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전기차 대결! 메르세데스-벤츠 EQA VS 제네시스 GV60

  • 기사입력 2022.02.18 10:17
  • 기자명 모터매거진

떠오르는 실력자 제네시스와 전통의 강호 메르세데스 벤츠를 데려왔다. 비슷한 크기와 출력을 가졌지만 엠블럼의 가치는 조금 다르다. 두 프리미엄 브랜드가 전기차를 다루는 방법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글 | 유일한, 조현규  사진 | 최재혁

INTRO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 제네시스의 완성도가 무척 높아진 것은 맞지만, 오랜 시간 견고하게 쌓아 올린 삼각별의 아성을 넘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그런데 이는 어디까지나 내연기관 시대의 이야기다. 무대를 바꾸면 어떨까? 전기차 시장이라는 새로운 무대로 바뀌면서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섰다. 즉, 이전까지 쌓아 올린 명성을 뒤집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과 함께 비슷한 크기와 출력을 가진 제네시스와 벤츠의 전기차는 어떤 경쟁을 펼칠지 궁금해졌다. 옵션에 따라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어쨌든 가격도 엇비슷한 수준이다. 전용 플랫폼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제네시스 GV60는 과연 벤츠를 철저히 깨부술 수 있을까? 분명 벤츠도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기에 이번 매치가 더욱 기대된다. 미래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미리 읽어볼 좋은 기회다.

EXTERIOR & INTERIOR
글 | 유일한
EQA를 보고 있으면, 전기차라는 느낌이 바로 오지 않는다. 애초에 생긴 게 GLA하고 비슷하기 때문이다. 물론 세세하게 분석하면 전면과 후면의 디자인이 조금 다르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막혀 있는 거대한 그릴에 커다란 벤츠 엠블럼을 넣었는데, 전기차라고 해서 특별한 디자인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벤츠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다. 낮에는 헤드램프에만 주간주행등이 들어오다가 밤이 되면 양쪽 주간주행등이 빛으로 이어진다.

원이 아니라 각을 준 형태의 휠하우스, 차체 하단을 감싸는 검은색의 플라스틱은 이 차가 SUV임을 나타내는 수단이다. 그 아래에는 벤츠 특유의 5스포크 휠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 전기차의 특성이 약간 드러난다. 공기 역학을 위해 바깥쪽을 감싸는 부분이 엔진 모델보다 두껍게 다듬어졌다.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부분인데, 굳이 전기차임을 의식하지 않도록 이렇게 만든 것 같다. A필러 하단에는 이 차가 EQA임을 알리는 장식이 있다.

후면과 테일게이트 역시 GLA의 것을 그대로 갖고 왔다. 조금 다른 인상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테일램프 양쪽을 붉은 선으로 이었기 때문이다. 변화를 하나 더했을 뿐인데, 이미지까지도 조금은 달라진다는 것이 신기하다. 테일게이트 상단에 있는 스포일러는 제법 큰데, 그만큼 바람이 가르는 소리를 줄여준다. 범퍼 하단에는 크롬으로 머플러의 형상을 만들어 놓았는데, 전기차이지만 조금 즐겁게 달리라는 것으로 읽힌다.
실내 디자인은 GLA 그대로다.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나란히 붙이는 방식은 벤츠가 S클래스에서 먼저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는 하위 모델에서도 볼 수 있다. 실내를 장식하는 재질 중 플라스틱이 꽤 많지만, 실제로 만져보면 질감이 상당하고 저렴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밤이 되면 대시보드에 꽤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가 들어오는데, 눈이 꽤 즐거워진다. 시트는 고급스러움의 상위까지는 아니지만, 신체를 잘 잡아주고 착좌감이 꽤 좋다.
GV60는 한눈에 봐도 전기차다. 해치백과 SUV의 중간 지점에 서 있는 것 같은 형태도 그렇지만, 전면에 그릴이 없는 것만으로도 그것을 알 수 있다. 제네시스의 상징인 방패 형상의 ‘크레스트 그릴’은 GV60에서 그 실루엣만 남았다. 그러면서 전면 범퍼 하단은 전부 에어 인테이크로 이루어졌는데, 그것도 자세히 보면 그 일부분만 열려 있다. 디자인의 멋과 배터리를 식히기 위한 실용성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다.

