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동력을 담당하는 모터를 작게 만들면, 공간을 더 넓게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성능 향상 없이 무작정 모터를 작게 만들면 안 된다.
그런 와중에 일본 아이치 제강(愛知製鋼)이 세계
최초로 ‘작은 크기의 고회전 모터’를 제작, 발표했다. 기존 제품보다 40% 정도
크기가 감소했기 때문에, 소형차에 탑재하는 것도 그만큼 더 용이할 것이다.
전기차의 토크는 모터의 회전 속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고회전이
가능할수록 더 높은 토크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작은 크기의 모터에서 고회전을 만드는 게 중요하게
여겨졌지만, 분당 2만 회전을 넘는 모터는 지금까지 상품화
된 적이 없다고 한다. 이번에 아이치 제강에서 만든 모터는 분당 최대 3만 4천 회전이 가능하며, 여기에
고감속기를 걸어 감속비 321.8을 구현한다. 그 결과 최대
토크 188.6kg-m을 얻을 수 있다고.
모터의 소형화는 자동차의 실내를 확보하는 것 이외에도 ‘제작 시 소모되는
자원을 줄인다’는 목표도 동시에 실현한다. 그리고 감속비를
높이기 위한 기어에도 특수한 처리가 들어간다. 일반적인 감속기를 걸면 기어가 부서지기 때문에, 기어의 강도는 이전보다 30% 이상 올라갔으며 여기에 새로운 표면처리
기술을 더했다. 모터 역시 새로운 일체 성형 기술을 개발해 로터 코어를 좀 더 촘촘하게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모터 내 자력이 20% 이상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모터 제작에 필요한 소재에서 강판 25%가 줄어들었고, 구리와 희토류 자석은 30% 줄어들었다. 이후에는 실증 시험에 돌입하면서 신뢰성과 내구성을 다져 나가게 된다. 주행을
상정한 다양한 상황에서 가동을 검증하고, 내구성과 진동 및 소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개발만 한다고 끝은 아니지만, 일단 그 동안 없었던 고회전을 실현한
것만으로도 전기차가 가볍게 출발할 수 있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문제는 하나 더 있다. 현재 개발에 어느 정도 성공한 모터는 소형차
전용 제품이다. 따라서 중형차 및 대형차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출력을 더 높여야 하는데, 이 때 모터에 걸리는 힘도 높아지고 열도 더 많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여기에 대응하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가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고성능 모터를 만들 수 있을지는 앞으로 아이치 제강의 노력에 달려있다.
글 | 유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