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골프 & 아테온, 진짜 매력 만점인데?

  • 기사입력 2022.01.10 00:25
  • 기자명 모터매거진

오랜 시간 기다려온 8세대 골프가 부분변경을 거친 아테온과 함께 드디어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8세대 골프는 지난 2019년 10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모델인데 한국 땅은 이제야 겨우 밟았다. 그동안 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로 인해 내연기관 자동차들은 설자리를 잃고 있다. 특히 디젤 모델은 그 변화가 더욱 심했다. 한때 국내 시장을 휩쓴 디젤 엔진의 열풍은 차갑게 식었다. 수입차의 수요는 더욱 늘어났지만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모델로 소비자들은 눈을 돌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폭스바겐은 한국 시장에 당당하게 2.0ℓ TDI 엔진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며 라인업을 꾸려 나가고 있다.

명불허전 골프,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골프 8세대가 달리고 있는 곳은 경남 밀양의 어느 와인딩 코스다. “페이스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승차에 비치된 무전기에서 인스트럭터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전날 비가 온 탓에 노면이 꽤 습하고, 볕이 들지 않는 도로에는 아직 치우지 못한 눈도 있었다. 긴장감 탓인지 운전대를 잡은 손바닥은 어느새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새로운 골프는 대수롭지 않은 듯 경쾌한 발걸음을 이어나간다. 명불허전, 익히 들어온 골프의 명성다운 움직임이다.이번 8세대 골프의 심장은 EA288 evo라는 이름을 가진 2.0ℓ TDI 엔진이다. 폭스바겐에 관심이 있다면 익히 들어왔을 이 엔진은 두 개의 SCR 촉매 변환기가 장착된 트윈도징 시스템으로 환경오염의 주범이라 불리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7단 DSG 변속기와 조합되고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6.7kg∙m를 내뿜는다. 마력이 낮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엔진의 완성도가 흠잡을 곳이 없다. 급격한 오르막 코스를 만났을 때 가속 페달에 많은 힘을 주지 않아도 된다. 빠른 응답성과 저회전에서 느껴지는 두툼한 토크 덕분에 1489kg의 차체를 가볍게 이끌어 나간다. 이러한 특성은 운전 피로도를 낮추는데 큰 몫을 한다.

여기에 차체의 뛰어난 밸런스가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이번 골프의 하체에는 앞 맥퍼슨 스트럿, 뒤는 멀티링크를 적용했다. 일상적으로 타기에 편안하면서도 운전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 절묘한 셋업이다. 부드러움을 위한 약간의 롤링은 허락하지만, 그 이상의 횡 G를 받을 때는 차체를 탄탄하게 지탱한다. 이러한 셋업은 노면을 적극적으로 읽어내는 편은 아니다. 그러한 극단적인 재미를 원한다면 미니 쿠퍼, 현대 아반떼N과 같은 다른 선택지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앞서 말한 두 대의 자동차보다 일상에서 타기에는 훨씬 편안한 자동차라는 것이다. 골프를 탔던 이들이 이 차를 그렇게 극찬하던 이유를 알 것 같다.고속도로 코스에 들어서도 골프는 매력을 뽐낸다. 폭발적인 가속 감각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저속에서의 상쾌한 가속감으로 100km/h까지 꾸준히 속력을 올린다. 어쩔 수 없는 출력의 한계로 그 이상의 고속 영역에서는 속도계가 조금 느리게 움직인다. 규정속도 범위의 일상 주행에서는 전혀 부족함이 없으니 단점이라고 말할 부분은 아니다.

게다가 높은 효율성 역시 만족스럽다. 우선 8세대 골프의 복합연비는 17.8km/ℓ다. 디젤 엔진의 특성상 복합연비보다 높은 수치의 연비를 기록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특히 거친 와인딩 코스와 고속도로 구간이 섞인 시승 코스를 달린 이후에도 18.8km/ℓ라는 수치를 트립 모니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다소 거친 가감속과 높은 산을 두 개나 넘은 이후의 기록인 점을 생각하면 칭찬을 아끼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이번 시승코스를 인솔했던 인스트럭터의 차는 23.3km/ℓ를 기록했다. 연비가 높을수록 배출가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의 양도 적을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이 엔진을 미워할 이유는 딱히 없어 보인다. 단지 유행이 아닐 뿐이고, 앞으로는 사라질 운명에 처해있다는 것뿐이다.
실내의 변화는 어떨까? 물리 버튼을 대부분 없앤 담백하고 깔끔한 실내 디자인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을 것 같다. ‘디지털 콕핏 프로’ 계기판은 10.25인치 디스플레이로, ‘MIB 3 디스커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0인치 디스플레이로 만나볼 수 있다. 터치했을 때의 반응도 준수하며, 각 메뉴를 전환하는데 받는 스트레스는 없었다. 주요 기능들은 네 개의 메뉴에 모아 송풍구 가운데 터치 패드로 만들었으며, 라이트 조작 패널 역시 계기판의 왼쪽에 모아서 배치했다. 기어 레버는 크기가 생수병의 병뚜껑만큼 작다. ‘시프트 바이 와이어(Shift-by-Wire)’ 방식을 과감하게 적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수동 변속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패들 시프트를 마련했다.
다만, 디스플레이 앞에 작게 자리잡은 공조기 조절 터치 패널은 그 조작 편의성이 상당히 아쉽다. 운전 중에는 온도를 높이고 낮추는 설정 외에 풍량 및 풍향을 조절하는 등의 조작이 불편하다. 더구나 해가 지고 난 뒤에는 해당 부분에 별도의 라이트가 탑재되지 않기 때문에 패널이 잘 보이지 않아 조절의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직물 소재의 시트 역시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다. 필자처럼 직물 시트에 별 다른 거부감이 없다면 소재의 촉감이나 착좌감 등에 만족을 할 것이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 시장만큼은 직물 시트의 선호도가 매우 낮다는 것.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동 조작 방식의 조수석 역시 마찬가지다. 등받이를 조절하기 위해 열심히 다이얼을 돌려야 한다. 판단은 역시 소비자의 몫이겠지만 ‘그 가격의 수입차에…’로 시작하는 익숙한 비판이 인터넷 댓글을 점령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2열 공간은 예상했던 수준이다. 키 183cm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 공간은 주먹 반 개 정도의 여유가 있었으며, 헤드룸 역시 넉넉하게 확보했다. 2열 시트의 착좌감도 무난한 편이지만, 2열 시트에 앉아서 오랜 시간 여행을 떠날 때 불편함은 감소해야 할 것 같다.
최후의 디젤 엔진을 장착한 골프는 매력적인 가격도 제시했다. 3000만원 중후반대의 가격표를 달고 있는데, 프로모션을 더하면 3000만원 초중반대라는 매력적인 가격대로 바뀐다. 효율적인 엔진과, 운전이 즐거운 세팅, 편안한 승차감을 모두 지닌 골프는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추었다. 역시 골프는 골프다. 마지막 내연기관 시대를 장식할 매력적인 자동차다. 만약 조금 더 매콤한 골프를 원한다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출시될 GTI 모델을 기다려보자.