제네시스는 헤드램프를 두 줄로 얇게 다듬는 게 특기였는데, GV60의 헤드램프는 약간 두껍다. 차체가 통통하다 보니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이렇게 만든 것 같다. 펜더는 차체보다 부풀어 있고, 측면에서 보이는 라인도 은연중에 고성능을 앞세운다. 물론 지금 보는 것은 일반 모델이라 최고출력이 낮지만 말이다. 지붕의 크롬 라인은 테일게이트가 열리는 지점에서 번개를 그리듯 떨어지는데, 콘셉트카의 포인트를 그대로 갖고 왔다.
완만하게 떨어지는 테일게이트에는 와이퍼가 없다. 대신 중간에 거대한 리어윙을 달았는데, 이를 통해 뒤에서 올라오는 오염 물질을 막아내고 있다. 테일램프(정확히는 브레이크 램프)는 짧은 두 줄이 모이는 형상으로 다듬어졌는데, 뒷모습에서 개성을 드러내는 포인트가 되고 있다.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은 범퍼로 자리를 옮겼는데, 뒤에 있는 차가 한 번에 진행 방향을 알아보기가 힘들 것 같다. 테일게이트 중단을 장식하는 제네시스 레터링이 인상적이다.
실내는 제네시스 고유의 맛을 많이 가져왔다. 두 개의 모니터를 나란히 배치하는 것은 EQA와 동일한데, GV60의 모니터는 12.3인치로 제법 큰 데다가 센터페시아 부분의 모니터가 운전석 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EQA는 스티어링 양쪽에 햅틱 터치가 있는데, GV60는 오른쪽에만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평소에는 크리스탈 구체인데 시동을 걸면 변속기가 되는 ‘크리스탈 스피어’는 전기차 시대에 자동차가 시동이 걸렸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포인트다.
PERFORMANCE
글 | 조현규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소비자들에게 그만큼의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제네시스와 메르세데스 벤츠 두 브랜드는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디자인과 인테리어도 중요하겠지만 자동차라면 결국 운전하는 감각에서도 그러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여기에 전기차라는 장르에서 운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 역시 기대된다.

비교를 하기 전 두 차의 제원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 준비한 GV60는 후륜구동 모델로 77.4kWh 용량의 배터리와 최고출력 225마력 최대토크 35.6kg·m의 전기모터가 뒷바퀴를 굴린다. 반대로 EQA 250은 전륜구동 모델이며 66.5kWh 용량의 배터리와 전기모터의 최고출력은 190마력 최대토크는 38.2kg·m다.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GV60와 그렇지 않은 EQA는 배터리 용량도 꽤 큰 차이가 난다. 덕분에 배터리를 가득 충전하고 달릴 수 있는 거리는 GV60가 451km, EQA가 306km다.
두 차 모두 출력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공교롭게 두 차의 몸무게도 1985kg으로 같은 상황에서 35마력의 차이를 공도에서 느끼기는 어려운 편이다. 최고출력을 한 번에 쏟아낼 수 있는 전기차의 특성상 두 차의 가속감은 충분히 재미있는 편이다. 다만 속도를 높일수록 먼저 지치는 쪽은 EQA고 얼마 가지 않아 GV60도 자연스레 힘이 빠진다.

고속안정감은 제네시스가 비교적 우위에 있다. 세팅의 차이보다는 자세의 차이에서 오는 차이라고 보아야 한다. GV60의 높이가 45mm 더 낮고 휠베이스는 무려 171mm나 더 긴 덕분이다. 고속주행 중 요철을 만나더라도 조금 더 의연하게 받아내는 능력도 GV60가 조금 더 좋다. EQA의 서스펜션 셋업이 GV60에 비해 단단한 편이기에 요철을 만났을 때 실내로 전해 들어오는 충격의 정도가 더욱 강하다. 여기에 GV60는 노이즈 캔슬링을 통해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을 줄이기에 이러한 평온함이 더욱 와닿는 편이다.
그렇다고 EQA가 부족하다는 뜻은 아니다. 짧은 휠베이스는 오히려 더욱 경쾌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좁은 골목을 이리저리 빠져나가거나 가벼운 와인딩을 즐길 때에는 EQA의 발놀림이 훨씬 즐겁게 느껴진다. 약간의 롤링은 허용하면서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 꿋꿋하게 버텨주는 맛이 일품이다. 구동 방식의 특성상 스티어링 성향은 약간의 언더스티어를 보이지만 워낙 탄탄한 기본기 덕분에 단점으로 와닿는 부분은 아니다.

