리보다는 출력과 재미를 극대화한 것이고, 테슬라는 주행거리와 경제성을 더 챙긴 경우라고 말할 수 있죠. e-트론 GT의 경우는 그 중간에서 재미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 것 같습니다. 타이칸처럼 가격대가 높아서 접근이 힘든 차들에 대해서는 특히 그런 의견이 많지 않나 싶어요. 결국 테슬라가 다른 차들에 비해 전자기기 같은 느낌을 주고, 주행거리가 길고 연동성이 좋은 장점이 있는데 마감이나 인테리어, 승차감 같은 부분에서 실망하고 다른 차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테슬라만 고집하시는 분들께서도 다른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타보시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테슬라가 다른 차에 비해서 월등히 좋았으니까 그냥 테슬라를 사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장거리 주행을 하고 주행거리가 중요하다면 테슬라를 추천하지만 실내 디자인, 제품의 마감, 승차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국산 전기차가 오히려 월등하다고 생각해요. 정리하자면 구매하는 사람의 성향과 목적에 따라서 잘 고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테슬라를 좋아하시는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 모두 서로 존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차를 운용하면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당연히 디자인이죠. 특히 빵빵하고 볼륨감이 넘치는 후면 디자인이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회생제동이에요. 여러 대의 전기차를 경험해보았을 때 아우디의 회생제동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자동 모드에서 앞차와의 거리에 따라 강도를 조절하는 솜씨가 무척 좋았습니다. 테슬라의 경우에는 회생제동의 강도를 아예 조절할 수 없고 그 강도 역시 너무 강해서 불만이었거든요. 반대로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은 있을까요?실내의 넓이에 비해서 차의 크기가 너무 큰 것 같아요. 특히 사무실 주차장이 조금 좁은 편이라서 타고 내리기가 무척 힘듭니다. 그리고 전기차의 어쩔 수 없는 단점인 무거운 무게도 조금 크게 다가옵니다. 무려 2.4t이거든요. 이전에 타던 스팅어와 비교해보면 그 무게의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액티브 사운드 기능을 끌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가끔 들리는 가상의 모터 소리조차도 완전히 끄고 조용한 공간을 만들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테크 제품을 주로 리뷰하고 다양한 전자기기를 다루어본 경험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저는 아우디가 의외로 정말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UI가 화려하거나 예쁜 편은 아니지만, 사용 편의성에서는 굉장히 좋다고 느꼈거든요. 내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기능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또 아우디는 터치할 때 햅틱 반응이 있는데 일반적인 멤브레인 키보드를 누르는 것과 기계식 키보드를 누르는 것 같은 큰 차이가 있어요. 클릭하는 게 명확하게 구분되죠. 그래서 아우디는 버튼을 누르는 재미가 있습니다.다른 브랜드로 눈을 돌려볼까요? 최근 눈에 띄는 브랜드는 제네시스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는 속도가 정말 놀랍더라고요. 그러한 것을 본다면 현대 혹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더 빨리 발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에는 화려함을 표현하고 싶은 것은 알겠지만, 폰트를 보는 순간 그 감상이 깨지는 느낌입니다. 특히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관점에서 벤츠의 EQS를 본다면 조수석에 있는 디스플레이의 활용성에 대해 의문이 생기고요.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면 편하게 쓸 수 있어야 이게 의미가 있는데 EQS를 보면 그냥 미래 자동차 같은 느낌만 준다고 생각합니다. BMW 역시 UI가 예쁘다고 생각하지만 사용이 편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테슬라와 애플을 같은 선상에 놓고 말합니다. 잇섭님이 생각하기에 다른 전자기기 제조사와 묶을 만한 자동차 제조사가 있을까요?
최근에 드는 생각인데, 현대차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기능을 최대한 많이 넣어 놓고 설정을 통해서 그 기능들을 켜고 끌 수 있게 옵션을 주는 모습을 보면 갤럭시처럼 커스텀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재미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삼성전자의 제품과 현대차가 성격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로를 다니면 팬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나요? 차종은 물론 컬러도 눈에 띄는 편이니까요.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다녀오면 DM이 엄청 와있습니다. 번호판도 이미 노출되었고, 질문처럼 컬러도 차종도 특이하니 더욱 눈에 띄나 보더라고요. 그리고 저희 스튜디오 근처에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제 차를 쳐다보는 시선들이 다 느껴져요. 특히 차를 좋아하는 남성분들이요. 유튜브를 보시는 분들이라면 제 차인지 바로 알아보실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그런 시선도 즐기는 편입니다. 저런 멋진 차를 사서 시선을 즐기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입고 계시는 티셔츠의 검은색 소가 귀여워서 자꾸 눈에 띕니다. 무엇인가요?
이 검은 소는 저희가 굿즈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캐릭터입니다. 티셔츠, 모자 등 다양한 제품들이 있어요. 저희 회사 이름을 ‘Blackcowlabs’로 지었는데, 호구처럼 물건을 구매하는 이들을 놀리는 ‘흑우’라는 별명을 재미있게 해석한 것이죠. 제가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남들은 할인할 때 저렴하게 사지만 저는 그 전에 비싸게 사는 일종의 ‘흑우’ 같은 스타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얼리어댑터의 숙명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많이 구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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