팔방미인 아테온, 수입 세단 시장의 강자가 될까?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은 단연코 세단 시장이다. 폭스바겐 역시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고, 부분 변경을 거친 신형 아테온을 통해 그러한 시장의 파이를 가져오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아테온의 세계 3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만큼 적지 않은 인기를 누린 모델이기도 하다.
예술적 디자인을 상징하는 ‘아트(Art)’와 영속성을 상징하는 ‘이온(Eon)’의 합성어인 아테온은 그 이름에 걸맞게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자랑한다. 그래서인지 이번 부분 변경 모델은 외적인 변화는 최소화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한 줄로 이어지는 LED 헤드램프다. 이전 모델과는 사뭇 다른 강인한 인상을 자랑한다.

실내는 골프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콕핏 프로 계기판과 MIB 3 디스커버 프로를 적용했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을 새롭게 구성했고 30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를 심었다. 각 버튼의 디자인과 배치가 직관적이라 쉽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으며 터치 인터페이스와 햅틱 반응을 적용한 새로운 운전대가 장착된다. 전륜구동 기반의 플랫폼 덕분에 2열의 공간도 넉넉하고 시트의 착좌감 또한 우수하다.
파워트레인은 골프와 같은 EA288 evo 2.0ℓ TDI 엔진에 7단 DSG가 조합된다. 대신 터빈의 사이즈를 키워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달성했다. 복합연비 역시 15.5km/ℓ로 우수한 수준이다. 다만 파워트레인은 골프에 들어가는 150마력의 그것이 더욱 마음에 든다. 아테온의 초반 가속이 답답한 편인데, 터빈의 사이즈를 키우다 보니 스풀업이 걸리는 시점이 늦기 때문이다. 대신 최고출력이 터지는 시점에서는 3단에서도 종종 휠스핀이 일어날 만큼 넉넉한 힘을 자랑한다. 즉, 이 차를 본격적으로 재미있게 몰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높은 회전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전 모델에도 있던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 역시 그대로 탑재된다. 컴포트- 부터 스포츠+ 까지 총 15단계의 댐핑 압력을 조절할 수 있다. 그 차이는 도로의 요철을 넘을 때 명확히 느낄 수 있는데, 취향에 딱 맞는 셋업을 찾아 이리저리 만져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행모드와 도로 환경에 따라 댐핑 설정을 바꿔가며 느낄 수 있는 재미는 운전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아테온의 국내 판매 가격은 5490만원이다. 여기에 프로모션을 모두 적용하면 5100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다. 동급의 다른 모델에 비교해서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만큼 한국 시장에서의 좋은 판매량을 기대해볼 수 있다. 또한 올해 상반기 중 사륜구동 모델인 ‘2.0 TDI 프레스티지 4모션’, 보다 역동적인 디자인을 가진 ‘2.0 TDI R-Line 4모션’을 출시하여 고객의 선택지를 늘릴 예정이다.
 
글 | 조현규 사진 | 폭스바겐 코리아
 
SPECIFICATION_VOLKSWAGEN GOLF
길이×너비×높이  4285×1790×1455mm
휠베이스  2636mm  |  엔진형식  I4 터보, 디젤
배기량 ​​1968cc  |  최고출력  ​​150ps
최대토크  36.7kg·m  |  변속기  7단 DCT
구동방식  ​​FWD  |  복합연비  17.8km/ℓ​
가격  3782만원
 
SPECIFICATION_VOLKSWAGEN ARTEON
길이×너비×높이  4865×1870×1440mm
휠베이스  2840mm  |  엔진형식  I4 터보, 디젤
배기량 ​​1968cc  |  최고출력  ​​200ps
최대토크  40.8kg·m  |  변속기  7단 DCT
구동방식  ​​FWD  |  복합연비  15.5km/ℓ​
가격  54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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