GV60는 약간의 오버스티어 성향을 가미했다. 코너에서 가속 페달에 힘을 슬쩍 더 준다면 자연스레 엉덩이가 살짝 흐른다. 코너를 만날 때마다 뒷바퀴를 살짝 미끄러트리며 달리는 맛이 의외로 즐겁게 다가온다. 물론, 위험하다 싶은 순간에는 자세제어장치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운전자를 진정시키기에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다. 경쾌한 운전 감각을 선호한다면 EQA 쪽이 더 마음에 들 것이고, 평소에는 안정적이며 극단적인 상황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쪽은 GV60에 가깝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두 차 모두 비슷하여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그렇다면 비교할 수 있는 것은 회생제동의 성능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 전기차는 회생제동을 통해 속도를 조절하게 되는데 운전대 뒤에 붙어있는 패들을 통해 간단하게 회생제동 강도를 설정하는 방식도, 주행환경에 맞게 차가 스스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점도 동일하다. 조금 더 똑똑하게 움직이는 쪽은 GV60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GV60의 i-pedal 모드는 운전자가 원하는 강도를 비교적 더 빠르게 파악하는 편이라 굳이 회생제동의 강도를 맞춰가며 달릴 이유가 없다. EQA의 오토모드는 원하는 만큼의 회생제동 능력을 보여주지 않아 종종 패들을 조작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배터리 효율성 역시 GV60의 승리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배터리의 크기 차이로 인한 주행가능거리 차이가 크며 공식적인 제원으로 보아도 GV60는 5.1km/kWh, EQA는 4km/kWh의 전비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같은 환경에서 동시에 급속충전기(한국전력)를 통한 충전을 진행했을 때에도 GV60가 44kWh, EQA가 40kWh의 충전 속도를 보이며 GV60가 조금 더 빠른 충전 속도를 보였다. 물론, 이에 대한 문제는 개인의 차량 운용 방식, 충전 환경에 따라 장단점으로 나뉘지 않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아하게 움직이는 GV60, 경쾌하게 움직이는 EQA.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선택은 어느 쪽인가? 이번 대결을 통해 새로운 무대의 강자가 밝혀진 것 같다. 물론 어느 쪽을 선택해도 아쉬움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용 플랫폼이라는 강력한 무기는 GV60가 EQA를 앞서는 중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용 플랫폼이 등장하면 어떨까? 아직 타보지 않았기에 앞으로의 경쟁이 더더욱 기대된다.
JO’S CONCLUSION
이번 대결은 전용 플랫폼의 중요성을 깨달은 대결이다. 실내 소재의 고급성, 탑승객을 위한 공간, 풍부한 첨단 옵션, 훌륭한 퍼포먼스 등 여러모로 GV60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적어도 이번 대결에서는 GV60의 날개가 EQA의 삼각별을 덮어버릴 수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전기차 무대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새로운 경쟁 무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대신 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EQS를 통해 이제 곧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GV60의 경쟁모델이 다시 출시된다면 그때 또 제대로 붙여보고 싶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는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YU’S CONCLUSION
꽤 고민이 깊었다. GV60는 편의 장비가 꽤 좋았고, 달리는 재미와 함께 승차감도 챙겼기 때문이다. 편안함을 강조했던 현대 아이오닉 5와 다른 부분이다. 그런데도 필자는 벤츠 EQA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직까지는 삼각별이 주는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가, 이전에 EQC에서 보여준 결점을 지운 게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벤츠 특유의 주행 감각을 전기차에서 재현한 것도 좋다. 가격도 이 정도면 많은 이들이 쉽게 접근 가능하다고 본다.

SPECIFICATION
MERCEDES-BENZ EQA 250
길이×너비×높이  4465×1835×1625mm  |  휠베이스  2729mm
엔진형식  전기모터  |  배터리용량  66.5kWh  |  최고출력  ​​190ps
최대토크  38.2kg·m  |  변속기  ​​​​​​1단 감속기어  |  구동방식  FWD
복합연비  4.0km/kWh  |  가격  ​​​​​​6490만원

SPECIFICATION
GENESIS GV60
길이×너비×높이  4515×1890×1580mm  |  휠베이스 2900mm
엔진형식  전기모터  |  배터리용량  77.4kWh  |  최고출력  ​​225ps
최대토크  35.6kg·m  |  변속기  ​​​​​​1단 감속기어  |  구동방식  RWD
복합연비  5.1km/kWh  |  가격  ​​​​​​7679만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